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분석 결과 여성만 유의한 구조 변화…호르몬·회복 기전 차이 주목
여성의 외상성 뇌손상(Traumatic Brain Injury, TBI)은 노년기 뇌 위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이는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교통사고, 낙상, 운동 중 충돌 등으로 뇌에 외부 충격이 가해져 발생하는 손상을 의미하는 TBI의 병력이 있는 여성은 남성보다 치매 관련 뇌 영역에서 더 뚜렷한 위축이 관찰됐다.
이 내용은 지난 29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2025 알츠하이머협회 국제 콘퍼런스(AAIC 2025)’에서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미국 보스턴대학교 알츠하이머병연구센터(ADRC)의 채드 W. 패리스(Chad W. Farris) 박사가 발표한 것으로, 프레이밍험 심장연구(Framingham Heart Study) 2세대 코호트 데이터를 분석해 성별에 따른 TBI의 뇌 영향 차이를 비교했다.
연구에는 TBI 병력이 있는 참가자 159명(평균 연령 약 68세, 여성 54%)과 연령·성별을 일치시킨 대조군 636명(TBI 1인당 4명 매칭)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이들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자료를 통해 뇌 용적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여성 TBI 병력자에게서 해마(Hippocampus), 전두엽 회백질(Frontal Gray Matter), 대뇌 회백질 총량(Total Cerebral Gray Matter) 모두에서 유의미한 감소가 확인됐다. 반면, 남성의 경우 TBI 병력이 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리뷰 연구에 따르면 군인과 운동선수 등 젊은 성인 남성에서 발생한 경미한 외상성 뇌손상에서도 DTI(확산텐서영상)를 통해 백질 연결성 저하나 미세 구조 이상이 보고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남성은 통계적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이는 MRI로 감지하기 어려운 미세 손상이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하며, 성별과 손상 유형을 고려한 정밀 영상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패리스 박사는 “여성에게서만 이러한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은 성별에 따른 뇌 손상 후 회복 기전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이나 성별에 따른 뇌 구조적 차이가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TBI 병력이 있는 여성은 인지기능 저하에 더 취약할 수 있으므로 치매 조기진단과 예방 전략 수립에 성별 맞춤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특히 여성의 경우 가정폭력, 낙상 등 반복적으로 경미한 외상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누적된 뇌 손상이 향후 인지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단일 시점 MRI 분석에 기반한 관찰 연구이며, 장기적 인과관계 입증을 위해서는 추적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전문가들은 TBI 자체가 예방 가능한 치매 위험 요인인 만큼 ▲자전거 헬멧 착용 ▲안전벨트 활용 ▲낙상 예방 환경 조성 등 일상에서의 예방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TBI 병력이 있는 여성의 경우 정기적인 인지 평가와 뇌 건강 검진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Source
TBI History Linked to Brain Shrinkage in Older Women but Not in Men. Presented at the 2025 Alzheimer’s Association International Conference (AAIC); July 29, 2025. Summary reported by Medscape Medical News. Published July 3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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