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결정제도 시행 5년 활성화 '미흡', "대상군 확대 필요"
연명의료결정제도 시행 5년 활성화 '미흡', "대상군 확대 필요"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12.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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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기 아닌 말기 환자로 대상 확대·의료인 설명의무 명시해야
출처 보건복지부.
출처 보건복지부.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한 첫 법적 장치인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된 지 5년째에 접어들었지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21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죽음, 자기 결정권 강화'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서이종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연명의료결정과 자기 결정문화 확산을 위해 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6년 2월, 연명의료결정법이 공표된 이후 2018년 4월부터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됐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에 대한 자기결정을 존중함으로써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명의료결정법은 '임종 과정'이라는 의학적 판단이 선행된 환자에 대해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 여부를 환자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환자의 뜻을 존중해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해 그 결정 및 이행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현행법상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 즉 임종기에 제한해 연명의료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명의료결정이 남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명의료결정을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아닌 말기 환자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서 교수의 의견이다. 말기부터 임종기에 이르기까지 질환의 진행과 특성에 따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서 교수는 "연명의료결정 남용은 임종기로 제한하는 방안으로 해결되지 않는 폭넓은 문제"라며 "또한 임종기는 각 질병의 진행 상황에 따라 명확하게 확정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그는 의료인의 설명의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명의료결정법 제27조(의료인의 설명의무)에 따르면, 호스피스전문기관의 의료인은 말기 환자나 그 가족 등에게 호스피스의 선택과 이용 절차에 관해 설명해야 한다. 

또한 호스피스전문기관의 의사 또는 한의사는 호스피스를 시행하기 전에 치료 방침을 말기 환자나 그 가족에게 설명해야 하며, 말기 환자나 그 가족이 질병의 상태에 대해 알고자 할 때는 이를 설명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현행법상 의료인의 설명의무는 호스피스기관을 선택해 찾아온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설명하는 것에 국한돼 있다는 한계가 있다.

서 교수는 "현행법은 말기상황에 대한 의료인의 설명의무 없이 사실상 환자가 스스로 알아서 담당 의사에게 문의해 자기 결정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진다"며 "연명의료결정법은 말기상황을 알리는 의료인의 설명의무에서 출발해야 한다. 연명의료의 중단, 유보 혹은 지속에 대한 모든 결정은 이런 사전동의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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