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연구진 “극초고해상도 MRI로 원숭이 뇌 영상 획득”
가천대 연구진 “극초고해상도 MRI로 원숭이 뇌 영상 획득”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4.06.0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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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연구 끝에 11.74T MRI로 살아있는 영장류 뇌 영상 이미지 얻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뇌질환 조기 진단·신약 개발 앞당길까
11.74T MRI로 해상도를 0.125mm까지 높인 영상에서 기존 MRI 영상에서는 확인하기 어렵던 세포핵(화살표 표기) 더욱 선명하게 확인 가능하다. / 가천대 제공
11.74T MRI로 해상도를 0.125mm까지 높인 영상에서 기존 MRI 영상에서는 확인하기 어렵던 세포핵(화살표 표기) 더욱 선명하게 확인 가능하다. / 가천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장기간 연구 끝에 극초고해상도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살아있는 원숭이의 뇌 영상을 얻는 데 성공했다.

가천대는 길병원과 뇌과학연구원 연구진이 국가영장류센터와 협력해 올해 1월 15일 11.74T MRI로 살아있는(in-vivo) 영장류(원숭이)의 뇌 영상을 촬영하고 그 이미지를 획득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은 마카크 원숭이(Cynomolgus macaque)를 대상으로 극초고해상도인 0.125㎜ 픽셀의 3차원 영상을 확보했다. 이 영상에서는 신경세포체가 많이 모여 있는 회백질과 유수신경섬유가 많이 존재하는 백질의 대조도가 3T나 7T 영상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이 확인된다.

가천대 측은 이를 “기존 MRI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세포 신호를 더욱 민감하게 감지했다는 의미”라며 “치매 원인 물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등 독성 단백질은 크기가 0.05㎜(50㎛) 이하다.

가천대에 따르면, 7T MRI는 뇌질환 병변 정보를 판단하는 정확도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지만 0.05㎜에 불과한 독성 단백질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이에 독성 물질로 주변 세포가 사멸하는 것 등은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쳤다.

연구진은 이번 성공에 따라 향후 0.05㎜ 영상 획득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가천대 제공
가천대 제공

 

연구 책임자인 정준영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내외 전문연구진의 융복합 공동 연구를 통해 뇌질환의 원인 물질이 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타우, 루이소체 등을 직접적으로 확인해 인류의 숙원인 치매나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뇌질환의 조기 진단과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1.74T MRI는 세계 최초로 ‘동시 다채널-다핵종’ 기능을 포함한다. 이는 MRI 시스템 내에서 여러 채널 코일로 다양한 핵종을 순차적으로 촬영하지 않고, 동시에 여러 개의 핵종 영상을 획득하는 기능이다. 이를 통해 수소(H) 원자와 불소(F), 나트륨(Na), 인(P), 칼륨(K) 등 여러 원자의 공명까지 포함된 다핵종 영상을 한 번에 얻을 수 있다.

가천대 측은 “이 기능이 각각 핵종의 농도를 측정했을 때 간과하기 쉬운 동적 상호작용이나 조절 메카니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생체 조직 내에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유기체의 항상성이나 신호 이동 경로 등에 대한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 병원장은 “고해상도 뇌 영상 이미지를 통해 뇌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한 차원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2014년 뇌질환 진단 기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보건복지부 연구 중심 병원 육성 R&D 사업기관으로 선정됐다. 이후 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과 길병원 자체 연구비 등으로 8년간 11.74T MRI 개발에 매달려 왔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연구를 지속해 세계 뇌과학 분야를 선도하는 허브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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