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구팀 “복합 만성질환 앓을수록 혈장 바이오마커 수치 높아”
인지장애 없는 노인도 동반 질환 조합 따라 지표 상승...이력 고려해야
만성질환이 많은 고령층일수록 알츠하이머병 관련 혈액 바이오마커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품청(FDA)가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에 적용할 수 있는 혈액 검사법을 처음 승인하면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고령자를 대상으로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동반 만성질환 이력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 연구팀은 인지장애가 없는 60세 이상 지역사회 거주 고령자 2,290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관찰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스웨덴 쿵스홀멘 지역의 고령자 종단조사(Swedish National Study on Aging and Care in Kungsholmen, SNAC-K) 데이터를 바탕으로 2001~2004년 수집된 혈액 샘플을 분석했다.
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는 침습성이 낮고 간편해 향후 임상적 활용 가능성이 높지만, 바이오마커 농도는 다양한 질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고령층은 대개 복합적인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다중질환 패턴이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여섯 가지 바이오마커(▲아밀로이드 베타(Aβ42/40 비율) ▲인산화 타우(p-Tau181, p-Tau217) ▲총 타우(t-Tau) ▲NfL(Neurofilament Light Chain) ▲GFAP(Glial Fibrillary Acidic Protein)의 농도를 측정했다.
이와 함께 참가자들이 보유한 만성질환의 복합 패턴을 네 가지(▲빈혈·감각장애형(Anemia/Sensory Impairment Pattern) ▲심혈관·염증형(Cardiometabolic/Inflammatory Pattern) ▲정신과·호흡기·근골격계형(Psychiatric/Respiratory/Musculoskeletal Pattern) ▲비특이적 다중질환형(Unspecific Multimorbidity Pattern))로 분류해 바이오마커들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질환이 많을수록 신경퇴행성 변화 지표인 ▲p-tau181 ▲p-tau217 ▲NfL ▲GFAP의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바이오마커 수치는 ‘빈혈·감각장애형’ 패턴과 ‘심혈관·염증형’ 패턴을 가진 고령자군에서 무질환군이나 일반형 다중질환군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심혈관·염증형 패턴군은 Aβ42/40 비율과 GFAP을 제외한 모든 바이오마커의 수치 변화와 관련이 있었다. NfL 수치(β=0.32)에서는 빈혈·감각장애형 패턴군(β=0.14)보다 두 배 이상 상승하는 등 다른 집단보다 높은 경향성을 보였다.
이는 만성염증과 산화스트레스, 혈관 기능 저하 등 복합 기전이 뇌 손상을 가속화해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 수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으로 해석된다.
빈혈·감각장애형 패턴군에서는 ▲p-tau ▲NfL ▲GFAP 수치가 상승했는데, 이는 저산소증과 철 대사 이상, 노화에 따른 대사 변화 등이 바이오마커 농도 변화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러한 바이오마커 수치는 추적 관찰 기간인 15년간 치매로 진행된 사례를 분석에서 제외한 후에도 동일한 결과가 유지됐다.
연구팀은 “특정 만성질환의 동반이 뇌 병리적 변화와 관련된 바이오마커 수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복합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층에게 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를 활용할 때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질환 이력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1차 진료나 지역사회 기반 선별검사에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령층 맞춤형 기준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2일 미국 알츠하이머협회 학술지 ‘알츠하이머와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온라인으로 실렸다.
Source
Marengoni A, Grande G, et al. Multimorbidity patterns and blood biomarkers of Alzheimer’s disease in community‐dwelling cognitively unimpaired older adults. Alzheimer’s & Dementia. 2025;21:e70411. https://doi.org/10.1002/alz.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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