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에 따른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 특성 및 임상 경과 분석
심각한 뇌 위축 후 여성이 남성보다 더 빠르게 인지 기능 악화

Beta-Amyloid Plaques and Tau in the Brain / NIH, flickr
Beta-Amyloid Plaques and Tau in the Brain / NIH, flickr

알츠하이머병 진행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 간 바이오마커의 특성과 임상 경과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스위스 제네바대학병원 및 로잔대학병원 기억 클리닉에서 249명(여성 123명, 남성 126명)을 대상으로 수행됐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69.5세로, 대부분이 경도인지장애(MCI)를 앓고 있었다.

연구팀은 ▲타우-PET ▲아밀로이드-PET ▲구조적 MRI ▲혈장 내 신경교섬유질산성단백질(GFAP) 측정 등을 통해 성별에 따른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와 인지 기능의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여성은 모든 브라크(Braak) 단계 관련 뇌 영역에서 남성보다 더 높은 수준의 타우 축적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나이나 임상 단계, 다른 바이오마커들을 보정한 후에도 유의미하게 유지됐다.

특히,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타우의 상관관계가 여성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아밀로이드 축적이 타우 병리 진행을 촉진하는 과정에서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생물학적 요인도 이러한 성별 차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단백질 분해 경로, 특히 자가포식(autophagy) 능력이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또 폐경 시기와 호르몬 대체요법 시작 시기가 타우 병리의 취약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여성은 많은 타우 축적에도 초기에 남성보다 인지 기능을 잘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여성의 언어 기억력이 남성보다 우수하고, 인지 활동이 여성의 인지 예비력을 향상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에 타우 단백질이 많이 축적된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더 심각한 신경퇴화와 인지 기능 저하를 보였다. 타우 축적과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점수 간 연관성이 남성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대뇌 피질 위축이 심해지면 상황이 뒤집어졌다. 심각한 뇌 위축이 발생한 여성은 같은 상태의 남성보다 인지 기능이 더 빠르게 저하되는 경향을 보였다.​ 여성의 인지 예비력이 초기에는 보호 작용을 하지만, 임계점을 넘어서면 남성보다 더 급격한 인지 기능 악화를 겪는다는 것이다.

또한 여성이 평균적으로 GFAP 수치가 높았지만, 타우와 신경퇴행 간 관계는 남성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성별에 따라 신경 염증이 다른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여성과 남성의 뇌에서 알츠하이머병의 병리적 상호작용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성별에 따른 맞춤형 치료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심혈관계 위험 요인이 알츠하이머병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로 연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다만, 기억 클리닉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백인 중심의 데이터라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한계로 지적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8일(현지 시간) 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온라인으로 실렸다.

 

Source

Boccalini, C., Peretti, D.E., Scheffler, M. et al. Sex differences in the association of Alzheimer’s disease biomarkers and cognition in a multicenter memory clinic study. Alz Res Therapy 17, 46 (2025). https://doi.org/10.1186/s13195-025-0168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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