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파킨슨병 겨냥 포시펜 등장 "3개 마커 동시 타깃 관건"
알츠하이머·파킨슨병 겨냥 포시펜 등장 "3개 마커 동시 타깃 관건"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2.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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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노비스 개발, 베타 아밀로이드·타우·알파 시뉴클레인 표적한 저분자물질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을 동시 타깃 하는 신약 후보물질이 중간 임상평가에서도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놨다.

'포시펜(Posiphen)'으로 알려진 해당 경구용 저분자화합물은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의 주요 바이오마커로 지목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 알파 시뉴클레인(alpha-synuclein)을 표적으로 한다.

해당 독성 단백질들의 mRNA에 작용해 단백질 형성과정을 차단해내는 독특한 작용기전으로 눈길을 끈데 이어 최신 중간분석 결과에서도 연구의 주요 평가지표들을 모두 충족시켜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소재 바이오테크 애노비스 바이오(Annovis Bio)가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 후보물질 'ANVS401(실험물질명·Posiphen)'의 중간임상 분석 결과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주요 데이터를 살펴보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2a상임상 결과 뇌 내 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의 축적을 줄이고 해당 환자의 인지 상태를 유의하게 개선시킨 것으로 보고했다.

더욱이 혈중 ANVS401 농도는 앞서 진행한 연구들과 일치했으며, 연구의 1차 및 2차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시키면서 내약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알츠하이머 임상과 동시에 병행 중인 파킨슨병 임상에서도 환자 운동증상 및 인지기능을 개선시킨 것이 특징이다.

애노비스는 공시를 통해 "연구의 주요 평가변수를 달성하는 한편 분석을 통해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 및 독성 단백질이 뇌에 침착되는 캐스케이드 현상(toxic cascade)을 역전하는 결과들을 확인했다"면서 "이를 토대로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과 관련 논의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후 알츠하이머병 및 파킨슨병 3상임상을 각각 두 건씩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포시펜 80 mg 25일간 치료 진행 "알츠하이머·파킨슨병 바이오마커 및 인지 기능 개선 주목"  

이번 결과는 올해 7월 열린 알츠하이머병협회 국제컨퍼런스(AAIC)에 이어 지난 11월 진행된 제14회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컨퍼런스(CTAD) 석상에서도 주요 데이터 일부가 공유된 바 있다.

통상 독성 단백질의 축적과 응집체 형성은 알츠하이머 및 파킨슨병의 공통된 특징으로 알려졌다. 다만,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해당 독성 단백질이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으로 구성되는 반면 파킨슨병에서는 알파 시뉴클레인이 주요 단백으로 지목된다. 이렇게 형성된 독성 단백 덩어리들이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과정을 손상시키고, 뇌에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ANVS401의 작용기전이다. 

뇌혈관장벽 투과율이 높은 저분자화합물로 개발 중인 ANVS401은 포시펜(Posiphen)이 정식 약물 명칭이며, 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 알파 시뉴클레인 세 가지 단백의 형성을 모두 표적으로 삼고 있다. 메커니즘을 짚어보면, 아밀로이드의 전구체 단백질의 mRNA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번역 과정을 저해하는 동시에 동일한 기전으로 알파 시뉴클레인의 mRNA에도 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파킨슨병에 잠재적 치료물질로 유효성을 기대하는 이유였다. 

최근 결과가 공개된 2a상임상 연구(NCT04524351)는 초기 알츠하이머 및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ANVS401을 평가했다. 주요 목표는 25일간의 치료를 통해 약물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관찰하고, 뇌내 바이오마커와 인지 상태의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베일을 벗은 연구 데이터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14명과 파킨슨병 환자 14명을 대상으로 4주간 매일 ANVS401 80 mg 또는 위약을 투약해 비교한 파트-1 임상이었다. 나머지 파트-2 임상은 분석이 진행 중으로 ANVS401의 다중 용량을 평가할 계획이다.

파트-1 임상의 주요 결과, 일단 ANVS401을 사용한 치료군에서는 내약성과 안전성이 우수했다. 이어 유효성 평가 결과, ANVS401은 위약 대비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독성 형태의 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의 축적을 줄였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에선 알파 시뉴클레인 단백의 축적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아울러 알츠하이머 및 파킨슨병 환자군에서 염증 지표의 감소를 비롯한 신경세포 전달(축삭 및 시냅스)에도 상당한 개선 혜택을 보고한 것이다.

관전 포인트는 인지기능평가지표(Al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Cognitive Subscale11, 이하 ADAS-Cog11) 및 웩슬러 성인지능검사(Wechsler Adult Intelligence Scale, 이하 WAIS) 지표를 모두 달성했다는 대목.

세부 결과를 보면, 연구시작 시점과 비교해 치료 25일 이후 ADAS-Cog11 점수는 ANVS401로 치료받은 환자군에서는 4.4점이 개선됐다. 이는 통계적으로 30%의 개선혜택을 의미한다. 또 위약군과 치료 성적을 비교했을 경우, ANVS401 치료군이 3.3점 더 우수했으며 22%의 개선 혜택을 보고했다.

이 밖에도 움직임 및 사고의 속도를 측정하는 WAIS 검사 결과, ANVS401 치료를 받은 알츠하이머 환자는 연구시작 시점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23% 개선됐다.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운동 기능과 사고 속도 측면에서 상당한 개선혜택이 관찰된 것으로 분석했다.

회사 측은 이번 결과와 관련해 "ANVS401 치료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의 축적을 5~20% 줄이면서 인지 기능 개선으로 이어진 비임상 연구와도 일치하는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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