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 세분화 등 향후 효과적 치매치료제 개발 마중물 평가
국내 전문가들은 아두헬름(Aduhelm)이 일부 미국 대형병원 및 보험사의 보험거부 등 연이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요소가 더욱 많다는 평가를 유지했다.
아밀로이드 이상 반응 등 추가적 임상 등이 필요하지만, 결론적으로는 향후 치매치료제의 타깃 다양화 등을 끌어낼 물꼬를 튼 사례라는 평가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재홍 교수와 충남대병원 신경과 이애영 교수는 치매학회 기고와 신경과학회 논문 발표를 통해 아두헬름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먼저 이재홍 교수는 아두헬름의 성공은 알츠하이머병의 끝판 왕이라 불릴 약물은 아니지만, 더 효과적인 약물이 나올 수 있는 물꼬를 만들었다는 의미로 평가했다.
에이즈와 암, 다발성경화증 등과 같이 알츠하이머병이 불치의 병에서 유력한 치료 옵션을 보유한 병으로 탈바꿈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에서다.
실제 다발성경화증은 지난 1993년 FDA 승인을 통해 최초의 치료제가 출시됐고, 이후 혁신적인 약물이 연이어 개발되면서 현재 20여개의 약물이 임상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반면 무거운 마음도 함께 밝혔다. 신약이 나왔지만,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경제 사정이 넉넉한 환자들이 우선적인 적용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우려 때문이다.
실제 미국제약사인 바이오젠(Biogen)에서 책정한 약가는 1년에 5만 6,000달러로 한화로 6,000여 만원 가량이다. 사실상 보험 급여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재홍 교수는 “아두헬름의 작용 기전인 아밀로이드 제거 뿐 아니라 과인산화 타우 단백질, 신경염증 등을 타깃으로 한 약물이 나와야 비로소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인은 긍정적…환자 선택권이 약효의 불확실성에 우선해선 안돼”
충남대병원 신경과 이애영 교수는 아두헬름 승인이 알츠하이머 치료에 새로운 시대를 열어 환자, 가족, 의료인과 고령화에 직면한 일반인까지 관심과 희망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치료 한계에 직면해 고통받는 환자의 선택권이 약효의 불확실성이나 위험성보다 우선하는 의료 환경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의사는 약물 처방에 대한 확신은 물론 효과와 안전성 또는 불확실성까지 설명할 윤리적 책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특정 약물 승인 조건이 향후 개발될 약물의 승인 기준 완화 선례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즉, 과학적 근거기반 의학(evidence-based medicine)을 원칙으로 임상효과, 안전성, 편의성 평가로 진보된 치료제 개발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견해다.
이 교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아밀로이드 표적 항체 치료가 도입되면 임상의는 아밀로이드 연관 영상 이상(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ARIA) 증상과 치료에 대해 잘 숙지해야한다”며 “APOE ε4 대립유전자에 따른 위험성 계층화(risk stratification)가 치료 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아밀로이드 연관 영상 이상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규명하고, 적절하게 치료하기 위한 대규모 임상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두헬름이 국내출시 될 경우 보험적용 여부 등 아직 다양한 변수가 남아있어 임상현장의 활용 분위기는 차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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