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中 등 23개국 데이터 분석...선진국도 ‘돌봄 사각지대’ 지속

PxHere
PxHere

전 세계 치매 환자 중 최소 20%가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돌봄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대학원(Yale School of Public Health) 연구팀은 미국, 영국, 중국 등 23개국의 치매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가 경제 수준이나 보건 체계의 차이와 무관하게 간병 공백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발표됐다.

치매 환자는 기억력 저하와 함께 목욕, 식사 준비, 약물 관리 등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다. 그동안 일부 국가나 특정 돌봄 유형에 국한된 연구는 있었지만, 글로벌 돌봄 실태를 종합적으로 조사한 사례는 드물었다.

연구팀은 2012~2018년 ▲미국 HRS(Health and Retirement Study) ▲영국 ELSA(English Longitudinal Study of Ageing) ▲유럽 SHARE(Survey of Health, Ageing and Retirement in Europe) ▲중국 CHARLS(China Health and Retirement Longitudinal Study) 4개 권역의 대규모 종단 설문조사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 대상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50세 이상 치매 환자 중 기본적 일상생활활동(Activities of Daily Living, ADL)이나 도구적 일상생활활동(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 IADL)에 어려움을 겪는 성인 1만여 명이었다.

연구팀은 돌봄 수급 현황을 공식적 돌봄(유급 전문 서비스)과 비공식적 돌봄(가족·친구 등)으로 나눠 평가했다.

시 첸(Xi Chen) 공중보건대학원 예일대 교수 / 예일대 홈페이지
시 첸(Xi Chen) 공중보건대학원 예일대 교수 / 예일대 홈페이지

연구 결과, 모든 국가에서 치매 환자 중 20% 이상이 ADL 또는 IADL 기능 제한에도 돌봄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공식적 돌봄 부재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중국에서는 99.1%, 미국은 86%가 공식 돌봄을 받지 못했다. 유럽과 영국 역시 70% 이상이 공식적 돌봄을 제공받지 못했다. 또 4명 중 1명 이상은 가족이나 친구 등으로부터 받는 비공식 돌봄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 수준이나 거주 형태에 따른 돌봄 격차도 뚜렷했다. 저학력자는 고학력자보다 공식 돌봄을 받을 확률이 16~18% 낮았고, 독거노인이 비공식 돌봄을 받지 못할 확률은 최대 29%에 달했다.

연구 기간에 돌봄 격차는 개선되지 않았고, ADL 제한이 심한 환자일수록 돌봄을 받지 못할 확률이 더 높았다.

이번 연구를 이끈 시 첸(Xi Chen) 예일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한 돌봄 문제가 아니라 공중보건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별 연구 결과의 일관성에 놀랐다”며 “아무리 선진국이라 하더라도 의료 서비스 부족 현상은 최소 지난 10년간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돌봄 격차를 해소하려면 획기적인 정책 변화, 공식 돌봄에 대한 더 많은 재정 지출, 비공식 돌봄 제공자에 대한 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ource

Alarmingly large care deficits globally for people living with dementia and disability. Nat Aging (2025). https://doi.org/10.1038/s43587-025-00849-7

관련기사
저작권자 © 디멘시아뉴스(dementia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