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프라미펙솔·라사길린' 복합제, 레보도파 대안될까
파킨슨병 '프라미펙솔·라사길린' 복합제, 레보도파 대안될까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4.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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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N 2022] 초기 파킨슨병 환자 대상 고정용량복합제 3상 평가 '성공적'
출처: 미국신경과학회 학술대회 홈페이지.
출처: 미국신경과학회 학술대회 홈페이지.

약물치료를 진행한 경험이 없는 초기 파킨슨병 환자에서 1차 약물 선택지가 늘어날 전망이다.

주인공은 '프라미펙솔(pramipexole)'과 '라사길린(rasagiline)' 성분을 섞은 고정용량복합제 신약으로, 기존 단일제 대비 졸음 및 기립성 저혈압 등의 부작용을 개선시키고 유효성을 늘린 것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와 MAO-B 억제제를 혼합한 서방형 '고정용량복합제(실험물질명 P2B001)'의 최신 3상임상 결과는 올해 미국신경과학회(AAN) 연례학술대회 석상에서 공개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정용량복합제 P2B001은 개별 약물성분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었으며, 고용량 프라미펙솔 서방정(ER)만큼의 유효성에 더해 주간 졸음 발생률이 더 적게 보고됐다.

때문에 학회에서는 하루 한 번 복용하는 해당 고정용량복합제가 초기 파킨슨병 환자에 1차 옵션으로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책임저자인 마운트시나이병원 신경과 Warren Olanow 교수는 학회 발표를 통해 "고정용량복합제인 P2B001이 레보도파를 대체할 효과적인 1차 치료옵션으로 주목된다"면서 "레보도파의 치료 시작시기를 늦추고 더 낮은 용량을 사용할 수 있기에 합병증 발생 위험도 줄일 수 있다. 결국 환자에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MAO-B 억제제 복합제 조합…"시너지효과 기대이상"

통상 학계에서는 파킨슨병 환자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레보도파(Levodopa)'를 1차 선택지로 올리고 있으나, 장기간 사용시 이상운동증(dyskinesia) 등과 같은 운동신경 합병증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평가가 이뤄진 해당 복합제의 경우,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인 프라미펙솔 성분은 초기 파킨슨병 치료에 단독요법으로 쓰이거나 레보도파와의 병용요법으로도 사용된다. 라사길린은 도파민을 분해하는 모노아민 산화효소(Monoamine oxidase)에 작용하는 MAO-B 억제제 계열 약물이다. 

여기서 단일성분으로의 프라미펙솔은 기존 연구 결과 과도한 주간 졸음 및 충동 조절장애 등과 관련이 있었으며, MAO-B 억제제 계열 라사길린은 다른 계열약들에 비해 파킨슨병 증세조절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Olanow 교수는 "현재 어떠한 약물 치료법도 이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초기 치료전략을 놓고는 아직까지 일관된 전문가 합의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P2B001은 이스라엘 소재 Pharma Two B(P2B 제약)가 개발한 약물로, 프라미펙솔 0.6 mg과 라사길린  0.75 mg 성분을 섞은 고정용량복합제 신약이다. 올해 1월 3상임상의 톱라인 결과를 공개한 데 이어, 신약신청접수를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P2B001의 유효성 및 안전성, 내약성을 파악하기 위해 초기 파킨슨병 환자 519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이중맹검 방식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임상은 미국 및 유럽, 캐나다 등 70개 병원에서 시행됐다.

환자군을 4개 그룹으로 분류해 각각 P2B001(프라미펙솔 0.6 mg/라사길린 0.75 mg 복합제), 프라미펙솔ER캡슐(프라미펙솔 0.6 mg), 라사길린ER캡슐(라사길린 0.75 mg), 현재 시판 중인 프라미펙솔 서방정제를 12주간 1일 1회 투약케했으며, 프라미펙솔 서방정제 투여군은 1.5 g~4.5 mg 범위에서 각 개별 환자마다 최적의 용량으로 투여했다.

그 결과, 초기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치료전략을 놓고 고정용량복합제는 각각의 단일 성분 대비 앞선 효과를 제시했다. 기존 단일제와 비교한 유효성 평가에서 우월성을 입증했다는 대목. 연구의 1차 및 2차 평가지표 모두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개별 약제 대비 우월성 검증 성공…"도파민 부작용 고위험군 1차 옵션 기대"

세부 평가 결과에 따르면, 연구시작 시점 대비 통합파킨슨병등급척도(Unified Parkinson's Disease Rating Scale, 이하 UPDRS) 점수를 비교했을 때 서방형 복합제에서의 개선효과는 두드러졌다. 복합제 P2B001은 프라미펙솔 대비 2.66점을 감소시켰고, 라사길린과 비교해서는 3.30점을 낮췄다(P = .0001).

P2B001 복합제와 프라미펙솔ER 치료군 사이의 UPDRS 점수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P2B001 치료군의 경우 주간 졸림 증상이 유의한 수준으로 적게 보고됐다. 실제 웹워스졸음증척도(Epworth Sleepiness Scale) 지표의 경우, P2B001은 프라미펙솔과 비교해 2.66점을 감소시켰다(P < .0001).

안전성 프로파일 측면에서도 비교적 좋은 평가가 나왔다. P2B001 고정용량복합제 치료군에서는 프라미펙솔ER 치료군 대비 도파민성 이상반응 발생이 더 적었다. P2B001 고정용량복합제와 프라미펙솔ER 치료군에서는 각각 44.7%, 66.2%로 보고된 것.

졸음의 경우 P2B001 고정용량복합제 및 프라미펙솔ER 치료군에서 각각 14.7%, 31.1%로 나타났으며, 기립성 저혈압은 2.7%, 12.2%로 확인돼 우월한 결과가 관찰됐다.

개발사는 성명서를 통해 "P2B001이 졸음 및 기립성 저혈압, 환각 등과 같은 이상반응을 현저히 완화시키면서 현재 사용가능한 고용량 도파민 작용제에 필적하는 임상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모든 연령대 외에도 도파민 작용제 부작용에 취약한 고령층에는 더없이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서 톱라인 분석을 통해 P2B001이 초기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1차 치료제로서 매일 1회 용량 조절 없이 투여할 수 있다는 근거를 뒷받침한다"며 "올해 신약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임을 전했다.

한편 명인제약은 작년 11월, P2B001 복합제 신약의 국내 독점 판권 확보와 관련해 500만 달러의 지분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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