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5·7·14회차 투여 전 MRI 검사...3회차 추가 권고
중증 ARIA-E 101건...“초기 발생률 낮게 집계될 수 있어”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 Lecanemab)’의 투여 초기에 발생한 치명적 부작용으로 치매 환자가 다수 사망한 사례를 확인하면서 안전성 관리에 경고음을 울렸다.
FDA는 레켐비 투여 환자에게 기존 가이드라인 기준보다 이른 시점인 2회차와 3회차 사이 추가 MRI 검사를 권고한다고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기존에는 5·7·14회차 투여 전 MRI 검사를 권고했다.
이번 조처는 레켐비의 대표적 부작용인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ARIA) 중 부종(Edema)을 동반한 아리아(ARIA-E)를 조기 발견하기 위해 마련됐다. ARIA-E는 일반적으로 무증상이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부작용이 심각할 수 있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 ARIA-E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MRI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또 ARIA-E가 진단되면 환자·보호자와 치료 연기나 중단을 논의해야 한다.
특히 최근 FDA의 정기적 약물 안전 감시 과정에서 투여 초기에 6건의 사망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경각심이 높아졌다.
FDA에 따르면, 사망 사례 중 첫 번째 정기 모니터링인 5회차 MRI 검사를 통해서는 1건만 확인됐다. 나머지 5건은 최근 투여 후 0~8일 이내에 증상이 급격하게 심해져 긴급 MRI 검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4건은 세 번째, 1건은 네 번째 투여받은 후 증상이 발생했다.
FDA는 세 번째 투여 직후 사망한 4명에 대해 “증상의 심각성과 비교적 빠른 진행 속도를 고려하면 이전부터 이미 ARIA-E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식품의약품청 부작용 보고 시스템(FDA Adverse Event Reporting System·FAERS)을 통해 5회차 이전에 나타난 안전성 문제를 심층 분석한 결과, 중증 ARIA-E 사례가 총 101건 보고됐다. FAERS는 신약 시판 후 실사용 데이터(Real World Data·RWD)를 기반으로 안전성 모니터링을 위해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이번 사례 중 24건(24%)은 4회차 투여 이전에 발생했다. 이들 환자는 모두 유증상으로 예정에 없던 조기 MRI 검사를 받았다. 이외에도 4회차와 5회차 투여 사이에 41건(40%), 5회차 후 36건(36%)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증상 환자들의 경우 이번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FDA는 “무증상 환자 중 일부는 3회차 투여 전에 실제로 ARIA-E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들은 정기 MRI 검사 때가 돼서야 뒤늦게 발견됐다”며 “이번 분석만 보면 초기 발생률이 낮게 집계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MRI로 ARIA-E가 처음 확인된 환자도 증상이나 영상학적 진행이 악화될 수 있다”며 “임상 평가와 영상 검사로 이러한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 연기나 중단을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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