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팅엄大팀, 청각사 33명 설문조사...치매 환자 청력 관리 실태 분석
현장마다 진료 지침 제각각...“치매 친화적 환경·절차 재설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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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치매나 경도인지장애(MCI) 환자들이 청력 손실(Hearing loss)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 이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진료 지침의 표준화와 환자 맞춤형 체계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청력 손실은 치매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인자로 알려졌다. 이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치매와 청력 손실의 증상이 겹치면 정확한 평가와 중재가 어렵다.

예를 들어, 치매 환자는 청력 역치를 측정하기 위해 행동 반응에 의존하는 ‘순음 청력 검사(Pure-tone Audiometry, PTA)’의 절차를 따르기 힘들다.

노팅엄대(University of Nottingham) 연구팀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영국 전역의 국가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 소속 청각사(Audiologist) 33명을 대상으로 치매 동반 청력 손실 환자에 대한 관리 실태를 조사하고, 이 중 14명과는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

조사 결과, 현재의 청력 관리 시스템은 치매 환자의 특성에 맞춰져 있지 않아 복합적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현장을 제외하고는 치매 환자 전문 청력 진료 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4명만이 치매 환자를 위한 전문 청력 진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청각사들은 공통적으로 ‘개인 맞춤형 진료(person-centred care)’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진료 시간과 설명 방식을 유연하게 조정하거나, 간병인의 기기에 알림 기능을 설정해 보청기 사용을 돕는 등의 전략이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었다.

기존 청력 검사 방식이 치매 환자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에서는 피로도를 고려해 검사 주파수를 줄이거나, 버튼 대신 음성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단순화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이와 함께 실질적인 관리 체계와 지원 환경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청각사는 “치매 환자가 스스로 청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거나, 보호자 역시 치매를 앓는 경우가 있어 지원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특히 요양시설 입소자나 독거 고령자의 청력 악화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체계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치매 친화적인 진료 환경도 부족했다. 청각사들은 현재의 검사실이 낯설고 불편해 치매 환자에게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는 치매 전담 진료실이나 이동형 클리닉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교육 측면에서도 체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대부분 기관은 자체 교육이나 동료 간 교육(shadowing)을 실시하고 있었지만, 교육 내용과 질이 제각각인 데다 높은 이직률 및 임시직 비율로 일관된 치매 교육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연구팀은 재택 진료나 요양원 거주자들을 위한 방문 서비스, 지역사회 기반 지원 체계 도입 등의 대응책을 제안했다.

아울러 기억클리닉 등 다른 진료과와의 협업을 통해 조기 진단과 통합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5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온라인으로 실렸다.

 

Source

Calvert S, Chitty A, Langdon A, et al. Understanding the audiological care of patients with co-existing dementia or mild cognitive impairment and hearing loss in the United Kingdom National Health Service: A qualitative study. PLOS ONE. 2025;20(6):e0327248. doi:10.1371/journal.pone.0327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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