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공병원은 치매국가책임제를 발전시킬 의무가 있다”
[인터뷰] “공공병원은 치매국가책임제를 발전시킬 의무가 있다”
  • 조재민 기자
  • 승인 2018.05.18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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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위탁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준영 교수]

치매국가책임제 이전 공공병원은 치매 진단과 관리 등 역할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치매국가책임제서도 이런 포지션을 계속해서 취해야 할까?

정답은 'NO'다. 이미 치매 유병률이 급격하게 높아짐에 따라 치매는 공공의료가 필요한 영역에 들어왔다.

이제 80대 노인 중 4명 중 1명은 치매가 걸리는 시대가 됐다. 치매라는 질병은 사람, 재산, 환경을 가리지 않는다. 누구나 걸릴 수 있어 국가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국내 공공병원 모델을 선두에서 제시하고 있는 보라매병원의 치매 환자 관리자인 이준영 교수를 만나 향후 공공병원이 치매국가책임제에서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Q. 최근 진행되고 있는 치매국가책임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단 큰 틀로 보면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임상현장에서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의료비 등급 외 환자나 요양보호사 주간보호시설를 활용하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인지등급의 신설도 긍정적으로 본다.

Q. 그렇다면 치매국가에서 공공병원이 가져야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과거에 비해 치매노인 등을 돌볼 수 있는 시설 등은 많이 늘어났지만 생각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관리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기에서는 국공립병원들이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국공립병원 의료 인력을 더 뽑고 치매안심센터 같은 경우 협력의사가 부족하면 파견을 보내는 시스템 등이 필요하다.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20~30명만 있어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공공병원에서 치매 관리 및 치료 등 적정한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널리 퍼뜨리면서 공공병원에서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치매안심센터와 협업을 통해 치매 관리 및 요양의 발전을 선두에서 이끌 필요가 있다.

치매가 예전보다 많이 발전했지만 요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인력의 질이나 서비스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불편하게 들리겠지만 사실이다. 일부 국립요양원을 제외하고는 요양수준이 낮다. 요양원이나 시설들이 물리적으로 좋아졌지만 여전히 소프트웨어 부분에서는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

Q.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치매진단 수행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과거에는 치매진단 등 인지검사가 굉장히 고비용이었다. 현재 보험체계에 편입되면서 부담은 상당히 낮아졌다. 치매안심센터의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선별검진과 치료연결보다는 치매환자가 보다 요양시설에 늦게 입주하고 최대한 살던 곳에서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룹홈이나 지역사회그룹을 만들어 가족들이 함께 치매환자들 돌볼 수 있도록 하는 여건도 적극 마련해야 한다. 치매환자가 진정한 인간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찾아줘야 한다.

Q. 현재 치매의 진단 및 치료 경향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한다.

치매라는 질병은 의학적 개념과 더불어 환자와 가족을 돌보는 복지적 측면 2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치매라는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조기진단과 조기치료, 예방 중심으로 포커스가 옮겨가고 있다. 더불어 병이 발병하면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에 국가가 주도해서 환자들이 치매에 걸리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온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본다.

Q. 현재 치매의 경향이 변해가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아무래도 기존 치료제 개발의 연이은 실패가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기존 치료제는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인지기능이 떨어지면 뇌세포를 연결하는 부분이 20~40%가 파괴된다. 그걸 원상태로 돌릴 수는 없다고 본다. 병리가 지속되는 단계에서 예방을 중심으로 약물 연구도 바뀔 것이다.

Q. 치매환자를 진료하면서 갖는 지론이 있으시다면?

치매 환자의 기억이 없어지고, 일상생활 능력이 떨어져도 존중받아야 될 인격이다. 가족이나 의사들이 환자를 볼 때 인격이 있다는 사실을 까먹으면 함부로 대하게 된다. 그들도 자세히 보면 소중한 삶의 흔적이 있다. 존중하고 존경해야 인격이 있는 존재로 대할 수 있다.

디멘시아뉴스 조재민 기자(jjm5352@dementi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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