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작가, 20년 전 ‘영케어러’ 자전적 에세이 《어머니는 소풍 중》으로 큰 울림
20년의 ‘소풍’을 마치고 하늘로 떠난 어머니...고달픈 현실 속 ‘희망과 위로’ 담아
2000년대 초 《어머니는 소풍 중》으로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줬던 <디멘시아뉴스> 편집국장 황교진 작가의 20년 만에 신작 에세이 《어머니와의 20년 소풍》(디멘시아북스)가 출간됐다.
황 작가의 《어머니는 소풍 중》은 1997년 동대문 광장시장에서 일하다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가 된 어머니를 8년간 홀로 간병한 ‘영케어러(Young Carer)’의 자전적 희망 에세이다. 꿈 많던 공대생이 별안간 마주한 절망적 현실 앞에 굴하지 않고 어머니 곁을 꿋꿋이 지키며 희망과 역경을 적어 내려간 ‘사모곡(思母曲)’으로 많은 독자의 응원과 사랑을 받았다.
《어머니와의 20년 소풍》은 청년기에 연애도 직장도 모두 내려놓고 중환자를 돌봤던 이야기를 확장해, 20년간 낫지 않고 조금씩 병세가 나빠지던 어머니의 마지막 시기까지 온 힘을 모아 간병했던 기간의 전체 기록과 소회를 엮었다.
당시 병원에서 가망이 없다고 선고한 어머니를 집으로 모시고 와 대학원을 휴학하고 병간호에 몰두한 황 작가는 첫 책을 낸 이후 직장을 얻고 결혼해 두 아이를 양육하면서 계속 어머니를 돌봐왔다. 요양병원을 여러 군데 옮겨 다니고 병원에서 결핵에 걸리게 되자 책임지고 돌보는 고통이 이어졌지만, 한순간도 포기하거나 물러섬 없이 어머니의 생명을 보존하는 데 힘을 쏟았다.
《어머니와의 20년 소풍》은 한국의 의료 시스템에서 식물인간이라는 중환자 가족이 생겼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운 현실에 직면하는지 그 일상을 소상히 기록하고, 한 줌 희망의 빛도 보이지 않는 시간을 견딘 저자의 인내와 수고를 오롯이 담았다. 병과 싸우는 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라 절망을 견디는 이야기, 벼랑 끝 현실을 감당하는 실제 삶이 녹아 있어 고통에 지친 현대인을 공감하고 위로하는 따듯한 메시지로 가득하다.
어느덧 중년이 된 황 작가는 2017년 가을, 20년 간병 끝에 어머니를 하늘로 보낸 뒤 자기 삶의 경험을 접목해 뇌 질환 환자 가족을 돕는 사업계획으로 ‘소셜벤처 아이디어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후 장기 환자의 가족을 돌보는 소셜벤처를 창업해 활동하다 지난해부터 치매 전문 매체인 <디멘시아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아 돌봄 현실과 미래, 노년 건강과 삶의 행복 등에 관한 기사를 쓰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노인 인구가 크게 늘면서 돌봄 위기에 처한 가정이 사회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또 치매 등 뇌 질환으로 고통을 겪는 가정이 급증하면서 돌봄 문제로 가족이 해체되고 개인화하는 사회 분위기에 20년 간병 기간을 온몸으로 버텨온 작가의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어머니와의 20년 소풍》은 ‘2024년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 황교진 작가 《어머니와의 20년 소풍》, ‘2024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선정
- [책소개] 어머니와의 20년 소풍
- 황교진 작가, 28일 광화문 교보문고서 《어머니와의 20년 소풍》 북콘서트
- 디멘시아북스, 출판진흥원 ‘중소출판사 성장도약 제작 지원 사업’ 선정
- 초록리본도서관, 12일 《어머니와의 20년 소풍》 황교진 작가 북콘서트 개최
- 디멘시아북스 도서 6종, 출판진흥원 ‘전자책 제작 지원’ 사업 선정
- 디멘시아도서관, 내달 《어머니와의 20년 소풍》 황교진 작가와 돌봄 콘서트
- [현장] 2025 한일돌봄포럼, 영케어러와 통합돌봄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