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바이오업계…치매 기업 IPO 향방은?
먹구름 낀 바이오업계…치매 기업 IPO 향방은?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2.06.08 1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가 하락 전례 다수…상장 절차 강화 추세 감지
출처. 한국거래소
출처. 한국거래소

바이오업계의 전반적인 신뢰도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치매 관련 업계의 향후 기업공개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바이오업계의 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 IPO) 이후 성공사례가 부족해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진 분위기다.

치매 바이오업계도 기술특례상장을 활용한 IPO가 활발하지만, 감지되는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기술특례상장 절차와 기준이 이 같은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해 까다로워진 탓이다.

신뢰도가 하락한 이유는 비교적 명확하다. 상장폐지, 주가 하락, 투자 실패 등으로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며 뛰어들었던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 가치평가의 저하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졌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술특례상장을 통한 치매 업계의 IPO 사례가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IPO 진행 시 기업의 정보가 외부로 공개되지만, 주식 거래를 통해 자금조달이 원활한 효과가 있다. IPO의 절차는 주관회사 선정, 실사 및 내부정비, 상장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및 청약납입, 상장신청 및 매매개시 등이다.

▲기술특례상장 집중…"실패사례 참고해야"

치매 업계는 대부분 기술특례상장에 의존하고 있다. 쉽게 말해 기술력을 통해 미래가치를 인정받는 방식이다. 현재 회사는 수입이 없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에 발생할 수익을 기대하는 것이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 외부 검증기관을 통해 심사 후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로 2005년에 도입됐다.

상장 시 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기술보증기금, 나이스평가정보, 한국기업데이터) 중 2곳에 평가를 신청해 모두 BBB등급 이상을 조건으로 한다. 최소 1곳에서는 A등급 이상이 필요하다. 상장심의위원회 통과 후 코스닥(KOSDAQ)에 등록된다. 

현재 치매 영역에서 주목받는 IPO 주자는 샤페론과 아리바이오다. 샤페론과 아리바이오는 지난 3월 특례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절치부심 끝에 샤페론은 5월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아리바이오는 3월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했다. 지난 2018년 탈락 후 두 번째 실패다. 아리바이오는 9월 재도전 계획을 예고한 상태다. 최근 미국 3상 승인에 따라 일부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 중이다. 

치매치료제 개발업체인 디엔디파마텍은 2021년 2월 코스닥 상장에 실패했다. 신약개발역량을 인정받지 못해 상장 예비심사에서 탈락했다. 이후 동년 10월경 상장 심사를 재차 제출했다. 

기술수출 실적과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2022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겨냥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4월 상장위원회에서 다시금 상장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사유는 핵심 파이프라인인 NLT01의 유효성 입증 실패로 보는 해석이 유력하다.

바이오업계의 기대주던 에프릴바이오의 IPO 실패나 코스닥 상장 계획 철회를 발표한 보로노이의 사례 등도 업계 분위기의 침체를 유발한 요소로 평가받는다.

▲IPO 통과가 만사형통?…주가 하락 등 ‘안갯길’

그렇다면 IPO만 통과하면 업체의 미래가 만사형통이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게 정확한 해석일 것이다.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을 겪으며 주주들의 원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앞서 피플바이오는 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키트를 상용화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0년 10월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피플바이오는 공모가 2만원으로 시장에 진입했지만, 현재 주가는 8일 기준 10,300원에 그치고 있다. 

치매 진단과 AI 의료 솔루션을 무기로 내세운 뷰노는 공모가 2만1,000원에 상장됐지만, 현재 9,900원까지 쪼그라든 상태다. 

이외에도 치매약 개발업체인 젬백스나 치매 패치제를 판매하는 아이큐어, 진단업체인 메디프론의 주가 약세도 치매 관련 업체의 기업공개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기업인 바이오젠의 아두헬름 실패도 치매 분야업계의 기대치 하락의 또 다른 요인이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DOWN…“기술로 돌파해야”

이처럼 치매 관련 바이오업계의 분위기는 저하됐다. 폭넓게 보면 바이오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로도 감지된다. 

하지만 치매 분야의 기술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치까지 모두 사라진 건 아니다. 여전히 성공에 따른 보상이 큰 빅마켓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기술력에 대한 냉정한 자체 평가와 기업공개나 상장 특례 제도에 대한 요건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지나칠 수 없이 커진 점도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분위기가 조성된 데는 바이오업계의 낙관론이나 도덕적 해이가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며 "치매 기술개발에 대한 어려움도 분명히 크기 때문에 기술평가 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전반적인 지원책 등의 점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