아두카누맙 불 지핀 치매 신약 승인 "후발 품목 진입이 관건" 
아두카누맙 불 지핀 치매 신약 승인 "후발 품목 진입이 관건"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08.2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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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밀로이드-타우 표적 항체약부터 필라민A까지, 후속주자 치열
사진: 아두카누맙
사진: 아두카누맙

항체 치료제 시장 규모가 지속 성장하는 가운데,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에도 볕이 들고 있다.

치매 발생의 주요 병인으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등 다양한 표적 치료제들의 진입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기 때문. 

앞서 6월 글로벌 빅파마 로슈와 일본 에자이제약이 공동개발한 항체 치료제 아두카누맙(aducanumab, 제품명 아두헬름)이 첫 글로벌 허가를 받은 직후, 뇌혈관장벽 투과율을 올린 저분자 화합물이나 단일클론항체 후속 주자들도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한 것이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컨퍼런스(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 AAIC 2021) 자리에서는 유망 파이프라인으로 기대를 모으는 치매 후보물질들에 열띤 전문가 논의가 진행됐다.

알츠하이머협회 CSO(Chief science officer) Maria Carrillo 박사는 "치매 분야 항체 치료제가 처음 진입하면서 어느 때보다 전폭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한 중요한 순간을 맞고 있다"면서 "특히 소규모 바이오테크들에는 자사의 유망 후보물질 개발을 위해 투자 유치를 원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의 개발 전략은 단순히 아밀로이드를 타깃한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ies) 옵션이 전부가 아니"라며 "과거 치료제 개발사를 짚어보면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신약 승인이 시장 전체를 자극하는 동력이 된다"고 평가했다.

#아두카누맙 승인 이정표 역할 "이후 후속 치매약 경쟁 더 치열해져"

현재 치매약 개발 분야는 베타 아밀로이드(Aβ)와 타우(tau) 표적 치료제 개발을 필두로 항염증반응 및 신경독성, 감마 감각신경 자극(gamma sensory stimulation) 등에 걸쳐 엄청난 양의 임상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FDA 시판허가를 먼저 받은 아두카누맙이 포진한 Aβ 표적 치료제 분야에는,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후속으로 준비 중인 레카네맙(lecanemab)과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donanemab)도 임상이 한창이다. 

이들 후보물질들은 베타 아밀로이드 다량체(oligomer)에 결합해 응집체 형성을 방지하는 기전이라는 점에서는 아두카누맙과 유사하지만, Aβ 단백질 구조의 다른 부분을 타깃으로 삼으며 차이점을 보인다. 릴리의 도나네맙은 Aβp3-42가 표적 부위기도 하다.

일단 학계는 항아밀로이드 연구분야에서 아두카누맙이 치매 치료제 시장에 이정표 역할을 한 것에는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다만, FDA 승인 과정에서 두 건의 대표 임상시험이었던 EMERGE 및 ENGAGE 연구가 실상 거의 동일한 연구였음에도 유효성에 차이를 보였기에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였던 것.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두카누맙 승인 이후 후속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치료제간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실제 아두카누맙이 첫 글로벌 시판허가를 획득한 지난 6월, 레카네맙과 릴리의 도나네맙은 하루 차이로 FDA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았다.
 
AAIC 2021에 참가한 전문가들도 여기에 의견을 더하고 있다. Carrillo 박사는 "레카네맙의 3상결과가 1년 이내에 공개되는 만큼 판단은 아직 시기상조"라면서도 "아밀로이드 수치를 32%까지 줄인 이번 도나네맙의 2상임상 결과를 보면 아두카누맙을 넘어서는 기대감을 가지게 만든다"고 평가를 내렸다.

이와 관련, 도나네맙의 2상임상 'TRAILBLAZER-ALZ 연구'가 근거가 된다.

무엇보다, 해당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에서는 뇌내 타우 단백질의 엉킴현상이 중간 수준(intermediate levels)인 경우도 포함됐는데 도나네맙 투약군에서는 이러한 타우 엉킴을 최대 27%까지 제거했다는 사실이었다.

결과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한 도나네맙 치료가, 타우 단백에도 영향을 미치며 충분한 임상적 혜택을 보고했다는 대목이다.

#베타 아밀로이드, 타우와 별개 노선 "신경독성 잡는 필라민A 기전 주목"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와 함께 주목받는 것이, 타우 단백질 표적약이다. 이들 치료제는 아밀로이드 가설과는 다른, 타우 가설을 근거로 한다.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과인산화(hyperphosphorylation)돼 응집되고(tau aggregation) 신경세포에 축적되면 신경섬유 덩어리(neurofibrillary tangle, NFT)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러한 덩어리들이 신경세포 독성을 유발한다는 게 골자다.

실제 타우를 표적으로 하는 기대주들도 여럿 담금질에 들어갔다. 바이오젠 고수라네맙(gosuranemab) 및 제넨텍의 세모리네맙(semorinemab), 애브비 틸라보네맙(tilavonemab), 일라이 릴리의 자고테네맙(zagotenemab) 등이 비교적 개발속도가 빠른 물질들.

그런데 최근, 이렇듯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와는 다른 길을 택한 후보물질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바이오테크 카사바사이언스(Cassava Sciences)가 개발 중인 시뮤필람(simufilam)도 이번 AAIC 2021에서 발표되며, 유망 파이프라인으로 주목받은 기대주에 속한다. 

시뮤필람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변형된 스캐폴드 단백질(Filamin A)에 결합돼 원래의 형태와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핵심 기전이다. 하루 두 번 경구 투여가 가능해 복약 순응도에도 강점을 가졌으며, 무엇보다 뇌의 타우 과인산화를 막고 신경염증을 감소시키는 저분자 화합물이라는데 큰 기대를 모으는 이유.

회사측은 학회 발표를 통해 "변형된 단백질 구조는 용해성 베타 아밀로이드42(Aβ42)의 독성 신호전달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정상적인 단백질로 모양을 복원하면 독성 신호전달도 중단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64명의 경도~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2B상 임상에서는 시뮤필람의 유효성이 두드러졌다. 시뮤필람 15 또는 100 mg 용량을 투여받은 환자에서는 치료 1개월차 주요 바이오마커들이 개선되는 결과지를 제시했다.

또한, 50명 인원 대상 오픈라벨로 진행된 확장 임상에서는 치료 9개월간 시뮤필람 복용군의 경우 ADAS-Cog 11 인지검사에서 3점이 개선됐다. 이는 같은 기간 해당 환자군에서 예상되는 4점 가량의 점수 하락과는 비교가 된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25명 환자에서 시뮤필람을 6개월간 투약한 경우 바이오마커의 개선효과는 더 두드러졌다. 이를테면 퇴행성 뇌질환 생체지표인 뉴로그라닌(neurogranin) 단백질 농도가 72% 감소했으며, 신경손상을 의미하는 미세신경섬유 경쇄(neurofilament light chain, NfL)도 55% 줄였다.

회사측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있는 뇌내 인슐린 수용체의 기능도 개선됐다. 안전성에는 이상신호가 없었다"면서 "현재 미국 및 캐나다에서 3분기부터 두 건의 3상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시뮤필람은 신경염증 뿐만 아니라 타우의 과인산화를 효과적으로 줄이는데 나아가 비아밀로이드 및 비타우 치매 환자에도 혜택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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