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무게의 0.5%에 해당
네이처 메디신 게재 ‘사망한 인간 뇌에서 발견한 미세플라스틱 축적’ 연구 결과
미세플라스틱은 신장이나 간보다 뇌에 더 많이 축적
사망한 사람의 신장, 간, 뇌 등 주요 장기에 축적된 MNP(Microplastics and Nanoplastics,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의 상대적 분포를 평가했더니 뇌에 많은 MNP가 축적된 것이 밝혀졌다.
3일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게재된 ‘사망한 인간의 뇌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생물학적 축적’(Bioaccumulation of Microplastics in Decedent Human Brains)이란 제목의 연구에서, 2024년 검시 해부로 수집된 인간의 뇌에 8년 전에 비해 많은 양의 MNP가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멕시코 대학교 약학 교수이자 연구의 제1 저자인 매튜 J. 캠펜(Matthew J. Campen) 박사는 사망자의 뇌 샘플에 신장이나 간보다 7~30배 많은 MNP가 포함돼 있다고 했다. 캠펜 박사는 “45~50세 정상인의 뇌 조직에서 확인된 MNP 농도는 1g당 4800µg/g으로 뇌 무게의 0.48% 분량”이라고 전했다. 이는 표준 플라스틱 스푼 1개 분량에 해당한다.
이 양은 2016년 샘플에 비해 약 50% 증가한 것이다. 캠펜 박사는 “오늘날 우리 뇌의 99.5%는 뇌이고 나머지는 MNP라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의 MNP 측정 방법으로는 체내 양을 과대 또는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있어 내년 중으로 더 정확한 추정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연구진은 또한 생전에 치매 진단을 받은 12명의 뇌에서 건강한 뇌에 비해 3~5배 많은 MNP를 발견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파편들이 뇌혈관벽과 면역세포에 집중돼 있었다.
다만 캠펜 박사는 치매로 인해 MNP가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현재로서는 치매를 유발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국 럿거스 대학교 약리학 및 독물학 부교수 피비 스테이플턴(Phoebe Stapleton) 박사는 뇌에 플라스틱 침착물이 발견됐다고 해서 그것이 손상을 유발한다는 것이 증명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에 관여하지 않았다.
그는 이메일에서 “살아있는 상태에서 이 입자들이 유동적으로 뇌를 드나드는지 아니면 신경 조직에 모여서 질병을 촉진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입자가 세포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독성학적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간과 신장이 MNP의 일부를 체외로 배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징후를 확인했다. 다만 뇌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MNP 축적과 건강 위험의 정량화
MNP의 크기는 1나노미터에서 최대 500마이크로미터까지 다양하다. 지난 50년 동안 환경오염 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그것이 인체에 어느 정도 유해하며 독성이 위협적인지 명확하지는 않았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MNP의 존재는 염증과 향후 심혈관계 부작용의 위험도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일부 동물 연구에서 MNP가 질병을 악화시키고 독성으로 인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인간 노출에 대한 관련성은 불분명하다. 인체에서 MNP의 조직 분포와 내부 용량을 완전히 조사한 연구는 아직은 없다.
미립자는 육안 현미경 분광법을 사용해 장, 폐, 태반과 같은 장기에서 검출됐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대부분 큰 입자(5µm 이상)에만 국한돼 있기 때문에 작은 MNP는 간과됐다.
최근 열분해-가스 크로마토그래피-질량 분석법(Pyrolysis-Gas Chromatography-Mass Spectrometry, Py-GC/MS)으로 편향성이 적고 정량적이고 누적적인 분석이 가능해졌다. 또한 Py-GC/MS로 생성된 데이터는 실험실 간 비교가 가능하여서 결과의 신뢰도가 높다.
연구 소개
2016년과 2024년에 부검을 받은 인체의 간, 신장, 뇌 조직에서 MNP의 상대적 분포를 탐구하기 위해 Py-GC/MS와 시각화 방법을 결합했다. 2016년과 2024년의 총 53개의 뇌 샘플을 분석해 MNP를 정량화했다. 이러한 추정치를 1997년부터 2013년 사이에 수행한 유사 분석과 비교해 뇌 조직 내 MNP 축적률의 변화를 파악했다.
이 연구를 위해 2016년과 2024년 부검 표본에서 사후 인간의 간(우측 중앙 실질), 신장(피질과 수질을 포함하는 쐐기 조각), 뇌(전두엽 피질) 샘플의 작은 조각(3~5cm3)을 얻었고 10% 포르말린에 보관했다.
연구 결과
2024년 샘플의 간과 신장 표본에서 총 플라스틱 농도의 중앙값은 각각 433 및 404µg/g으로, 사망자의 간과 신장 표본에서 MNP 농도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과 신장 표본에 비해 뇌 조직의 MNP 농도가 더 높았다. 2016년과 2024년의 뇌 샘플에서 MNP의 Py-GC/MS 추정치는 각각 3345µg/g과 4917µg/g이었다. 2024년 간 및 뇌 샘플의 MNP 농도는 2016년 샘플에 비해 더 높았다. 이 결과는 다른 인구 통계적 변수의 영향을 고려한 뇌 농도의 다중 회귀 분석 결과와 일치했다.
뇌에서 폴리에틸렌(PE)의 비율은 다른 폴리머에 비해 높았다. 간과 신장에서도 PE에 비해서도 높은 비율이다. 간과 뇌 샘플에서 2016년과 2024년 사이에 폴리염화비닐(PVC), PE, 폴리프로필렌(PP), 스티렌-부타디엔 고무(SBR)의 농도가 증가했다. PE를 제외한 다른 폴리머는 그다지 일관된 농도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제한된 샘플링과 크기 분포에 따른 유병률의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이 결과를 이전 기간(1997~2013년)의 결과와 비교했을 때, 미국 동부 연안의 샘플에서 전반적인 MNP 농도가 더 낮게 나타났다. 추가 분석에서도 치매 샘플의 총 플라스틱 농도가 정상 전두엽 피질보다 높았지만,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에너지 분산 분광법을 사용한 주사 전자 현미경(SEM)을 통해 신장, 간, 뇌 샘플에서 관찰된 입자가 주로 탄소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뇌 실질에서는 미립자(<1µm)가 관찰되었으며,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검사한 결과 대부분 100~200nm 길이의 파편 또는 조각으로 밝혀졌다. 2024년과 2016년 사이에 뇌의 플라스틱 총질량 농도는 약 50% 증가했다. 따라서 MNP의 환경 농도가 증가하면 내부 최대 농도가 상승할 수 있다. 단, 현재 연구는 대부분 큰 입자(5µm 이상)에만 국한돼 있기 때문에 작은 MNP는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결론
이 연구에서는 뇌와 간에서 MNP 농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조직에서 발견된 대부분의 MNP는 나노플라스틱 조각 또는 플레이크였으며 PE로 구성돼 있었다. 앞으로는 MNP가 신경계 질환 및 기타 인간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더 큰 표본 크기를 사용하는 심도 높은 연구 설계와 현재의 분석 기술 개선이 필요하다.
미세 플라스틱과 나노 플라스틱의 전 세계적 농도 증가는 건강에 대한 우려를 불러온다. 치매 진단을 받은 사망자 뇌 집단에서 MNP가 훨씬 많이 축적됐으며, 뇌혈관벽과 면역세포에서 눈에 띄는 침전이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인체 조직, 특히 뇌에서 MNP의 노출 경로, 흡수 및 제거 경로와 잠재적 건강 결과를 잘 이해해야 함을 보여준다.
논문
Nihart, A.J., Garcia, M.A., El Hayek, E. et al. Bioaccumulation of microplastics in decedent human brains. Nat Med (2025). https://doi.org/10.1038/s41591-024-03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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