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알츠하이머병 환자, 혈중 고도 불포화지질 감소·포화지질 증가 확인
841명 혈장 분석 결과, 콜레스테롤·LDL과 다른 양상 보여
영국·덴마크 공동 연구팀이 혈장 지질 프로파일링을 통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여성 알츠하이머병(AD) 환자에게서만 고도 불포화지질(오메가-3 지방산을 포함한 지질)이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포화지질은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알츠하이머협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 온라인판 8월 20일 자에 발표됐으며, 킹스칼리지런던·퀸메리런던대와 코펜하겐대 연구진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AD 환자 306명, 경도인지장애(MCI) 환자 165명, 인지 기능이 정상인 대조군 370명을 합쳐 총 841명의 혈액 샘플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혈액 속 지질(脂質, 지방 성분)을 정밀 분석하는 ‘지질 오믹스(Lipidomics)’ 기법을 사용해, 268가지 서로 다른 지방 분자를 찾아내고 비교했다.
분석 결과, 여성 AD 환자에서 고도 불포화지질은 뚜렷하게 줄어든 반면 포화지질은 증가했다. 남성 환자에게서는 이러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변화는 흔히 건강검진에서 측정하는 콜레스테롤, LDL(나쁜 콜레스테롤), 아포지단백 B(ApoB) 수치와 무관했다. 즉, 기존 혈액검사로는 확인되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지방 변화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 결과로 성별 분석의 중요성을 분명히 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지질 변화는 여성에게서만 나타났으며, 이는 알츠하이머병의 생물학적 특징이 성별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티나 레히도-퀴글리(Cristina Legido-Quigley 킹스칼리지런던 약학과 교수) 박사는 “이번 연구는 여성에게서 나타난 고도 불포화지질의 감소라는 현상을 확인했고, 알츠하이머병의 지질 생물학이 성별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결과는 향후 오메가-3 지방산(대표적으로 생선 기름에 풍부한 DHA·EPA 등 고도 불포화지방산)이 들어 있는 지질 조성 변화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의 제1저자 아스거 레틀린드(Asger Wretlind 덴마크 코펜하겐대 약학대학 연구자) 박사는 이 대규모 코호트에서 남녀 간 지질 차이를 확인한 점에 의미를 부여하며, “결과는 매우 주목할 만하며, 이제 우리는 이 지질 변화가 여성에게 얼마나 이른 시기부터 나타나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여성 AD 환자에서 혈중 오메가-3 등 고도 불포화지질이 뚜렷하게 낮아졌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AD의 성별 특이적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강조했으며,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후속 임상 개입 연구(Clinical Intervention Trials)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오메가-3 지방산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직접 낮춘다는 증거라기보다, 여성 환자에게서 줄어든 지질 성분 가운데 하나로 관찰된 것이다. 섭취 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알츠하이머병과의 연관성을 탐구할 단서로 주목된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오메가-3 섭취를 권고할 수는 없으며, 알츠하이머병의 원인과 진행 과정을 밝히는 새로운 단서로 의미가 있다.
Source
Wretlind, A., Xu, J., Chen, W., Velayudhan, L., Ashton, N. J., Zetterberg, H., Proitsi, P., & Legido‑Quigley, C. L. (2025). Lipid profiling reveals unsaturated lipid reduction in women with Alzheimer’s disease. Alzheimer’s & Dementia, 21(8), e70512. https://doi.org/10.1002/alz.70512
- 40대 이상 오메가3 섭취 시 인지기능 개선에 '잠재적 이점'
- 은행엽 추출물, 아밀로이드 PET 양성 MCI 환자 인지기능 유지 효과
- 스위스 연구팀 “女, 男보다 타우 더 쌓인다...인지 기능은 초기에 잘 유지”
- 美 연구진 “성별 관계없이 교육 수준 높을수록 노년기 인지 능력 더 좋아”
- 알츠하이머 환자, 여성이 많은 이유? "USP11 유전자 존재 주목"
- “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 만성질환 많은 고령층에선 왜곡 우려”
- “전두측두엽치매 환자 23%, 알츠하이머병 병리 동반...p-tau217로 판별”
- “알츠하이머병 위험 요인, 20대부터 인지 저하에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