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로 파킨슨병 관리 가능해질까?"
"스마트워치로 파킨슨병 관리 가능해질까?"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0.13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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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이용 WATCH-PD 연구 첫 공개, 가능성 제시 "전문가 논의 문제 남아"

'일상생활에 흔하게 사용되는 스마트폰 및 시계 등 모바일 장치를 활용한 파킨슨병 관리가 가능해질까?'

이 같은 질문에 답변으로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긍정적 신호가 포착됐다.

스마트폰과 워치에 탑재된 터치스크린(Touchscreen) 및 관성센서(inertial sensor) 등을 이용해 초기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능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감별할 수 있다는 최신 분석 결과가 나온 까닭이다.

다만, 이러한 모바일 장치의 활용방안을 놓고는 추후 의료기기로의 허가 작업 등과 관련해 전문가 논의도 병행해야 한다는 조심스런 평가도 내려졌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초기 파킨슨병 감별을 위해 아이폰(iPhones)과 애플워치(Apple Watch)를 이용한 'WATCH-PD 연구' 결과가 지난 9월 온라인으로 열린 국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International Congress of Parkinson's Disease and Movement Disorders)에서 발표됐다.
  
여기서 핵심은, 애플워치를 통해 초기 파킨슨병 환자와 정상 인원을 명확히 구별해낼 수 있다는 평가. 이를테면 파킨슨병 환자들의 경우, 대표적 신경인지검사 중 하나인 손가락 두드리기 검사(Finger Tapping Test, 이하 FTT)에서 분명한 차이가 보고된 것이다.

더욱이 스마폰과 워치를 이용한 분석 지표들은, 운동장애학회-통합파킨슨병등급척도(Movement Disorder Society-Unified Parkinson's Disease Rating Scale, 이하 MDS-UPDRS)와도 밀접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책임저자인 미국 로체스터대학 Jamie Adams 교수는 발표를 통해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연구 결과 파킨슨병 환자와 대조군에서는 보행 평가에도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WATCH-PD 연구 설계 "스마트폰 및 워치 탑재 동작센서 모니터링 진행" 

이번 WATCH-PD 연구는, 17개 파킨슨병 연구 그룹이 참여해 1년간 진행된 첫 결과물이었다.

132명의 인원을 대상으로 파킨슨병 환자군 82명, 대조군(정상 인원) 50명으로 분류해 차이를 비교했다. 참여자들의 연령대는 파킨슨병 환자군이 평균 63.3세, 대조군이 60.2세였다.

등록된 파킨슨병 환자들은 진단시점이 채 2년을 넘기지 않은 경우로, 모두 치료 경험이 없었다. 특히, 이들은 파킨슨병 증상의 정도를 나타내는 '혼과 야의 스케일(The Hoehn and Yahr)' 단계에 있어 1 또는 2단계에 해당됐다. 

통상 해당 척도는 기능부진의 정도로 1~5단계까지 구별을 하는데 '체간의 한쪽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1단계, '체간의 양쪽에 증상이 나타나며 균형 장애가 없는 경우'가 2단계를 뜻한다.

연구를 살펴보면, 모든 참여 인원들에 애플워치와 아이폰을 지급하고 임상클리닉에 방문해 평가받도록 했다. 평가 시점은 1, 3, 6, 9, 12개월차 즉, 3개월 간격으로 잡혔다. 애플워치에 탑재된 동작센서(motion sensor)를 통해 운동검사를 실시하고, 아이폰의 앱으로 언어 및 인지검사가 시행됐다.

또 임상 참여자들은 MDS-UPDRS 파트 III 운동신경 검사를 진행할 때, APDM Mobility Lab이 개발한 관성센서(inertial sensor)를 착용토록 했다. 해당 관성센서는 정해진 방향에서의 각변위나, 변화율을 계측하는 데 이용되는 기기다.

격주 간격으로 가정평가도 병행했다. 전화를 통한 설문은 참여 인원의 기분을 비롯한 피로도, 인지 및 낙상 등의 질문에 더해 지각능력과 언어, 시각적 공간 및 소근육 운동능과 관련된 인지능력을 평가했다. 여기서 애플워치와 아이폰은 참여자들의 보행 및 균형, 떨림(tremor) 등을 측정하는 데 이용됐다.

#모바일 운동능 평가, 현행 임상지표와도 연관성 보여 "전문가 인증 등 논의 문제"

그 결과는 어땠을까. 모바일 장치의 파킨슨병 모니터링 감별능력에는 합격점이 매겨졌다. MDS-UPDRS 총 점수 비교 결과 파킨슨병 환자군 35.0점, 대조군 6.0점으로 통계적으로도 유의한 차이가 관찰된 것. 해당 지표는 점수가 더 낮게 나올 수록 파킨슨병 환자의 상태가 좋음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 네 개의 파트로 이뤄진 MDS-UPDRS 평가 지표에서 파트 I의 경우 파킨슨병 환자군은 5.4점, 대조군은 2.9점이었다. 파트 II에서는 파킨슨병 환자군 5.5점, 대조군 0.4점이었으며 파트 III의 경우 파킨슨병 환자군 24.1점, 대조군 2.7점으로 비교적 명확한 차이를 나타냈다.

더불어 경도 인지장애를 선별하기 위한 몬트리올 인지평가(Montreal Cognitive Assessment, 이하 MoCA) 결과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대조군에서는 28.1점으로, 파킨슨병 환자군 27.6점 대비 더 나은 수행력을 보고한 것이다.   

이러한 경향성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터치스크린 평가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손가락 두드리기 검사(FTT) 결과, 파킨슨병 환자군보다 대조군에서 더 많은 태핑(두드리기)이 관찰된 것. 이는 주로 쓰는 손(dominant hand)을 사용했을 때 더 두드러졌다.

실제 20초간 자주 사용하는 손의 손가락 두드리기 횟수를 비교한 결과, 파킨슨병 환자군에서는 103.7회로 대조군 131.9회와는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주로 사용하지 않는 손의 경우에도, 파킨슨병 환자군이 106.6회로 대조군 122.1회보다 적었다.

이 밖에도 대조군에서는 손의 소근육 운동검사 및 모바일 숫자-기호 양식 검사에서 보다 나은 결과를 보고했으며, 분당 걸음수와 팔의 스윙 및 진폭(amplitude) 변화, 회전 지속시간 등을 평가한 1분 보행검사 또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의 상태나 치료에 대한 반응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장치들이 운동평가와 관련한 객관적인 측정 데이터를 제공하고 평가자간 변동성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시중에는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을 추적하고 운동평가 및 지원단체나 연구 자료 등을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앱들이 나와있다"면서 "문제는 이러한 앱이나 장치들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인증평가와 의료기기로 승인돼야 하는가 등에는 면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논문>J. Adams, E. Dorsey, T. Ruiz Herrero, P. Auinger, R. Alexander, R. Rubens, B. Tracey, N. Zach, P. O'Donnell, A. Best, J. Severson, M. Kostrzebski, E. Stevenson, P. Wilmot, Y. Pohlson, J. Cosman, K. Fisher, J. Edgerton, T. Kangarloo. WATCH-PD: Wearable Assessments in the Clinic and Home in Parkinson’s Disease: Baseline Analyses. Mov Disord. 2021; 36 (supp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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