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 가족돌봄청년 62% “매일 가족 돌봐”
치매 고령 부모 돌봄 가장 많아
평균 돌봄 기간 6.72년...어머니, 아버지, 형제‧자매, 조부모 순
장애, 정신․신체 질병 등의 문제를 가진 가족을 돌보는 9세 이상 34세 이하의 청(소)년을 가족돌봄청년(영 케어러)이라 칭한다.
28일 서울시 정보소통광장에 발표한 시정정보 보도자료에 의하면, 서울에 거주하는 가족돌봄청년들은 하루 평균 4.8시간 가족을 돌보는 데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고령(31%) 부모 돌봄이 가장 많았으며 돌봄 기간은 평균 6.72년에 달했다. 가족을 돌보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경제적 어려움(90.8%)이라고 답했다.
서울시는 지난 2022년 ‘서울특별시 가족돌봄청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뒤 서울시복지재단 내에 ‘가족돌봄청년지원팀’을 꾸리고 2023년 8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가족돌봄청년 812명을 지원해 왔다.
서울시가 ‘가족돌봄청년 지원사업’에 참여한 206명을 조사한 결과, 주당 돌봄 시간은 33.6시간(일평균 4.8시간)이었으며 응답자의 62.6%는 가족을 ‘거의 매일’ 돌본다고 답했다. 평균 돌봄 기간은 6.72년으로 5년~10년이 37.4%, 2~4년 사이가 26%였다.
돌봄 이유로는 치매 고령(31%)이 가장 많았고, 신체 질환(16.9%)이 뒤를 이었다. 돌봄 대상은 어머니(37.3%), 아버지(26.7%), 형제‧자매(13.5%), 조부모(10.6%) 순이었다.
가족을 돌보는 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은 경제적 어려움(90.8%)을 꼽았으며 가장 필요한 도움은 ‘생계 지원(93.2%)’이라고 답했다. 영 케어러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4.24점, 우울감은 60점 만점에 29.2점으로 낮았다.
서울시 가족돌봄청년 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뒤 ‘돌봄 부담이 감소(또는 매우 감소)했다’는 응답은 53.2%였으며, 68.4%는 ‘심리․정서적 안정에 도움(또는 매우 도움)됐다’고 답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 및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가족돌봄청년 각각의 어려움을 해소해 줄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디딤돌소득, 서울런 등 기존에 70개였던 공공 서비스를 올해부터 158개로 확대해 연계하고 돌봄 경험 공유 및 긍정적 정서 형성을 도와줄 가족돌봄청년 네트워크(영케미: 영케어러들의 케미), 자기계발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또 생계, 주거, 학습, 의료 등 분야별 가족돌봄청년 지원사업을 함께해 온 7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하고, 청년층에게 선호도 높은 금융․심리 상담 등 관련 민간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기아대책, 초록우산, ㈜365mc, 효림의료재단, 서울사회복지협의회, KMI한국의학연구소 등과 협업해 가족돌봄청년을 지원 중이다.
아울러 자신이 ‘가족돌봄청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참작해 전화 상담뿐 아니라 온라인 창구도 상시 운영하고 있다. 또한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 조사와 연계해 상․하반기 1회씩 대상자를 집중적으로 찾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가족돌봄청년은 전화(☎02-6353-0336)를 비롯해 복지포털 누리집, 카카오톡 채널(서울시가족돌봄청년지원 WAY) 등을 통해 돌봄 유형, 가구 상황에 맞춰 필요한 정보를 얻고 지원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은 “한창 미래를 그리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시기에 가족을 돌보며 ‘가장’ 역할을 하느라 자신을 챙기지 못하는 청년이 없도록 발굴부터 지원까지, 가족돌봄청년을 위한 정책을 더욱 꼼꼼하게 추진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4>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 인구총조사 기준 13~34세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15만 3,044명이 가족돌봄청년으로 추정된다.
25~34세가 55.1%로 가장 많고, 학령기인 13~18세도 16.0%를 차지했다. 세대구성은 어머니를 돌보는 경우가 30% 이상(남성 33.9%, 여성 34.5%)으로 가장 많고, 미혼 손자녀가 한조부모를 돌보는 경우는 남성 11.2%, 여성 8.7%였다.
가족돌봄청년의 미취업자 비율은 가족돌봄을 하지 않는 청년에 비해 19~24세에서는 7.0%p 낮았지만, 25~34세에서는 4.3%p 더 높았다.
<한국의 사회동향 2024>에 포함된 김주현 충남대 교수의 <가족돌봄청년(Young carer)의 인구사회적 특성과 돌봄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돌봄청년의 41.2%는 직접 돌봄과 함께 경제적 부양도 책임(13~18세는 26.1%)지고 있고, 36.6%는 가족돌봄으로 인해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