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자녀 둔 부모·조부모 "치매 발생 위험 높다"   
ADHD 자녀 둔 부모·조부모 "치매 발생 위험 높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09.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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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연구소 대규모 코호트 발표 "연관성 포착"

학동기에 높은 유병률을 보고하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대표적 퇴행성 뇌신경질환인 '치매' 사이의 연결고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최신 연구 결과, ADHD를 진단받은 자녀의 부모 및 조부모의 경우는 치매 발병 위험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두 질환간 세대에 걸친 연관성이 보고됐다는 평가. 

무엇보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작년 노벨 의학상 선정기관인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가 진행한 대규모 무작위 임상자료를 근거로 했다는 데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치매와 ADHD 연관성 조사 결과를 이같이 공표했다.

9일(현지시간) 연구소측은 "이번 발견은 ADHD와 치매 사이의 연관성에는 공통적인 유전적, 환경 인자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면서 "이제 기본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한 본격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00만명 넘는 대규모 인원 비교 분석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 55% 높아"  

통상 ADHD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신경발달장애로, 정확한 발병 원인에 대해선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하며 과다활동 및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모두 아우른다. 

문제는 유병률이다. 전 세계적으로 성인의 3% 가량이 해당 장애를 가진 것으로 조사되는데 소아의 경우 얘기가 다르다.

미국소아정신과학회 통계에 따르면, 평균 학령기 소아의 ADHD 유병률은 3~8% 정도로 남자 아이에서 약 3배 높았다. 또 국내의 경우 역학조사 결과, 유병률은 6~8%로 보고된 것.

더욱이 심각하지 않은 상태까지 포함한다면 13%를 넘길 것으로 추산하는 상황이라, 학계에서는 소아정신과 관련 질환 중엔 가장 높은 유병률로 분석하고 있다.

카롤린스카 연구팀도 이 부분을 주목했다. 지난 십수년간 질환에 대한 인식과 정보가 증가하면서 신규 ADHD 진단 수도 큰 폭으로 늘은 것. 

이를 근거로 대표적 신경발달장애 가운데 하나인 ADHD 환자에서 치매 발병 위험과의 연관성 파악에 집중한 이유였다. 연구는 그 첫 단추로, ADHD 진단 인원의 직계 윗 세대들을 대상으로 치매 발생 위험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이를 살펴보면, 스웨덴 국가레지스트리에 등록된 1980년부터 2001년 사이에 출생한 200만명 이상의 인원이 주요 대상으로 잡혔다. 이들 중 ADHD를 진단받은 인원은 3.2%.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ADHD를 진단받은 해당 인원이 아닌, 이들과 생물학적으로 연결된 부모 및 조부모, 삼촌, 사촌 등 500만명이 넘는 친척들과 연결지어 치매 발생 정도를 파악했다는 대목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ADHD를 진단받은 인원의 부모에서는 대조군(자식에 ADHD 없는 경우) 대비 치매 발생 위험도가 34% 높았다. 

특히, 치매의 가장 흔한 유형인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은 55%가 높았던 것. ADHD를 가진 인원의 부모는 조기 발병 치매를 가질 위험성이 더 증가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ADHD 진단 인원과의 2촌 친척에서도 관련성은 나타났다. ADHD가 있는 인원의 조부모에서는 치매 발생 위험이 10% 증가했기 때문이다.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이번 결과만으로 명확한 인과관계를 결론지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재 가능성은 사회경제적 지위와 같은 환경적 위험인자에 기여하는 유전적 변이도 있을 수 있다"며 "또 ADHD가 신체적 건강상태에 위험도를 증가시켜 치매 위험을 늘린다는 추측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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