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환자 10명 중 4명 코로나 이전보다 건강상태 '악화'
치매환자 10명 중 4명 코로나 이전보다 건강상태 '악화'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1.01.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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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치매센터 코로나 관련 연구보고서

치매환자 10명 중 4명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정신건강이나 신체건강 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래서비스 이용이나 치매관리서비스 등의 축소에 따른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인천광역치매센터는 '코로나19 사태가 인천광역시 치매환자의 보건의료서비스 이용 및 생활건강에 미친 영향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조사는 인천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치매환자 가족 총 220명에 대한 설문 참여를 통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반적으로 의료서비스나 지원서비스 이용 빈도가 줄었으며, 이는 건강 악화로 이어졌다.

외래서비스 이용=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치매환자의 외래 서비스 이용 횟수에 어떠한 변화가 생겼는지 조사한 결과, 220명 중 103명(46.8%)이 2019년도에 비해 치매환자의 외래 서비스 이용 횟수가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이용 횟수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9.1%였으며, 36.8%는 변화가 없었다.

◆입원서비스= 코로나19 확산 후인 2020년도에 입원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 경우는 19.5%였으며, 이들 중 74.4%가 코로나19로 인해 치매환자의 입원 서비스 이용에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치매환자 면회에서 제한을 받은 경우가 62.8%로 가장 많았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입원 기간 도중 퇴원을 권유받음(7.0%), 입원하지 못함(4.7%) 순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 처방= 약 처방을 위한 병원 방문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70명(31.8%)이었다. 2019년도에는 약 처방 주기가 1~2개월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올해에는 3~4개월로 주기가 길어진 경우 등 치매치료 약의 장기처방이 증가했음을 의미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이후 치매환자 없이 가족 중 한 명이 병원에 방문해 약을 처방받아 오는 빈도가 높아졌는데, 이는 치매환자가 의사와 직접 상담한 후 약을 처방받아오는 경우가 감소했음을 뜻했다.

◆치매관리서비스= 치매환자가 받던 관리 형태 또는 지원서비스 종류에 변화가 있냐는 질문에 변화 없음이 72.7%로 가장 높았다.

제공받던 관리 및 서비스 전부 이용 못함(17.3%), 제공받던 관리 및 서비스 일부 이용(10.0%) 등이 뒤를 이었다.

제공받던 관리 및 서비스를 일부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 조호물품 제공, 약물치료, 전화 모니터링 등은 코로나19 대응기간에도 제공받았다고 답했다.

◆가족지원서비스= 가족지원 서비스 이용에 변화 없음이 73.6%로 가장 높았으며, 제공받던 관리 및 서비스 전부 이용 못 함(13.6%), 제공받던 관리 및 서비스 일부 이용(12.8%) 순으로 나타났다.

제공받던 관리 및 서비스 일부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 상담서비스 등은 코로나19 대응기간에도 제공받았다고 응답했다.

◆일상생활활동 수행 능력= 외출하기, 운동하기 등 수단적 일상생활활동 수행능력에서의 변화가 더 두드러졌다.

수단적 일상생활활동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후 할 수 없게 됐다는 응답이 외출하기 26.8%, 운동하기 21.8%, 가사활동하기 15.5%, 건강관리하기 15.5%, 여가활동하기 25.9%였다.

또 할 수 없게 됐다는 응답과 더 어려웠다는 응답을 합하면 평균 50%가 넘어 상당수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환자 건강수준= 코로나19 대응기간 동안 치매환자의 건강수준 변화 정도를 조사하기 위해, 건강수준을 크게 정신건강(감정조절), 신체건강, 의사소통, 행동심리증상으로 분류해 문항을 구성했다.

조사 결과, 4가지 측면에서 ‘더 나빠짐’과 ‘매우 나빠짐’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평균 41.0%로, 이는 치매환자 10명 중 4명은 코로나19 이전보다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신체건강, 의사소통, 행동심리증상 중 감정조절에서 나빠졌다고 응답한 경우가 43.2%로 가장 높았는데,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불안이나 우울 등을 호소하는 치매환자 수가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가족 돌봄 부담= 치매환자를 돌보는 데 있어 가족들이 느끼는 신체적·정신적 부담 변화에 대한 질문에 절반 이상(56.4%)이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모두 늘었다고 응답했다.

◆치매환자 및 가족에게 필요한 지원= 코로나19 관련 유사 상황 발생 시 서비스 제공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치매환자 또는 가족을 위해 마련돼야 하는 지원서비스에 대한 조사도 진행됐다.

그 결과,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운동, 인지활동 키트 등 비대면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한 비율이 45.3%로 가장 높았으며, 치매환자 및 가족의 심리정서적 지원이 27.6%로 그 뒤를 이었다.

연구자는 "치매 유관기관들은 위기 상황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안적 시스템을 갖고 운영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감염병 대응에 필요한 대응지침과 운영 매뉴얼, 비대면 방식이나 야외 공간 등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 및 자료들이 개발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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