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고혈압제·지질저하제·당뇨병약의 동시 복용, 뇌 노화 예방 효과 확인

치매 고위험군인 고령자에게 심혈관계 대사질환 치료제 2~3가지를 병용 투여하면 인지 저하가 유의하게 느려지고, 사후 검사에서도 알츠하이머병 병리 소견이 줄어든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치매 위험인자의 통합적 조기 개입이 치매 예방의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해당 연구는 미국 시카고 러시 알츠하이머병센터(Rush Alzheimer’s Disease Center)의 로슈니 비스와스(Roshni Biswas) 박사 연구팀이 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콘퍼런스(AAIC 2025)’에서 발표했다.

 

복합 심혈관 치료, 뇌 건강 지킨다 / 생성형 AI
복합 심혈관 치료, 뇌 건강 지킨다 / 생성형 AI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동시 관리’ 한 집단, 뇌 병리도 감소

연구팀은 초기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고령자 4,651명을 대상으로 평균 9년 동안 인지 기능을 추적 조사했다.

이들은 러시 알츠하이머병센터(Rush Alzheimer’s Disease Center)의 장기 고령화·치매 코호트 연구 참여자로 미국 국적의 평균 약 75세(모두 65세 이상) 고령자(여성 약 75%, 비히스패닉 백인 약 90%, 일부 흑인 및 히스패닉 포함)이며 고등교육 이상의 학력자다. 기저 질환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혈관 대사 질환 병력 보유자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이 중 1,896명은 사후 뇌 병리 분석까지 이루어졌다. 조사 대상자들은 항고혈압제(Antihypertensives), 지질저하제(Lipid-lowering Drugs), 항당뇨병제(Antidiabetic Medications)의 복용 여부와 조합에 따라 분류됐다.

분석 결과, 세 가지 약제를 모두 복용한 집단은 전반적인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가장 느렸으며(P=0.02), 특히 의미 기억(Semantic Memory)과 작업 기억(Working Memory)에서 보존 효과가 컸다.

복합 치료를 받은 고령자는 뇌 건강 전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사후 뇌조직 검사에서 혈관 병변(죽상동맥경화증·세동맥경화증) 위험이 낮았고,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인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응집(타우 탱글)도 줄어들었다(P<0.01). 특히 후기 알츠하이머병에서 흔히 나타나는 TDP-43 단백질 축적과 해마 경화증 발생률도 유의하게 낮았다.

두 가지 약물만 복용한 집단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으며(P<0.01), 단일 약제를 복용한 경우에도 일부 인지 기능 유지 효과가 확인됐다.

 

“조기 병용 치료, 예방 효과 가능성”…국내 적용은?

비스와스 박사는 “복합 심혈관 대사 치료 전략이 인지 기능 보존과 치매 예방에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며, “단일 약물보다는 조기 병용 치료가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다만, “임상 권고로 이어지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알츠하이머협회 과학참여국장인 코트니 클로스케(Courtney Kloske) 박사도 “이번 연구는 심장과 뇌의 연결성(Heart-Brain Connection)을 보여주는 사례로, 조절 가능한 혈관 위험인자의 통제가 뇌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치매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특히 만성질환의 약물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통합관리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연구는 고령자의 만성질환을 조기에 잘 관리하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Source

Biswas R, et al. Combination Use of Antihypertensive, Lipid-Lowering, and Antidiabetic Medications and Slower Cognitive Decline and Less Neuropathology. Presented at: 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 (AAIC) 2025; July 27, 2025; Philadelphia, 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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