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연구팀, 치매 환자 1만여 명 분석...심장병이 예후 악화
당뇨, 초기 단계서 진행 늦춰...우울증·뇌졸중 동반 시 입소 위험↑
고령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예후가 합병증이나 동반 질환의 유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5명 중 4명꼴로 평균 세 가지 이상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고령 치매 환자에게는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동반 질환이 흔히 발견된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Karolinska Institutet) 등 공동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20년까지 바이오마커로 확인된 알츠하이머병 환자 1만 857명을 대상으로 동반 질환이 인지기능 저하, 요양시설 입소,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스웨덴 전역에 걸친 인지/치매 장애 등록부(Swedish Register of Cognitive/Dementia Disorders, SveDem)와 뇌척수액(CSF) 바이오마커 자료를 연계한 관찰연구로 진행됐다. 환자의 평균 연령은 74세이며, 인지기능 평가는 MMSE(Mini-Mental State Examination)로 측정됐다.
주요 동반 질환으로는 ▲만성신부전(Chronic Kidney Disease, CKD) ▲우울증 ▲염증성 장 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 ▲허혈성 심장병(Ischemic Heart Disease, IHD) ▲제2형 당뇨병(Type 2 Diabetes T2DM) ▲뇌졸중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허혈성 심장병과 제2형 당뇨병은 인지기능 저하 진행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혈성 심장병은 요양시설 환자군에서 경증 알츠하이머병으로의 진행 위험을 2.2배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염증성 장 질환은 치매 극초기 단계에서 초기 단계로 넘어갈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반면에 인지 저하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알려진 당뇨병이 있는 경우, 요양시설에 입소하지 않은 환자군에서는 오히려 경증 알츠하이머병 진행 위험이 21%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당뇨병이 없는 환자의 경우 아밀로이드 베타(Aβ)나 타우(Tau) 단백질 등 병리적 특성에 따라 인지 저하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민감도 분석에서도 당뇨병 환자가 극초기 단계에서 초기 단계로의 진행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에게 처방되는 특정 당뇨약이 인지 저하를 늦추는 데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한 시설 입소 예측에서는 우울증, 제2형 당뇨병, 뇌졸중이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우울증 환자는 경증 알츠하이머병 단계부터 입소 가능성을 두 배(HR=1.95) 가까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률 측면에서는 주로 당뇨병과 같은 내분비·대사질환을 비롯해 심장병·뇌졸중 등 순환기계 질환, 만성신부전과의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만성신부전 환자는 중등도 알츠하이머병 단계에서 사망 위험이 3.19배나 증가했다. 우울증 역시 경증 단계에서 사망 위험을 1.93배 높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다양한 동반 질환으로 구성된 지표인 ‘CCI(Charlson Comorbidity Index)’가 알츠하이머치매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도구로 확인됐으나, 인지 저하나 시설 입소 등 결과를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아울러 최근 승인된 항아밀로이드 치료제의 임상시험에서는 다른 병리적 요인으로 인지 장애가 있는 환자들이 대부분 제외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임상 현장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수 동반 질환을 앓는 고령 알츠하이머병 환자까지 포함하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연구팀은 “동반 질환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시설 입소와 사망 위험을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며 “향후 신약의 경제성 평가나 임상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설계 시 이를 반영한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2일(현지 시간) 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온라인으로 실렸다.
Source
Xia, X., Clark, A., Brogaard, N.J. et al. Comorbidities predict institutionalization and mortality in biomarker-confirmed alzheimer’s disease. Alz Res Therapy 17, 155 (2025). https://doi.org/10.1186/s13195-025-018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