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신임 회장 21일 취임사에서 생산인구 감소로 노인 연령 조정 건의
연간 1년씩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해 2050년 노인 총수 1,200만 명 유지
KDI 이태석 연구위원, “노인 연령 상향 조정하되 이에 따른 정책적 보완 사항 마련해야...”
21일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은 제19대 대한노인회 회장에 취임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9대 회장 취임식에서 이 회장은 노인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5세로 조정하도록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1,000만 노인의 권익을 대변하고 봉사하는 자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노인 처우 개선과 노인들을 위한 좋은 정책들을 개발해 대한노인회가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어르신 단체로 모양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노인 인구는 1,000만 명이지만 2050년에는 2,000만 명으로, 나머지 인구 3,000만 명 중 20세 이하 1,000만 명을 제외한 2,000만 명이 노인 복지에 치중하다 보면 생산인구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든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노인 연령을 75세로 연간 1년씩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해 노인 총수를 2050년에도 1,200만 명 정도로 유지하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가에서 정년 연장 제도를 도입한다면, 정년 연장 첫해(65세)에는 정년 피크 임금의 40%를 받고, 10년 후인 75세에도 20% 정도를 받도록 해 생산 잔류기간을 10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노인이 살던 집에서 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재가(在家) 임종제도’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현재 노인 요양원에서 쓸쓸히 임종을 맞이하는 분들이 많다”며 “요양원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처럼 재가 간병인 예산을 만들어 노인들이 집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의 손을 잡고 임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돌봄에 대한 대안으로 “외국의 간호조무사들이 국내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한다면, 가족들은 본업에 종사하면서 노인을 모실 수 있고, 노인은 편안하게 삶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출생 지원과 노인 복지를 위한 ‘인구부’ 신설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해 필요 인구를 계획·관리하도록 하겠다”며, “대한노인회가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존경받는 어르신 단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모아 나아가자”고 말했다.
평균수명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노인 연령 상향 조정이 이뤄지면 신규 노인 예정자들이 기본 수당을 받으면서 경제생산에 참여하는 만큼 초고령사회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날 행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 전광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등이 참석했다.
노인 연령 상향 조정 제안이 대한노인회에서 나왔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노인이 급격히 증가함으로 관련 예산 편성 문제에 부딪힌다. 노인 연령이 조정되면 연금, 노인 일자리 공공근로, 지하철과 공원 무료 입장 등 정부 정책 대상 연령이 달라진다.
일각에서는 대한노인회가 정부 입장을 고려한 것일 수 있고, 고연령층 노인에게 정책 혜택이 집중되길 바란 의도도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KDI의 ‘노인 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 보고
한편 KDI(한국개발연구원) 이태석 선임연구위원은 KDI 포커스에 <노인 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라는 연구보고서를 게재했다(2022년 9월 6일 자).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증가하고 합계출산율은 감소하고 있어, 전체 인구 규모가 감소하면서도 노인 인구의 비율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 연령을 현재와 같이 65세로 유지할 경우, 2054년 이후에 우리나라 노인 인구 부양 부담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일 것이라고 노인 연령 상향 조정 연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인구 부양 부담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부터 건강 상태 개선 속도를 감안해 10년에 1세 정도의 속도로 노인 연령을 상향 조정하면, 2100년 노인 연령은 73세가 되고, 우리나라의 생산연령인구 대비 노인 인구의 비율은 60%가 되어 현행 65세 기준 대비 36%p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보고했다.
노인 연령 상향 조정의 폭과 시기는 고령 취약계층의 건강 상태 개선 속도를 감안해 신중히 결정해야 하며, 민간의 기대 형성과 행태 변화 그리고 사회적 제도의 조정 기간을 고려해 노인 연령 상향 조정 계획을 충분한 기간을 두고 사전 예고 하고, 노인 연령 상향에 따른 정책적 보완 사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고령화를 먼저 겪고 있는 국가들 사례
고령화를 먼저 겪었거나 함께 경험하고 있는 해외 국가들은 어떨까? 먼저 일본 내각부는 2016년부터 고령자 연령 기준을 현재 65세에서 70세로 조정하는 방안을 내놨으며, 일본 노년학회는 이듬해 평균수명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고령자 연령을 75세로 선정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독일은 2012부터 2033년까지 노인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2020년 노인연령을 65세에서 66세로 한차례 조정한 바 있고, 2026년에 67세로 노인연령을 한 차례 더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ourece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 이태석 선임연구위원. 2022.09.06.
https://www.kdi.re.kr/research/focusView?pub_no=17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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