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AD 2022| 알츠하이머병 '치료용 면역백신' 등장, 관리 패러다임 바꾸나 
|CTAD 2022| 알츠하이머병 '치료용 면역백신' 등장, 관리 패러다임 바꾸나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12.0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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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씨이뮨-얀센 공조, 선택적 타우 단백 표적 면역반응 유발 "직접비교 임상 공개"
타우 항체 생성능 비교 "리포솜백신 ACI-35.030, 단백접합백신 JACI-35.054에 앞서" 
CTAD 2022.
CTAD 2022.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전략을 놓고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이 아닌, 타우(tau) 표적의 길을 택한 면역백신의 성공 가능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뇌에 특정 타우 단백만을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표적 백신은 근육주사(IM) 제형으로 개발 중인 상황으로 아직은 개발 초기 단계임에도, 다국적제약기업 얀센(J&J 전문약 사업부)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긍적적인 결과물들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항인산화-타우 백신(anti-phospho-tau vaccine)'을 접종한 모든 인원에서는 뇌에 독성작용을 하는 인산화된 타우(pTau)에 항체 생성을 늘리며 강력한 면역반응을 유지할 수 있다는 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바이오테크 에이씨이뮨(AC Immune)이 개발을 담당한 '항타우 알츠하이머병 백신(실험물질명 ACI-35.030)'의 1b/2a상임상(NCT04445831)의 주요 분석 결과가 제15회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컨퍼런스(CTAD 2022) 석상에서 지난 30일(현지시간) 공개됐다.

핵심은 이렇게 정리된다. 뇌에 독성 타우 단백의 확산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가진 두 종(ACI-35.030 및 JACI-35.054)의 백신을 직접비교한 결과, 단백접합백신(protein conjugate vaccine)인 JACI-35.054에 비해 지방소체 리포솜(liposome) 기반 백신인 ACI-35.030의 유효성이 앞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ACI-35.030 백신을 접종했을 때 타우 단백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생성반응이 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유도된다는 사실도 관찰됐다. 에이씨이뮨은 학회 발표를 통해 "이번 중간분석 결과는 항타우 백신의 후기임상 평가를 지속할 수 있는 강력한 임상적 근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상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65세로 백신 접종에 따른 내약성도 좋게 나왔다"며 "ACI-35.030 백신을 접종할 경우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치료 및 예방적 조치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시사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MCI)를 진단받은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타우 항체를 생성하는 데 있어 ACI-35.030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다른 백신 후보물질인 JACI-35.054와 비교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이번 임상이 백신 접종이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은 아니었다는 대목이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ACI-35.030 백신을 접종한 모든 인원에서는 pTau를 비롯한 쌍으로 이뤄진 풍부한 나선형 필라멘트(enriched paired helical filaments, 이하 ePHF) 모두에 강력한 항체 생성을 유도했으며, JACI-35.054 백신 대비 독성이 강한 타우 단백에 표적능도 우수한 것으로 보고됐다.

아울러 백신의 안전성 프로파일도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회사 측은 "백신 접종과 관련한 안전성 문제는 아직 관찰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결과는 올해 2월 ACI-35.030 백신의 접종 10주차 중간분석 데이터에서도 유효성이 확인된 바 있다. 여기서도 ACI-35.030 백신을 접종한 인원들의 경우, 지속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함과 동시에 내약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해당 결과에 의하면, 고용량 ACI-35.030 백신을 접종한 환자들에서는 pTau 및 독성 타우 응집체에 작용하는 강력한 항체 생성반응이 유도됐다. 특히 고용량 백신 접종 2주차에 pTau 항체 수치가 유의하게 증가한 것이다.

회사는 "백신 접종 후 pTau 및 질병을 유발하는 타우 단백에 항체 생성 비율은 10주 동안 지속적으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작년 11월 열린 제14회 CTAD 학술대회에서 ACI-35.030 백신의 저용량 및 중간용량을 접종한 환자군을 중간분석한 자료와도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였다. 환자들은 ACI-35.030 백신의 중간용량 접종 후 2주 동안 pTau 항체가 두 배 가량 상승했으며, 8주 및 24주차 접종 뒤엔 ePHF 항체 수준 역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기 치료' 패러다임 전환 목표…"타우 백신 외 아밀로이드 백신 등 세 개 품목 개발 중"

출처: 에이씨이뮨 홈페이지.
출처: 에이씨이뮨 홈페이지.

통상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형성과 독성 타우 단백의 비정상적인 응집반응을 거쳐 신경퇴행과 인지저하가 촉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우 단백의 경우 과인산화(hyperphosphorylation)라고 하는 화학적 변환과정을 거쳐 pTau를 생성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 형태는 ePHF나 타우 엉킴(tau tangles) 등 복합체를 형성하기 쉬운 조건을 만들게 된다.

이와 관련 해당 항타우 백신은 얀센과 공동개발을 진행 중인 품목으로 독성 타우 단백의 구조를 차용해 체내 면역반응을 유발하도록 설계된 리포솜 기반 백신으로 평가된다.

관전 포인트는 백신이 비정상적인 단백질 덩어리를 타깃함과 동시에 pTau에 선택적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는 부분이다.

세부적으로 백신을 살펴보면,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설계된 펩타이드 항원(peptide antigen)과 지방으로 만들어진 앵커(anchor)로 구성된다. 체내에 투약할 경우, 독성 형태의 타우 단백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면서 뇌내 확산을 줄이고 예방하는 작용기전을 가졌다. 

에이씨이뮨은 "ACI-35.030 백신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정밀의학적 접근을 시도한 결과물"이라며 "pTau 진단과 함께 사용될 때 알츠하이머병 관리의 패러다임을 조기 치료 및 예방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혁신치료제(first-in-class)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신의 개발 권한과 관련해선, 에이씨이뮨과 얀센은 2015년 계약 당시 1b상임상까지 협력작업을 진행한 뒤, 2상임상부터 제조 및 상업화 단계까지 얀센이 전담하는 것으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편 에이씨이뮨은 오는 2023년 2상임상에 진입하는 3개의 백신 후보물질들을 포트폴리오에 담을 예정이다. 항타우 백신인 ACI-35.030 외에도, 알츠하이머병에 항베타 아밀로이드 백신인 'ACI-24'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항알파 시누클레인 백신인 'ACI-7104'가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퇴행성 신경질환에 대한 진단법 및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다국적제약기업인 일라이 릴리, 로슈의 제넨텍(Genentech)과도 공동협약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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