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 치매 발생 위험 큰 폭 증가? '모니터링 필요성' 대두
조현병 환자 치매 발생 위험 큰 폭 증가? '모니터링 필요성' 대두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10.2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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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메타분석 공개, 치매 발병 2.5배 높아 "연관성 주목할 시점"
출처: 국제학술지 'Psychological Medicine'.

조현병과 같은 정신병적 장애를 가진 환자들의 경우, 일반 건강한 인원에 비해 치매 발병 확률이 두 배 이상 증가한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더욱이 해당 정신질환을 가진 인원에서는 치매 진단 연령대가 빨라지는 경향성이 확인됐으며, 60대 연령에 이르면 치매 진단 가능성이 통계적으로도 두드러지게 높았다는 대목이다.

9개국 약 1,300만 명의 임상참가자를 대상으로 정신질환과 치매 발생 사이의 위험도 메타분석을 진행한 결과는 국제학술지 'Psychological Medicine' 2022년 10월 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핵심은 이렇게 정리된다. 다양한 유형의 정신병적 장애를 경험한 인원에서는 치매 발병 위험이 2.5배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때 환자의 첫 정신질환 발생연령과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저자인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건강 및 노화연구소(MRC Unit for Lifelong Health and Aging) 선임연구원인 Jean Stafford 박사는 "이번 결과는 정신과적 장애와 인지저하 및 치매 발생을 연결짓는 임상적 근거를 시사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중년 및 노년기에 정신병적 장애를 가진 환자에서는 인지저하의 증상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인원들은 치매를 비롯한 여러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신체 및 정신과적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신병적 장애, 치매 발생 연관성 보고 늘어…"정신병 증상, 치매 초기 표지자 가능성"

통상 다양한 정신과적 증상과 장애 진단이 인지저하 및 치매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보고되는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현재 노년기 우울증에는 강력한 연관성이 제시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정신병과 치매 사이에 강력한 연결고리를 놓고는 명확한 임상근거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Stafford 박사팀은 스웨덴 코호트 등록자료를 기반으로 늦은 시기에 발병하는 정신병과 치매 위험 사이에 상관관계를 평가한 연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여기서 연구팀은 "두 질환 사이에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선 종단연구에 초점을 맞춘 체계적인 문헌검색과 메타분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2022년 3월까지 발표된 4개의 전향적 및 후향적 종단연구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했다. 이를 통해 비정동성 정신병(조현병 또는 비특정 기능적 정신병, nonaffective psychosis)을 진단받은 18세 이상의 성인 환자와 해당 정신장애가 없는 대조군으로 구분해 평가를 진행했다.

총 9,496편의 관련 논문 가운데 2003년부터 2022년까지 게재된 11편의 메타분석(참가자 1,299만 7,101명) 기준에 부합하는 논문들이 평가대상으로 선정됐으며, 추적관찰 기간은 1.57년에서 33년 범위에 해당됐다. 연구는 덴마크 및 핀란드, 스웨덴, 영국, 미국, 호주, 대만, 뉴질랜드, 이스라엘 등에서 시행된 경우였다.

연구들은 후기 발병 조현병 및 유사 정신병, 정신병적 장애, 노인 조현병 등에 초점이 맞춰졌으며, 이들에서 알츠하이머병 및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발병률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혼란변수로 동반질환을 비롯한 알코올 및 약물 남용 장애, 흡연, 소득과 교육 수준 등을 조정해 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논문 메타분석 결과 전체 11건의 연구에서 정신병 장애와 치매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은 연구는 1건, 나머지 10건의 연구에선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pooled risk ratio [RR], 2.52; 95% CI, 1.67-3.80; I 2 , 99.7%). 정신병 장애가 있는 인원에서는 대조군 대비 치매 발생 위험도가 2.52배 높게 관찰된 것이다.

더욱이 하위분석 결과에서는 이러한 경향성이 더욱 두드러졌다. 후기 발병 조현병 유사 정신병 환자에서는 치매 발생 위험도가 2.77배 증가했으며(pooled RR, 2.77; 95% CI, 1.74-4.40; I 2 , 98.9%; P < .001), 전형적인 후기 발병 정신병적 장애 환자는 치매 발생 위험도가 2.10배 높았다(pooled RR, 2.10; 95% CI, 2.33-4.14; I 2 , 77.5%; P = .004). 이 같은 위험도 증가폭은 10년 이상의 추적관찰이 진행된 연구들에서 보다 컸다.  

이 밖에도 여성 참가자의 비율이 높은 연구(60% 이상)와 2020년을 기점으로 그 이후에 발표된 연구들에서 2020년 이전에 발표된 연구들보다 더욱 강력한 연관성을 나타냈다. 또한 조현병만을 조사한 연구에 비해 광범위한 비정동성 정신병적 장애를 조사한 연구들에서 치매 발생 위험도가 높았다. 

Stafford 박사는 논문을 통해 "정신병적 장애가 치매 발생을 유발하는 기전과 관련해 가능성 정도는 짚어볼 수 있다"며 "조현병과 같은 정신병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치매에 위험인자로 알려진 심혈관질환 및 당뇨병 등을 포함한 다양한 건강상태의 위험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끝으로 "일부 인원의 경우 발병 원인까지는 아니지만 정신병적 증상이 치매의 초기 표지자가 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논문> Miniawi, S., Orgeta, V., & Stafford, J. (2022). Non-affective psychotic disorders and risk of dementi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Psychological Medicine, 1-13. doi:10.1017/S0033291722002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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