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S-CoV-2 감염 후 혈장 바이오마커 변화 확인
뇌 구조 변화 및 인지 기능 저하...신경 염증 원인일 가능성도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감염이 아밀로이드 베타(Aβ) 병리를 악화시켜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 1,252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코로나19 감염 전후 혈장 내 알츠하이머병 관련 바이오마커 변화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감염군에서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바이오마커인 Aβ42/40 비율이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인산화 타우(pTau-181) 수치가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러한 변화는 알츠하이머병 초기 병리와 유사한 특징을 보였다.
연구팀은 혈장 바이오마커뿐만 아니라 뇌 영상 데이터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후 알츠하이머병 관련 구조적 변화도 확인했다. 뇌 구조 변화는 pTau-181나 미세신경섬유경쇄(NfL)와 같은 바이오마커 변화와 연관성이 발견됐다.
인지 능력 평가에서는 감염군과 대조군 사이에 Aβ42 및 pTau-181 변화가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전반적인 건강 상태 평가에서도 감염군이 대조군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나이가 많을수록 Aβ42/40 비율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났고, pTau-181와 NfL, 신경교섬유질산성단백질(GFAP)의 혈장 내 농도가 더 높게 측정됐다. 이는 고령층일수록 코로나19 감염이 알츠하이머병 병리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입원 치료가 필요했던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은 이러한 바이오마커 변화가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번 연구가 관찰 연구로 진행된 만큼 코로나19 감염이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직접적으로 유발하는지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연구팀도 기존 알츠하이머병 병리가 있는 사람의 코로나19 감염률이 더 높을 수 있거나 유전적 요인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등 인과관계를 확정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인정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경증에서 중증의 코로나19 감염이 뇌 아밀로이드 베타 병리를 진행하거나 가속할 수 있다는 증거를 제공한다”며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 “코로나19 감염은 전신 염증의 활성화와 관련이 있다”며 “감염 후 활성화된 면역 세포가 뇌로 이동하거나 혈관 내피세포 감염 및 뇌혈관 장벽(BBB) 손상으로 염증성 혈장 단백질이 중추신경계로 유입돼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30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온라인으로 실렸다.
Source
Duff, E.P., Zetterberg, H., Heslegrave, A. et al. Plasma proteomic evidence for increased β-amyloid pathology after SARS-CoV-2 infection. Nat Med (2025). https://doi.org/10.1038/s41591-024-034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