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A Medical News 보도...장기 효과 기대 못 미칠 수도
36개월 추적 연구, ‘지연 시작군’과 차이 점차 좁혀져
‘지연 시작군’ 48개월 분석서 배제...Disease-Modifying 효과 논란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 Lecanemab) / 바이오젠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 Lecanemab) / 바이오젠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 Lecanemab)의 장기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달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콘퍼런스(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 AAIC 2025)에서 공개된 장기 추적 연구 데이터 역시 레켐비의 ‘질병 조절(Disease-Modifying)’ 효과를 명확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러한 내용은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의학협회지 의학 뉴스(JAMA Medical News)에 ‘Treating Alzheimer Disease With Antiamyloid Therapies - The Real-World Experience Grows’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New Clinical Data Demonstrates Three Years of Continuous Treatment with Dual-Acting LEQEMBI® (lecanemab-irmb) Continues to Significantly Benefit Early Alzheimer’s Disease Patients Presented at AAIC 2024
New Clinical Data Demonstrates Three Years of Continuous Treatment with Dual-Acting LEQEMBI® (lecanemab-irmb) Continues to Significantly Benefit Early Alzheimer’s Disease Patients Presented at AAIC 2024

에자이(Eisai)와 바이오젠(Biogen)은 지난해 AAIC에서 임상 3상(Clarity AD) 장기 연장 연구(Open Label Extension, OLE)의 3년간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 연구에서는 위약을 투여받던 환자의 95%가 이후 18개월 동안 레켐비를 투여받는 임상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처음부터 레켐비 치료를 받은 집단은 조기 시작군(Early start), 위약군에서 치료군으로 전환된 집단은 지연 시작군(Delayed start)으로 분류됐다.

연구 결과, 조기 시작군은 대조군(ADNI)과 비교해 36개월 시점에서 기준선으로부터 임상치매척도 총점(CDR-SB)의 평균 점수 변화가 0.95점 더 낮았다. 이는 18개월 시점(-0.45점)보다 더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조기 시작군과 지연 시작군의 점수 변화 차이는 36개월 시점까지 오히려 좁혀지는 양상을 보였다. 지연 시작군이 조기 시작군의 경과를 따라잡는 결과가 나오면서 레켐비의 질병 조절 효과에 의문이 불거진 것이다.

초기에는 위약 대비 인지 저하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확인됐지만, 장기 분석에서는 두 집단 간 차이가 줄어들어 질병 조절 치료제(DMT)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론 슈나이더(Lon Schneider)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케크의대(Keck School of Medicine of USC) 교수는 “조기 시작군과 지연 시작군의 곡선이 36개월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수렴하는 형태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지연 시작 분석의 기본 가정이 복잡한 탓에 제약사들이 자사 약물을 최적의 방식으로 재포장하기 위해 사후 분석에 관여할 수 있다”며 “이러한 접근은 데이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재구성할 수 있어 더 많은 의문을 낳는다”고 덧붙였다.

Early Alzheimer’s Patients Continue to Benefit from Four Years of LEQEMBI® (lecanemab-irmb) Therapy New Clinical Data Presented at AAIC
Early Alzheimer’s Patients Continue to Benefit from Four Years of LEQEMBI® (lecanemab-irmb) Therapy New Clinical Data Presented at AAIC

올해 AAIC에서 발표된 48개월 추적 관찰 결과를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이번 분석에서는 지연 시작군의 데이터가 제외된 대신 조기 시작군과 두 개의 대조군(ADNI, BioFINDER)만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로버트 하워드(Robert Howard)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UCL) 교수는 이와 관련해 “에자이가 올해 지연 시작군이 조기 시작군의 결과를 따라잡아서 배제하기로 한 게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이는 레카네맙이 결국 질병 조절 치료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에자이 측은 “36개월 이후 조기 시작군과 지연 시작군을 비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4년 차에는 교란 요인이 지나치게 많아 동일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검토할 계획이 없었다”며 “지연 시작군이 조기 시작군보다 치료를 개시할 때 나이가 18개월 많았고, 환자의 병세가 더 진행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효과가 회의적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워드 교수는 항아밀로이드 치료제들에 대해 “위약 대조군이 없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이점을 임상 현장에서 확인하기 어렵다”며 “강력한 위약 효과(massive placebo effect)가 있다”고 언급했다. 환자와 보호자의 기대가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진료 현장에서 나타나는 항아밀로이드 치료제들의 안전성 프로파일이 임상시험 결과와 큰 차이가 없듯, 효과 역시 임상시험에서 보고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그 이점이 아주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약물을 실제로 사용해 본 일본과 한국의 동료 의사들이 ‘실제로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악화되는 모습을 보일 뿐’이라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제임스 버크(James Burke) 오하이오주립대(The Ohio State University) 교수 역시 임상에서 위약 대조군 없이 실제 치료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근본적 한계를 짚었다.

그는 “한 번 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해당 적응증에서 무작위 대조 시험을 다시 설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약물이 시판되면 일부 환자와 다수의 처방 의사가 그 약물의 옹호자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ource

Rubin R. Treating Alzheimer Disease With Antiamyloid Therapies—The Real-World Experience Grows. JAMA. Published online August 22, 2025. doi:10.1001/jama.2025.14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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