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바이오뱅크 종단 분석 결과...알츠하이머병도 1.77년 지연
심폐 기능이 좋을수록 인지기능 향상과 치매 위험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대규모 종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전적 취약성이 높은 사람들도 치매 위험이 35%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카롤린스카(Karolinska) 연구소와 중국 천진의대 공동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치매 없는 6만 1,214명(39~70세)을 대상으로 장기(최대 12년) 추적 관찰을 통해 심폐지구력(Cardiorespiratory Fitness, CRF)과 인지기능 및 치매 위험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심폐지구력은 신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골격근 미토콘드리아에 산소를 공급하는 순환계·호흡계의 능력으로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반영한다. 노년기에 들면 골격근 대사 및 기능이 떨어져 70대 이상에서는 10년마다 심폐지구력이 2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금까지 심폐지구력과 유전적 위험이 치매에 미치는 효과를 조사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참가자가 실내용 자전거(stationary bike)를 6분간 지칠 만큼 타는 방식으로 운동 테스트를 해 심폐지구력을 측정하고 이를 상·중·하 세 그룹으로 나눴다. 또 신경심리학 검사로 인지기능을 평가하고, 알츠하이머병 관련 다유전자 위험 점수(Polygenic Risk Score for AD, PRS-AD)를 사용해 치매에 대한 유전적 위험도를 측정했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56.33세였고, 51.96%는 여성이었다. 추적 관찰 기간에 553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폐지구력이 높은 그룹은 낮은 그룹에 비해 전체 치매 발병 위험이 약 40%(IRR 0.60) 낮았고,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약 38%(IRR 0.62) 감소했다.
특히 심폐지구력이 높은 그룹에서는 낮은 그룹보다 치매 발병 시기가 1.48년가량 늦춰졌고, 알츠하이머병은 약 1.77년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간이거나 높은 PRS-AD를 받은 사람의 전체 치매 위험은 심폐지구력이 낮은 그룹보다 높은 그룹에서 35%(IRR 0.65)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인 인지기능 점수 역시 0.05점 높았으며, 언어·수리 기억력에서 0.11점 더 높은 점수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강점은 대규모 코호트에서 심폐지구력을 포괄적으로 측정한 데 있다”며 “전장 유전체 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ies, GWAS)으로부터 파생된 PRS-AD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유전적 배경에서 심폐지구력과 치매 사이 연관성을 조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심폐지구력이 높을수록 인지기능이 좋아지고 치매 위험은 감소한다”며 “양호한 심폐지구력을 유지하는 것이 유전적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도 치매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들이 일반인보다 상대적으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지역 출신이고, 안전을 고려해 고체중, 고혈압 등이 있는 이들을 제외하면서 일반인보다 건강 상태가 더 좋을 수 있다”며 한계를 드러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9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실렸다.
Primary source
Wang S, Xu L, Yang W, et alAssociation of cardiorespiratory fitness with dementia risk across different levels of genetic predisposition: a large community-based longitudinal study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Published Online First: 19 November 2024. doi: 10.1136/bjsports-2023-108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