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우 치매 등 75세 이상 고령층에서 활발한 이용
커뮤니티케어 등을 필두로 재택의료에 대한 요구는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의 재택의료 시스템은 미흡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택의료가 정책적 관점에서 의료서비스 뿐 아니라 다양한 복지서비스와 연계가 예고되면서 시설 서비스 이후를 다루는 케어 연속성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27일 서울대병원 혁신의료연구센터 서성환 홀에서 열린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재택의료 개선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권 단장은 “재택의료는 최근 고령화에 대비하면서 시설서비스(입원 등)가 끝나고 퇴원하는 노인에 대한 케어 연속성 측면에서 정책적으로 부각됐다”며 “의사의 진찰 뿐 아니라 간호, 재활치료, 약물 상담, 자원 연계 등이 통칭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도 커뮤니티케어 등으로 재택의료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구체적 실행 방법 등 여전히 발전 방안이 부족하다는 전문가들의 평이 다수다.
재택의료는 의학적 관점으로 볼 때 환자가 병의원에 방문하기 어려울 때 의료인 등이 집에 방문해서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로 일본의 경우도 방문이 어려운 경우로만 서비스를 한정하고 있다.
권 단장은 ▲재택의료서비스와 왕진서비스의 구분 ▲수급대상자와 정책 목표의 정확성 확보 ▲효과적이고 통합적인 제공 체계의 필요를 개선의 대전제로 강조했다.
이를 통해 방문형 의사서비스 활성화 및 간호서비스의 연결 방안과 가정 간호와 방문 간호의 통합적 제공을 위한 표준평가 도구, 복지서비스와 연계 방안 등을 고려한 통합적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재활 서비스, 약물 상담 서비스 또한 수요 파악 및 효과적 제공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의 재택의료 역할 분담 필요성도 역설했다. 장기요양보험의 방문간호는 간호보험 재택의료로 통합하고 건강보험 재택의료는 집에 있는 환자에게만 제공토록 해 장기요양시설에서 제공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일본의 경우 의료와 장기요양이 제도적으로 통합돼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완전히 구분돼 있어 재택의료 활성화를 위한 제도 설계 시 고려해야할 점으로 꼽았다.
권 단장은 “재택의료가 활성화 된 일본을 한 번에 따라잡기는 한계가 있다. 국내에서 논란 중인 원격 진료와 관계도 풀어야 할 숙제”라며 ”제도의 틀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고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의료법을 다각도로 고려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단장은 재택의료 보상체계 구조안으로 재택의료센터의 규모를 환자 수당 인력 기준을 통해 적정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한하고, 100% 보험 적용으로 비급여의 경우는 재택의료에서 제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무분별한 비급여 확산을 막고자 하는 의도다.
권 단장이 제시한 보상체계 구조안을 보면 기본은 정액보상(초기 평가+정기방문 (월1회)+정기검사)으로 하고 가산의 경우는 증증도, 필요 재료 등 환자 특성을 고려한다. 추가 수가의 경우는 처방료, 추가 검사, 의뢰 비용 등이며, 초기 기회비용을 고려한 인센티브도 제안했다.
일본도 재택의료에 대한 요구 높다…암, 치매, 신부전 등 관리가 대표적
일본의 재택의료전문가인 야마나타 타카시 도쿄대학교 의과대학대학원 재택의료강좌특임교수도 일본도 재택의료의 요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타카시 교수는 “자신이 살던 곳에서 임종을 원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으며 재택의료는 이를 관리할 포괄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라며 “일본의 경우 재택 케어는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75세 이상에서 이용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타카시 교수에 따르면 의사의 경우 방문 진료비와 방문비로 나눠져 제공을 받고, 간호사의 경우는 개호보험의 적용을 받고 있다.
재택의료 서비스의 경우 국가가 전반적인 지원을 진행하며, 환자의 경우 10%의 의료비 등을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재택진료소는 1만3,000개에 달하며,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재택의료가 주로 활용된다. 암 관리와 치매, 만성 신부전 고령자에 대한 관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카시 교수는 일본 재택의료의 지속적인 발전을 전망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 등을 시사점으로 제시했다.
타카시 교수는 “재택의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교육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일본은 지역포괄시스템 확대와 재택의료 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커뮤니티케어 등을 필두로 재택의료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국내의 의료 환경 등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관련 제도의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