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유효성 갖춘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개발 기대
안전성, 유효성 갖춘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개발 기대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1.07.26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줄기세포 유래 도파민 신경세포 순수분리로 파킨슨병 세포치료제의 안전성과 유효성 극대화에 기여

줄기세포에서 분화된 도파민 신경세포의 순수분리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극대화된 파킨슨병 세포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연세대 의대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 유정은 박사(제1저자)와 차의과대 황동연 교수 공동연구팀은 줄기세포로부터 도파민 신경세포 분화 후 도파민 세포를 순수분리할 수 있는 세포표면마커 유전자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중뇌(中腦, midbrain)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되어 나타나는 질환이다. 현재까지의 치료법은 근본적 치료가 아닌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한다. 최근에는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줄기세포로부터 도파민 세포를 만들어 뇌 속에 넣어주는 세포대체치료(cell replacement therapy)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그동안 인간 배아줄기세포(ES cells)나 역분화 줄기세포(iPS cells)로부터 분화과정을 거쳐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문제는 아무리 분화과정을 잘 거쳐도 100% 순수한 도파민 세포가 아닌, 다른 세포들도 섞여 있다는 것. 이 다른 세포들은 우리 몸에 이식할 경우 이상 운동 증세, 세포 과다 증식 등의 부작용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왔다. 따라서 의학계는 분화 후 순수한 도파민 세포만을 분리할 수 있는 도파민 세포 표면마커 유전자를 계속해서 찾아왔다.

연구팀은 배아줄기세포에서 도파민 세포를 분화시킬 때, 도파민 신경전구세포에서 LMX1A 유전자가 특징적으로 잘 발현하는 것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LMX1A 유전자에 eGFP라는 형광단백질 유전자를 붙여, LMX1A 유전자 발현 시 녹색의 형광단백질을 발현하게 했다. 이렇게 LMX1A 유전자가 발현 시 형광단백질이 같이 발현하게 만든 것이 ‘인간 배아줄기세포 리포터 세포주’이다.

이어 연구팀은 이 리포터 배아줄기세포주를 도파민 세포로 분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형광단백질을 발현하는 세포(eGFP+ 세포)와 발현하지 않는 세포(eGFP- 세포)로 분리했다. 형광단백질을 발현하는 세포는 도파민 신경전구세포이고, 형광단백질을 발현하지 않는 세포는 도파민 신경전구세포가 아닌 원리이다. 분리된 두 세포 그룹을 마이크로어레이(microarray) 방법으로 비교 분석해, eGFP+ 세포에서 2배 이상 더 많이 발현되는 유전자 369개를 찾았다. 이 중 세포표면마커 유전자 53개를 확인했다. 이후 여러 검증과정을 거쳐 중뇌 도파민 신경전구세포 특이적 세포표면마커 유전자인 ‘TPBG(trophoblast glycoprotein)’를 최종 발견했다.

그림.1
[그림 1]

이후 연구팀은 새로 발견한 마커 유전자 TPBG의 효능을 검증했다. TPBG를 이용해 순수분리한 세포(TPBG+ 세포)를 파킨슨병 동물모델의 뇌에 이식했다. 16주 후 해당 동물의 뇌조직을 분석해 세포를 이식한 이식편(graft, 이식부위) 내에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왼쪽 그림 속 TH+ 세포)의 밀집도를 분석했다. 도파민 신경세포 수가 TPBG를 이용해 순수분리해 이식할 경우 순수분리 전 세포 이식보다 약 2.5배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암페타민 유도 회전운동 실험’을 진행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분당 회전수가 감소해 파킨슨 증상이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그림 1]. 

더불어, 기존에 부작용이었던 세포 과다 증식 등의 문제도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TPBG를 이용해 순수분리한 세포(TPBG+ 세포)를 이식한 이식편(이식부위)에서는 분리 전의 세포 이식과 비교해 과다 세포 증식이나 종양의 원인이 되는 세포(Ki67+ 세포)가 현저히 줄어들고(약 31.9% 감소), 증식 세포의 감소로 이식편(이식부위)의 부피도 감소 (약 35%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그림 2]. 

[그림 2]

김동욱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TPBG를 이용한 순수분리에 의해 중뇌 도파민 세포 분화과정 중 혼재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계열 세포의 제거가 가능함을 의미한다”라며 “순수 분리한 도파민 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세포치료 시 유효성 증대는 물론이고, 부작용 제어 및 안전성 증대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또 김 교수는 “이번에 인간 배아줄기세포나 역분화줄기세포로부터 중뇌 도파민 세포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방법도 제시했다. 이는 선진국들의 프로토콜과 차별화를 이룬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파킨슨병 세포치료제의 대량 생산 및 산업화가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동욱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에스바이오메딕스와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상용화를 위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금년 임상시험승인신청서를 제출하고 임상시험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논문>
Yoo JE, Lee DR, Park S, Shin HR, Lee KG, Kim DS, Jo MY, Eom JH, Cho MS, Hwang DY, Kim DW. Trophoblast glycoprotein is a marker for efficient sorting of ventral mesencephalic dopaminergic precursors derived from human pluripotent stem cells. NPJ Parkinsons Dis. 2021 Jul 19;7(1):61. doi: 10.1038/s41531-021-00204-8.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