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의연, 혈세 낭비하는 한의약 치매 연구사업 중단 촉구
바의연, 혈세 낭비하는 한의약 치매 연구사업 중단 촉구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1.12.1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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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 보도자료 실제 연구결과와 상반된 거짓"

바른의료연구소가 효능 입증 근거가 부족한 한의약 치매 연구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바른의료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지난 2017년 10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의계가 한의약 치료의 치매예방 효과에 대한 근거로 자주 인용하고 있는 '경기도 의정부시 한의약 경도인지장애 사업 발표 논문'의 변조 의혹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한약 투여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인지기능이 개선됐다는 결론이 심각하게 왜곡돼 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자료를 통해 연구소는 한의계가 한방기술을 치매치료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작위 대조 이중맹검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과와 안전성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확실히 검증받아야 함을 분명히 밝혔다.

연구소는 "이후에도 이러한 우려는 수 차례 반복됐으며, 최근 한방치매치료제와 관련해 유사한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며 "이번에는 실패한 연구를 거짓 보도자료를 통해 성공한 양 탈바꿈시킨 매우 비윤리적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가미귀비탕 경도인지장애 보도자료, 실패한 연구를 성공으로 둔갑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연구진(이하 ‘연구진’)은 지난 10월 20일 ‘경도인지장애, 한약 치료 효과·안전성 입증’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보도자료 발췌

연구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치매의 전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가미귀비탕’ 한약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해당 논문이 해외 SCI급 학술지인 ‘BMC, Complementary Medicine and Therapies’ 2021년 10월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치매 국가연구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예산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보도자료는 임상치매척도 박스 총합(Clinical Dementia Rating-Sum of Boxes, CDR-SB)이 위약군에 비해 시험군에서 유의하게 호전됐고, 전체 SNSB-D 점수와 기억력 세부 항목이 처음과 비교해 유의하게 호전됐다고 밝혔다. 또 연구를 통해 가미귀비탕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인지기능 및 기억력 개선에 안전한 치료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문 발췌

연구소가 강동경희대학교 연구진의 발표 논문(가미귀비탕의 경도인지장애에서의 효능에 대한 예비연구 결과)을 검토한 결과, 해당 연구는 효능 검증에 실패했음을 확인했다. 

연구소는 "여기에서 중요한 사안은, 연구 결과가 명백하게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성공한 것처럼 포장된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고, 그 내용이 대대적으로 기사화됐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연구소는 일반인이 이러한 내용의 보도자료와 인용 기사를 접한다면,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가미귀비탕을 복용하면 인지기능이 호전될 것으로 의심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논문에 포함된 연구 결과는 보도자료의 내용과 정반대였다. 보도자료에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가미귀비탕 한약치료의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논문에서는 ‘가미귀비탕을 복용한 시험군 내에서 SNSB-D 총점과 기억력 점수가 24주 치료 후에 일부 개선되기는 했으나, 시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했을 때는 통계학적 의미가 없었다’는 점을 명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연구에서 효과 검증을 위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간이정신상태(Mini–Mental State Examination, MMSE) 점수의 변화도 시험군과 대조군 간에 차이가 없었다.

연구소는 "정작 보도자료에는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연구(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trial, RCT)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인 ‘시험군과 대조군의 24주 후 일차 평가지표(SNSB)의 변화를 비교’한 내용이 배제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보도자료는 임상 논문에서 가장 핵심인 사항(시험군과 대조군 간의 일차평가지표인 SNSB-D 점수 변화를 비교했을 때 통계학적 의미가 없었다는 부분)은 막상 밝히지 않은 채, 단지 시험군 내에서의 점수 변화만을 제시하며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가미귀비탕의 효과가 입증됐다고 주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예비연구에서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보건복지부는 17억5천 만원 추가지원 예정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2021년도 한의기반융합기술개발사업 3차 공고 신규과제 예비선정 대상과제를 보건의료기술 정보종합시스템(https://www.htdream.kr/)을 통해 공지했다.

한의기반융합기술개발사업은 기허가 한약제제의 신규 적응증을 발굴하고 새로운 조성의 한약제제의 신규 적응증 개발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해당 사업에 한방 기반의 치매치료제 개발 과제로 선정된 2건 중 하나가 ‘가미귀비탕’ 과제인데, 이는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로서 최종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가미귀비탕 임상 과제는 위의 예비연구와 마찬가지로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내과 연구진에 의해 수행된다. 연구는 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가미귀비탕 복용 전후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인지장애 적응증 확대에 대한 유효성 평가 등을 실시한다. 

앞서 실패했던 예비연구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되는 이번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3년 6개월 동안 총 17억5,000만 원의 국고가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의 공고 안내에 따르면, 지원 과제는 반드시 달성 가능한 목표치를 제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연구소는 "일반적으로 과제의 예상 연구성과는 선행 예비연구 결과를 토대로 예측할 수 있다"며 "가미귀비탕 과제의 경우에는 예비연구가 명백하게 실패했기 때문에 경도인지장애로의 적응증 확대와 식약처 품목 허가라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에 대한 합당한 근거를 기대하긴 곤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목표치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후속 연구에 혈세 17억5,000만 원을 허비해선 안 된다는 것이 연구소의 주장이다.

연구소는 "실패한 선행 연구를 마치 성공한 것처럼 둔갑시킨 거짓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해 정부와 국민을 우롱한 책임자를 엄중 문책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연구부정행위에 대해 엄격한 검증 장치를 마련할 것과 추가 연구가 무의미한 과제에 대해 연구비 지원을 중단할 것을 복지부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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