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알츠하이머병 신경과학포럼(NFAD) 3일간 일정 폐회
제7회 알츠하이머병 신경과학포럼(NFAD) 3일간 일정 폐회
  • 황교진 기자
  • 승인 2024.02.2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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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서 치매 관련 7개의 심포지엄, 27개의 질 높은 연구 발표 이뤄져
글로벌 치매 극복 주도를 향한 K-의료기술의 약진

국내 산·학·연·병 전문가들의 알츠하이머병 연구에 대한 성과와 결과물을 소개하는 제7회 알츠하이머병 신경과학포럼 3일간 일정을 마쳤다. 마지막 날은 두 개의 심포지엄으로 6개의 발표가 진행됐다.

 

심포지엄 6의 좌장, 이건호 조선대 의생명과학과 교수와 이상명 중앙대 생명과학과 교수

여섯 번째 심포지엄의 주제는 ‘미생물 군집과 메타지노믹스’로 좌장은 이건호 조선대 의생명과학과 교수와 이상명 중앙대 생명과학과 교수가 맡았다.

첫 번째 연자인 김용성 원광대 의과대학 소화기질환연구소 겸임교수는 ‘분변 미생물군 이식과 신경정신질환에 대한 적용’으로 분변이식(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FMT)을 소개했다. 장내 미생물은 면역 조절, 소화 및 영양 흡수, 병원균 방어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전통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유익균으로 활용해 왔다. FMT는 건강한 분변에 있는 미생물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시술로 1958년 콜로라도 덴버 종합병원의 외과의 벤 에이세만(Ben Eiseman)이 항생제를 많이 먹은 사람에게 발생하는 치명적인 설사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했다. 4세기 중국과 17세기 이탈리아에서 분변을 치료에 썼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유래가 깊다.

정상인의 분변을 걸러 알약 형태로 만들어 먹이거나, 대장내시경으로 항문에 뿌려 이식한다. FMT로 장내 환경이 개선되면 신체 면역이 정상화돼 몸이 회복한다. 초기 FMT는 90퍼센트 효과를 보였고, 몸의 각 기관과 나라마다 다른 실험군으로 범위가 넓어지면서 60~82%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경구용 캡슐을 개발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고 있다. FMT의 주목할 만한 사실은 자폐 환아의 자폐증 증상을 완화한 연구 결과로 장내 미생물 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입증한 바 있다. 알츠하이머 관련 연구는 동물 실험이 꽤 많고, 중국에서 치매 환자 5명을 대상으로 치료해 가능성을 보였다는 연구가 있다. 김 교수는 신약으로 진화하고 있는 FMT를 뇌신경계 질환에 적용하는 시도가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성 원광대 의과대학 소아기질환연구소 교수
김용성 원광대 의과대학 소화기질환연구소 겸임교수

두 번째 연자는 이선재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로 ‘마이크로바이옴을 빅데이터로 이해하고 치매와의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에 관해 발표했다. 이 연구의 고충은 복잡한 네트워크를 부분부분 나눠 이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현상을 커버하는 맵을 만들고, 각 요소의 변화를 측정하는 접근법으로 연구했다. 2018년 지방간 환자에게 저탄고지 식사를 하게 해 간의 지방 함량을 5~10퍼센트 떨어뜨렸고, 그 외 몸의 여러 요소가 회복돼 저탄고지 식사가 좋다는 결론을 도출했는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그 기전을 연구해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만들었다.

인체에 서식하는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을 규명해 많은 사실을 밝혀냈다. 인간은 미생물과 공존하며 사람마다 고유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다. 식습관과 생활 습관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마이크로바이옴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이 강한가 유전자가 강한가의 논란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이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즉,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 유전자보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외 다양한 질병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비만 외에도 알러지, 편두통, 피로, 불안 등 여러 질환과 연관이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약물대사에도 기능하며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또한 장내 미생물과 연관성이 있다고 밝혀졌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의 빅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장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에서 구강균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이 주목받으며 알츠하이머병과 심혈관질환이 연관돼 있다고 보고됐다. 간경화 환자의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을 확인했더니 장과 구강의 체인지가 일어났다. 알츠하이머병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치매 증상의 진행 속도 차이에 마이크로바이옴이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특히 장 마이크로바이옴이 구강부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장과 타액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했더니 같은 균이 나타나 몸에서 순환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관한 세부 연구로 치매를 가속시키는 연관성을 밝히고 있다.

 

이선재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이선재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세 번째 연자는 김동현 경희대 약학대학 뉴로바이오타연구센터 교수로 ‘인지기능에서 장내 미생물과 프로바이오틱스의 상호작용’에 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40년간 연구한 권위자다. 이번 발표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중에 뇌신경 질환과 관련한 내용을 전했다. 치료제 개발을 위해 실험동물 모델을 구축했고, 장내 미생물 관련 현상을 밝혀왔다.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쓸 수 있는 약물 스크리닝을 제공하고 작용 기전을 찾는 연구를 해왔다.

사람 몸에 사는 미생물은 사람 세포보다 많은데 미생물이 약 1.3배 많다고 알려졌다. 장내 세균의 종류는 약 3천 개다. 식약처 연구사업(2009~2011년)으로 도시인과 시골인의 장내 세균을 비교해 비만과 장수를 연구한 결과, 비만을 일으키는 균이 도시인에게 높게 나타났다. 유익균과 유해균의 균형이 깨지면 질병이 생긴다. 실험동물에 TNBS (Trinitrobenzene Sulphonic Acid 대장염 유발 약물) 투입 후 장내 불균형이 생겼고 인지기능 저하가 일어났다.

노인이 될수록 급격하게 증가하는 균을 이용해 인지기능 손상을 조사했다. 네거티브 균주로 실험해 인지기능을 훼손하는 원인 물질을 찾는 방식으로 인지기능 손상을 없앨 수 있다. 치매로 사망한 환자의 뇌에서 단백질을 검출해 인지기능 손상을 일으키는 균주의 변화를 연구했다. 마우스에 투여했더니 뇌에서 확실하게 전달되는 것을 관찰했다. 이를 통해 장에서 뇌로 균이 이동하는 통로를 발견했다. 최근 관심은 생균치료제(LBPs, Live Biotherapeutic Products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세균으로 질병 예방이나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알츠하이머, 파킨슨, 우울증, 불안, 조현병의 실험동물 모델을 구축했다. 미생물 투여의 이상적 방법을 연구하며 알츠하이머를 축적하는 균주를 만들었다. 김 교수는 결론부에서 장내 미생물을 조절하는 것은 인지장애를 포함한 뇌신경계 질환의 치료 및 신약 개발에 유익하다고 전했다.

 

김동현 경희대 약학대학 뉴로바이오타연구센터 교수

여섯 번째 심포지엄의 마지막 연자는 김윤경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교수로 ‘치매의 위험 요인인 P. 진지발리스(Gingivalis 만성 치주염에 기인하는 병원체)’에 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진지발리스를 연구하며 알츠하이머병, 노화에 주목했다.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일차적인 원인이 노화이므로 노화에 수반되는 다양한 병인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을 연구했다. 2023년 네이처의 에이징 정의에 의하면, 18살부터 노화가 시작되며 브레인 노화는 70세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서 노화 시기의 차이를 보이는데 어떻게 먹는가가 특히 중요하다. 뇌는 미생물 프리(Free) 영역으로 뇌혈관으로 약물이 들어가기 어렵다. 2018년 뉴로사이언스(The Journal of Neuroscience)에서 뇌에서 진지발리스가 발견돼 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발표됐고, 이어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조직에서 진지발리스를 확인했다.

2018년 죽상경화증 환자의 수술 혈관에서 96퍼센트의 진지발리스를 발견했고 혈관에서의 진지발리스 증식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혈관에서 여러 종의 균이 발견되는데 왜 치주염균인 진지발리스만 뇌로 갈까? 진지발리스의 특이적 강력한 분해능 때문이다. 진지발리스의 뇌 침투는 신경 퇴행 및 신경염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해 뇌에 독성물질을 만든다. 그래서 치주염을 꼭 치료해야 한다. 60대 이상의 70.1퍼센트의 치주염이 발생한다. 진지발리스가 구강에 있을 때는 문제가 안 되지만, 혈액에 들어가 뇌혈관까지 이동하는 위험을 견지해야 한다. 미국에서 진지페인 표적 치매 치료 후보 물질인 COR388의 임상 1상 종료했다.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찾기 위해 김 교수 연구진도 임상 시험에 들어갔고 진지발리스 선택적 형광 Turn-on 센서를 도출해 진지페인 효소의 특이적 공유결합물을 찾았다. 진지페인 활성을 억제하는 물질을 연구해 인지기능을 보는 동물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진지발리스 구강 진단을 기반으로 알츠하이머병 조기 선별과 예방 억제에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윤경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교수

제7회 NFAT의 2박3일 마지막 심포지엄은 ‘스페셜 렉처’다. 좌장은 광주과학기술원 김재관 교수와 피플바이오 강성민 대표가 맡았다.

 

심포지엄 7 좌장, 광주과학기술원 김재관 교수와 피플바이오 강성민 대표
심포지엄 7의 좌장, 광주과학기술원 김재관 교수와 피플바이오 강성민 대표

스페셜 렉처의 첫 번째 연자는 오상현 미네소타 대학교 교수로 ‘신경퇴행성 질환의 미스폴딩(misfolding) 단백질 분석’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설명했다. 오 교수는 단백질의 미스폴딩(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분해의 대상이 됨)과 연관해 북미에서 발생하고 있는 좀비사슴병을 언급했다. 사슴에게 퍼지고 있는 퇴행성 질병으로 광우병과 마찬가지로 변형 단백질 프리온 때문에 발생한다. 폐사율 100%로 현재 특별한 대책이 없다. 미국의 32개 주와 캐나다 4개 주에서 확산해 유럽까지 퍼지고 있으며, 한국은 사슴 고기를 즐기지 않지만 녹용을 좋아하기에 핫스팟에 들어가 있다. 실제로 경상남도에서 좀비사슴병이 확인된 바 있다. 사슴은 야생동물이어서 가축인 소에 비해 통제하기 어렵다. 미국의 감염병 전문가인 마이클 오스터홈(Michael T. Osterholm)은 “인간 감염이 발생한다면 사망률이 급증할 것이다. 어떻게 후속 조치를 할지 비상 대책이 준비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좀비사슴병의 인간 감염 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 없지만, 이 병이 인간에게 전염되는 쪽으로 변이하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한다.

뇌에서 수십 년 동안 일어나는 미스폴딩을 몇 시간으로 가속시켜 연구했다. 형광물질을 쓰지 않고 육안으로 관찰하는 방법으로 혈액에서 직접 미스폴딩 프로틴을 검출했다. 오 교수는 나노입자(Nano-QuIC)를 통합해 단백질 증폭을 분석하고 복잡한 생물학적 샘플을 빠르고 탄력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며, 미세유체 칩 기술을 활용한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식을 전했다.

 

오상현 미네소타 대학교 교수

끝으로 이번 포럼 전체의 대미를 장식한 발표로 김상윤 서울대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및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교수가 실화 영화 ‘스틸 엘리스(Still Alice 2014)’를 통해서 본 알츠하이머병 증상의 발현, 검사 과정, 진단 과정 및 질환의 진행을 설명했다. 스틸 엘리스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로 분한 줄리안 무어에게 제87회 여우주연상을 안긴 작품성 높은 웰메이든 치매 영화다. 김 교수는 서두에서 ‘환자 여정(Patient Journey)’이라는 용어를 설명하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의료 서비스 경험의 전체적인 과정을 분석했다. 환자 여정을 이해하는 것은 치료에 꼭 필요한 관점을 제공하며, 치료 결과에도 중요한 개선의 기회를 제공한다. 김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을 오해한 많은 영화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스틸 엘리스’에서 현실적으로 묘사한 알츠하이머병의 유전, 가족의 반응, 당사자의 병증,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이뤄져야 할 치매 인식 개선을 영화 장면과 함께 쉽고 흥미로운 언어로 전달했다. 이번 포럼에서 연구진과 산업계만이 아닌 모든 이가 알아야 하는 치매 상식이 가득한 발표였다.

 

김상윤 서울대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및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교수
김상윤 서울대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및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교수

제7회 알츠하이머병 신경과학포럼(NFAD)은 3일간 7개의 심포지엄으로 27개의 질 높은 발표가 이뤄졌다. 대회를 준비한 이건호 조선대 가드코호트단장은 폐회사에서 "앞으로 신생 바이오기업들이 NFAD를 기반으로 더욱 성장하길 응원하며 더 많은 기업이 학계와의 소통으로 글로벌 아젠다인 알츠하이머병 극복을 주도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현재 치매 극복은 조기 예측과 예방이 유일한 해법이다. 국내 첨단 의료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에 K-의료기술이 전 세계 치매 극복에서 성과를 낼 날이 머지않았다. 제7회 NFAD가 그 희망찬 미래를 제시하며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제7회 알츠하이머병 신경과학포럼 자료집 표지
제7회 알츠하이머병 신경과학포럼 자료집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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