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심포지엄, 임상의와 과학자의 소통
제7회 알츠하이머병 신경과학포럼(NFAD)이 23일(금) 여수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범용적 치매 조기 예측과 예방을 향하여”이며 3일간 여수 베네치아호텔에서 열린다. 약 200명의 신경과 및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전문가, 뇌신경과학자, 산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참가자 접수와 함께 첫 번째 심포지엄이 열린 이날, ‘임상의와 과학자의 소통’을 주제로 송호천 전남대병원 교수와 이재성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박기형 가천의대 신경과 교수가 ‘성공한 알츠하이머 약제 세 가지 비교’를, 윤미진 세브란스병원 핵의학과 교수가 ‘PET/CT 영상을 통해 본 알츠하이머병’을, 김건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가 ‘인지장애 환자를 위한 디지털 바이오마커 및 디지털 치료제’를, 신창호 아리바이오 디지털헬스팀장이 ‘인지기능 장애 개선을 위한 새로운 신경 조절 기술’을, 끝으로 박유정 드림씨아이에스 이사가 ‘알츠하이머병 신약의 현황으로 미국과 한국의 가이드라인 탐색 및 임상시험’을 발표했다.
첫 번째 연자인 박기형 교수는 알츠하이머 약제 중 유의미한 것으로 아밀로이드 기반의 아두카누맙, 레카네맙, 도나네맙을 각각 분석했다. 세 약제의 임상시험 결과와 부작용 그리고 의미와 가치를 설명했다. 아두카누맙이 FDA의 부분 승인 후 임상 4상 연구로 효과를 입증해야 하는 단계에서 포기 선언, 뒤이어 아두카누맙의 실패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레카네맙의 빠른 승인이 가능했던 이슈 등을 설명했고, 도나네맙은 저(低) 타우와 중간(中間) 타우에서 효과가 컸으며 고(高) 타우 전에 약을 써야 하는 등의 정보를 전달했다. 인지 저하를 지연하는 효과가 있는 약제를 언제까지 쓰고 언제 끊어야 하는지, 끊은 후 부작용은 무엇인지, 다시 써야 할 때는 언제인지에 관한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고 강조했다. 환자 특징에 맞게 약을 써야 하며 효과가 큰 약제를 아직 개발하지 못한 만큼 알츠하이머 약제의 개발과 연구는 몹시 지난함을 밝혔다.
두 번째 연자인 윤미진 교수는 영상으로 보이는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시각적 자료들을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영상 가격이 저렴하며 과거에는 임상 진단이 어려운 치매를 아밀로이드 영상과 타우 영상을 통해 뇌의 염증 정도로 살펴볼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PET 영상이 비싸고 찍기 어렵다. 그래서 혈액진단 등 바이오마커 연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윤 교수는 포도당이 떨어지는 정도를 보여주는 영상을 통해 뇌신경의 문제 증상을 확인할 수 있고, 특정한 상태에서 포도당이 떨어지는 원인을 분석해 타우가 생기는 뇌의 부분을 살펴볼 수 있으며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세 번째 연자인 김건하 교수는 인지장애로 인한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는 치매와 어느 정도 일상생활은 가능한 경도인지장애를 구분하며, 치매안심센터에서 검사하는 경도인지장애에 대해 설명했다. 일상생활의 문제 유무 평가가 실제 현장에서 어려우며, 환자가 치매안심센터에 와서 검사해야 하는 등 어려운 현실을 들며 집에서 모니터링하는 기술이 요긴함을 밝혔다. 클리닉에 오지 않고도 핸드폰이나 태블릿으로 동공의 움직임 등 다양한 형태로 검사한 디지털 헬스 데이터가 병원에서도 쓰일 것이다. 디지털 바이오마커는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분석해 예측하는 기술이다. 이제 디지털 치료제로 환자의 집에서 로봇이 직접 치료하는 방식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고령자가 잘 사용할 수 있느냐의 숙제가 있지만, 현재 디지털치료제는 일상생활에 바짝 다가와 있다. 얼마나 적용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요소를 염두에 둔 연구와 개발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네 번째 연자인 신창호 아리바이오 디지털헬스팀장은 새로운 신경 조절 기술로써 음향 진동 기반 뇌 자극 치료를 설명했다. 골전도 등 비침습적 뇌 자극 방법으로 뇌에 진동 자극을 주어 효과를 얻는 프로토타입을 개발한 제품 헤르지온(Herzion)을 소개했다. 저주파수 출력에 최적화된 소형 진동 자극 제품으로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4월 말에서 5월 초경에 의학적 검증을 마칠 예정이다. 새로운 의료기기는 제품개발에서 허가까지 적어도 8년이 걸린다. 이에 전문가가 참여해 안전성을 입증한 효과적 홈헬스케어를 보급할 수 있도록 포럼 참가자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마지막 연자인 박유정 드림씨아이에스 이사는 알츠하이머 약물의 미국과 한국 임상개발 가이드라인을 소개했다. 첫 번째 강연인 세 가지 약제에 대한 임상시험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한편, 임상시험의 아시아인 대상 비율과 부작용, 연구 기간, 실험 항목과 검증 내용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진도는 2005년 이후 20년의 공백이 있을 만큼 성공 확률이 2% 이하로 낮고 어려운 연구다. 2030년 치매 치료제 시장은 130억 달러로 예상한다. 아두카누맙의 조건부 허가 후 임상 4상 진행에서 포기한 비용은 6천만 달러에 달한다.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집중하기로 한 레카네맙 임상실험의 아시아 환자는 17퍼센트다. 미국과 아시아 등 235 사이트에서 연구가 진행됐으며 ARIA(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부작용과 두통이 있었다. 도나네맙은 올해 시판을 앞두고 있다. 500명 대상으로 연구했고, 레카네맙보다 실험 항목이 많았으며 아시아인 참가는 6퍼센트로 레카네맙보다는 적은 비율이다. 박 이사는 집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긍정적 효과를 언급하며, 국내 유방암 환자의 화학요법 치료와 치매 연관성 연구 등 치료 효과가 높은 약물 개발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곱 개의 심포지엄 중 첫 심포지엄을 마친 뒤 기념식이 이어졌다.
김상윤 공동대회장은 개회사에서 2016년 일본의 신경과학 토론회에서 받은 감명을 토대로 시작한 NFAD가 오늘 여수에서 7회에 이르러 참석자 200명이 넘는 규모의 성장과 수준 높은 발표 내용, 알츠하이머 주류 학회에서도 발표되지 않은 최신지식 공유에 감동과 감사를 표했다.
조성희 아시안치매재단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급속한 고령사회의 치매 극복을 위한 글로벌 허브를 구축하고, 국가 발전의 초석이 되는 바이오헬스산업의 무한한 발전을 기원했다. 치매 극복 기술이 핵심 경쟁력임을 덧붙였다.
이어서 축사로 나선 양동원 대한치매학회 이사장은 기초의학 분야의 소수자들이 시작한 NFAD가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한 데 감회가 새로움을 표명하며 NFAD가 장차 스위스 다보스처럼 발전해 전 세계의 신경과학자가 참석하는 뜻깊은 모임이 되길 축원했다. 김춘성 조선대 총장은 연구자로서 격려의 뜻을 전달하며 치매를 극복하는 데 큰 보탬이 되는 포럼으로 연구자와 산업계의 협력으로 성과를 이뤄내길 바랐으며, 김영집 광주테크노파크 원장은 광주시가 전국의 모든 연구자와 기업들이 실증이 필요할 때 테스트베드가 되겠다며, 활발하게 도약하는 신경과학포럼의 지속 발전을 기원했다. 끝으로 최창환 장수산업 회장이자 노인회 상근부회장은 저출산 문제를 단편적으로 보지 말고 가족 내 치매에 걸렸을 때 경제적으로 무너지는 것을 국가가 보호해 주길 주문하며 치매 용어를 인지저하증으로 조속히 바꾸기를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