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치매 신약, 크레네주맙 '울고' 간테네루맙 '웃고'
로슈 치매 신약, 크레네주맙 '울고' 간테네루맙 '웃고'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6.17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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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유전자 변이 환자 대상 API-ADAD 연구, 톱라인 공개 "실망스런 결과" 

다국적제약기업 로슈와 제넨텍(Genentech)이 공동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크레네주맙(crenezumab)'이 또 다시 중간임상 평가에서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9년 1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3상임상 'CREAD-1' 및 'CREAD-2 연구'에 실패하며 임상중단을 선언한 지 정확히 3년 5개월만이다.

대규모 글로벌 3상임상에 돌입한 동일 계열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약 '간테네루맙(gantenerumab)'과는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어 개발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신약 후보물질 크레네주맙이 최신 2상임상 분석 결과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병(ADAD) 환자군에서 유효성 검증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사인 로슈 제넨텍은 해당 임상의 톱라인 결과를 공개하며 "관련 유전자 변이를 가진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 대비 인지 및 기억 기능 개선효과에 우월성을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진행된 발표 석상에는 임상을 공동으로 진행한 베너 알츠하이머연구소(Banner Alzheimer's Institute)가 함께 자리했다.

다만 회사 측은 입장문을 통해 "초기 분석 결과에 적잖이 실망한 것도 사실이지만 현재 다양한 분석작업을 병행 중"이라면서 "이번 평가 결과는 개발과정의 시작일 뿐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PSEN1 E280A 유전자 변이 보인자 대상…"뇌영상 및 뇌척수액 분석결과 8월 공개 예정"

일단 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된 전향적 임상평가는 'API-ADAD (Alzheimer's Prevention Initiative-Autosomal Dominant Alzheimer's Disease) 연구'로 명명됐다. 여기엔 ADAD 가족력을 가진 총 252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이 등록됐다. 이들의 94%가 임상을 최종적으로 끝마쳤다.

주목할 점은, 임상참가자들이 가진 유전적 특징이었다. 참가자의 3분의 2 정도가 'PSEN1 (Presenilin 1) E280A' 유전자 변이 보인자(carrier)들로 이는 "해당 인원의 경우 평균 연령 44세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고 평균 연령 49세에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연구에 의하면, 임상참가자들은 크레네주맙의 용량을 증량해 5년에서 8년 동안 위약과의 무작위 투약 평가가 시행됐다. 여기서 복합 일차 평가변수는 API-ADAD 복합 인지점수로 평가한 인지능 변화와, FCSRT (Free and Cued Selective Reminding Test)로 분석한 삽화성 기억 기능 변화로 설정됐다.

그렇다면 톱라인 분석 결과는 어땠을까. 위약군과 비교해 크레네주맙 치료군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혜택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회사는 "이번 인지기능 평가 외에도 아밀로이드 PET 검사와 타우 PET 평가, 또한 MRI 및 뇌척수액(CSF) 검사도 추가로 시행 중인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없었다. 일차 및 이차 평가변수와 관련해 크레네주맙 치료군에서 일부 우월한 데이터들이 확인되기는 했으나 유의한 차이까지는 아니었다"며 "추가적으로 진행한 뇌영상 및 뇌척수액 바이오마커 분석 결과는 오는 8월 열리는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컨퍼런스(AAIC)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3상 진입 동일 계열약 '간테네루맙' 비교…"SKYLINE 연구, 국내 환자 36명 참여"

한편, 로슈와 제넨텍이 개발 중인 또 다른 알츠하이머병 신약 후보물질 간테네루맙의 경우 이와는 비교되는 행보를 걷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고위험군을 타깃으로 잡은 최초의 피하주사제로, 글로벌 임상평가가 본격 궤도에 진입한 것이다.

작년 6월 동일 베타 아밀로이드 표적 계열약으로 치매 시장에 첫 발은 내딛은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의 경우, 투약관리가 까다로운 정맥주사제였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시장 진입시 차별점은 명확하다.

간테네루맙 역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가설을 놓고 뇌에 독성작용을 일으키는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형성을 제거하는 '아밀로이드 가설'을 기반으로 한다. 작년 10월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를 표적으로 한 최초의 피하주사제로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지정을 받기도 했다.

지난 3월 로슈는 간테네루맙의 다국가 3상임상 'SKYLINE 연구(NCT05256134)'에 대한 진행 계획도 공표했다.

여기서 공개한 SKYLINE 연구 계획에 따르면, 환자군은 뇌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의 징후를 보이지만 인지장애가 없는 환자들이 주요 평가 대상으로 잡혔다. 이들은 60세에서 80세 연령으로, 전 세계 17개국의 임상기관에서 총 1,200명의 환자들이 모집될 예정이다.

앞서 2월 15일 간테네루맙의 국내 3상임상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끝마치며 조만간 임상평가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국가임상으로 진행되는 해당 SKYLINE 연구에는 총 환자수 1,200명 가운데 36명의 국내 환자들이 포함된다.

임상시험 실시기관으로는 건국대병원 및 길병원, 동아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인하대부속병원, 서울아산병원, 전남대병원, 서울성모병원, 한양대병원 등 10곳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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