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의료연구소, 한의계 사실 왜곡 중단 촉구

한방치료가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의료계 한 단체가 정면 반박을 하고 나섰다.

한의계가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고 내세운 근거가 터무니 없는데다 심지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20일 바른의료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통해 "한의계는 사업결과조차 왜곡하는 작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지난달 23일 현역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민주주의와복지국가연구회(공동대표의원 강창일, 인재근)’가 주최하고 대한한의사협회가 후원한 ‘치매국가책임제의 시행에 따른 한의학적 치매 관리방안’ 토론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조목 조목 따져 비판했다.

당시 토론회에서 부산광역시한의사회 관계자는 "기존 치매 이행률이 10%를 육박하는데 비해 이번 6개월 한의 치매관리사업을 받은 환자들은 치매 이행률이 약 2%밖에 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연구소는 "토론회 자료집을 열람해보니,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연간 치매이행률 10%에 이 사업의 인지점수 개선율 80%를 단순 적용해 계산했다"며 "인지점수가 1점만 올라도 치매이행 예방효과가 있다고 본 것인데, 이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 나온 황당한 주장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경도인지장애의 치매이행을 예방하는 치료법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정도의 성과라면 노벨상을 몇 번 타고도 남을 만큼 획기적인 성과"라고 비판했다.

부산시 사업에서는 대조군도, 무작위 배정도, 치매 진단과정도 전혀 없었고, 대상자도 단지 인지점수만으로 선정했다. 따라서 부산시 사업에서는 치매이행률이란 수치는 나올래야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결국 치매이행률을 대폭 감소시킨다는 발표는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 사업결과를 왜곡한 거짓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부산시에서 진행한 한방치매 예방관리사업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연구소는 앞서 부산시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한의협은 이같은 지적에 "MoCA-K의 경우 경도인지장애 감별민감도가 89%로 MMSE의 65%보다 우수하고, 보다 세밀한 신경심리검사인 CERAD-NB와도 차이가 없어 인지기능저하를 진단할 수 있는 우수한 도구로 평가되고 있다"고 즉각 반박했다.

대한신경과의사회는 "선별인지기능검사(MoCA)를 이용하여 경도인지장애 등을 판정했으나, 이 평가만으로 인지기능장애를 진단할 수는 없음.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의 판단 및 구별에는 일상생활능력 평가가 필수"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연구소는 "국내에도 한국판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K)가 개발돼 표준화됐으며, MoCA-K는 30점 만점에 절단점을 22점으로 할 때 경도인지장애를 선별하는 능력이 제일 높다(민감도 89%, 특이도 84%). 그러나 부산시는 절단점을 23점으로 상향해 MoCA-K 양성일 때 실제 경도인지장애일 확률, 즉 양성예측도를 50%로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 연구소는 2016년 사업대상자 200명 중 최대 128명(64%)은 경도인지장애가 아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이처럼 학문적 근거가 결여된 부실한 사업에서 치매이행률을 80% 감소시킨다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꼬집었다.

부산시가 진행한 사업에서 경도인지장애로 선별된 환자 143명 중 절반 가량인 71명은 경도인지장애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덧붙여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방치매예방사업에서 부작용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간수치가 정상 상한치의 2배 이상 증가한 대상자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연구소는 "본 연구소의 타당한 비판에 대한한의사협회는 오히려 '악의적인 폄훼', '비윤리적 처사', '결과 왜곡', '지나친 독선과 이기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 등의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대한한의사협회장이 발행인으로 있는 한의신문은 기사를 통해 바른의료연구소를 '실체없는 연구소'로 폄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의계가 사업결과를 왜곡함으로써 국회의원과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작태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디멘시아뉴스 최봉영 기자(bychoi@dementi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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