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환자군에서 대조군보다 평균 호흡 속도 높아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조기 진단 바이오마커 활용 가능

https://academic.oup.com/braincomms/article/7/1/fcaf007/7994547
https://academic.oup.com/braincomms/article/7/1/fcaf007/7994547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호흡 패턴이 질병의 조기 진단 및 진행을 추적하는 새로운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랭커스터대(Lancaster University)와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대학병원(University of Ljubljana Medical Centre)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19명과 대조군 20명, 총 39명을 대상으로 뇌 산소 공급과 신경 기능 조절, 심장 및 호흡 패턴을 측정해 뇌와 심혈관 및 신경혈관계 간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뇌 산소 공급 변화가 신경세포 퇴화에 영향을 미쳐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과 진행에 관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뇌는 체중의 약 2%에 불과하지만, 인체가 소모하는 전체 에너지의 약 20%를 사용한다. 하지만 뇌혈관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에너지 생산이 감소하면서 신경세포의 기능 장애와 신경 퇴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법(fNIRS), 뇌파(EEG), 심전도(ECG), 호흡 측정 기기 등 비침습적 장비를 활용해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25분간 수집하고, 휴식 상태에서 ‘신경혈관 단위(neurovascular unit, NVU)’의 기능적 변화를 분석했다.

NVU는 신경세포, 성상교세포, 혈관 내피세포, 평활근 세포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신경 활동과 대뇌 혈류 조절을 담당한다. NVU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뇌 혈류 조절에 이상이 생기고, 산소 및 영양소 공급이 줄어들면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촉진할 수 있다.

연구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군(19명)은 건강한 대조군(20명)과 비교했을 때 ▲뇌 산소화 진폭 감소 ▲신경혈관 위상 일관성(Neurovascular phase coherence) 감소 ▲호흡 속도 증가 등의 특징을 보였다. 반면에 두 그룹 간 평균 심박수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환자군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산소화 역학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환자군의 평균 호흡 속도는 분당 약 17회로, 대조군(약 13회)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하지만 뇌 산소 공급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뇌 산소 공급 변화가 뇌혈관의 운동성(vasomotion) 저하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건강한 뇌에서는 미세혈관이 리드미컬하게 수축·이완하며 산소와 영양소를 전달하지만,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이러한 기능이 저하돼 신경세포에 산소와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뇌 산소 공급 변화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는데, 혈관 벽을 구성하는 평활근의 활동과 관련된 ‘미오제닉 대역(myogenic band, 0.052–0.145Hz)’에서 뚜렷한 기능 저하가 확인됐다. 이는 뇌 혈류 조절 기능이 저하돼 신경세포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할 수 있다. 연구팀은 혈관 운동성 저하가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제거 기능을 떨어뜨려 알츠하이머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Neurovascular phase coherence is altered in Alzheimer’s disease (2025)
Neurovascular phase coherence is altered in Alzheimer’s disease (2025)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또 다른 목표로 호흡 패턴의 변화를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 바이오마커로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알츠하이머병 진단에는 뇌척수액(CSF) 검사나 PET 스캔과 같은 고비용·침습적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반면에 이번 연구에서 제안된 비침습적 방법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면서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에서 뇌 산소화 역학의 변화를 명확하게 보여주면서 혈관 변화가 신경 퇴화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면서 “또 다른 중요한 발견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호흡 빈도가 현저하게 증가한다는 점인데, 이는 신경염증의 존재를 시사하는 중요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또한 “fNIRS와 EEG 같은 비침습적 기술을 활용하면 심전도와 호흡을 동시에 측정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 및 진행 모니터링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버나드 메글리치(Bernard Meglič) 류블랴나대 교수는 “지금까지는 단백질 중심의 약물 시험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지만, 혈관계와 NVU는 향후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유망한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네타 스테파노프스카(Aneta Stefanovska) 랭커스터대 교수는 “우리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을 간단하고 비침습적이며 저렴하게 검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명확한 결과를 제시한다”며 “이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스핀아웃 또는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호흡 패턴과 신경혈관 기능 저하 간의 인과관계를 더 명확히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기 진단 및 치료 효과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3일 국제 학술지 ‘뇌 커뮤니케이션(Brain Communications)’에 온라인으로 실렸다.

 

Source

Juliane Bjerkan, Bernard Meglič, Gemma Lancaster, Jan Kobal, Peter V E McClintock, Trevor J Crawford, Aneta Stefanovska, Neurovascular phase coherence is altered in Alzheimer’s disease, Brain Communications, Volume 7, Issue 1, 2025, fcaf007, https://doi.org/10.1093/braincomms/fcaf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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