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먹먹하고 내 목소리 울려 들리면?…난청, 치매 유발한다는 말에 가슴 ‘철렁’
귀 먹먹하고 내 목소리 울려 들리면?…난청, 치매 유발한다는 말에 가슴 ‘철렁’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08.1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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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박의현 교수, “뇌혈관 질환 등 근육 위축 질환, 이관개방증 유발”

1개월 이상 증상 지속되면 병원 찾아야 … 돌발성 난청‧메니에르병과 증세 비슷
이관개방증은 자신의 목소리나 숨소리가 귀에서 크게 울려서 들리는 자가강청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관개방증은 자신의 목소리나 숨소리가 귀에서 크게 울려서 들리는 자가강청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일산에서 음식점을 하는 김 씨(63세, 여)는 근래에 들어 몸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종종 느낀다. 그녀는 20년 동안 새벽 4시에 출근해서 음식을 준비해 왔는데 지금처럼 몸이 무거웠던 적은 없었다. 그동안 체중 변화가 없었는데 요사이 5kg가 빠졌다. 어느 날 모든 소리가 예민하게 들리기 시작했고, 귀가 물속에 들어간 것처럼 먹먹하게 느껴졌다. 말소리나 숨소리가 귀에서 울려서 들리기 시작하더니 가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난청이 치매를 유발한다는 주위의 말에 그녀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요사이 깜박깜박한 횟수가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심각성을 느낀 그녀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병원을 찾았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가파르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변화가 없는 한 2050년에는 노인 인구가 약 1,900만 명으로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난청으로 진료를 받는 사람도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난청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2017년 54만 8,913명에서 2021년 74만 2,242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 불편함을 넘어 타인과 대화가 힘들고 줄면서 사회적 고립,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급기야 인지장애나 치매 발병 위험까지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박의현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박의현 교수

그녀는 이관개방증을 진단받았다. 유스타키오관이라고도 불리는 이관은 코와 귀를 연결해 외부 기압과 중이의 압력을 맞춰주는 수도 파이프처럼 생긴 기관이다. 침을 삼키거나 하품할 때 잠시 열렸다 닫히면서 중이와 외부의 압력을 맞춰주는 기능을 한다. 평상시 닫혀있다가 상황에 맞게 열리고 닫혀야 하는 이관이 항상 열려있는 상태를 이관개방증이라고 한다.

이관개방증이 발병하면 자신의 목소리나 숨소리가 귀에서 크게 울려서 들리는 자가강청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귀가 물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먹먹하고 청력이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 때문에 청력이 떨어지는 질환인 돌발성 난청이나 메니에르병으로 혼동하는 예도 있다. 

이관은 근육으로 형성되어 있어 급격하게 체중이 줄어들 경우, 이관의 근육도 줄어들어 이관이 열리면서 이관개방증이 발생할 수 있다. 다이어트로 체중을 감량한 경우가 아니라면, 급격한 체중 감소의 원인이 되는 다른 질환을 찾아보는 검사가 꼭 필요하다. 뇌혈관 질환, 운동신경섬유 질환, 다발성 경화증 등 근육을 위축하는 질환이 이관개방증을 유발하기도 하며, 임신 등 호르몬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관개방증의 증상은 일시적으로 발생하여 자연히 호전되는 일도 있으나, 만성적으로 지속되며 여러 불편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1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박의현 교수는 “이관개방증은 항콜린 효과를 갖는 비강 스프레이제를 통해 쉽게 치료가 되기도 하며, 증상이 지속된다면 환기관 삽입술이나 열린 이관에 필러, 지방, 연골 등을 주입하는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며 “급격한 체중 감소를 유발하는 질환이나 근육을 위축하는 질환이 동반되어 있을 수 있으니 증상이 지속된다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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