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보험이라 불리던 치매보험, 보장성 늘려 똑똑하게 재탄생
깡통보험이라 불리던 치매보험, 보장성 늘려 똑똑하게 재탄생
  • 최봉영 기자
  • 승인 2018.11.06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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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치매만 보장했던 보험, 경도인지장애·경증치매까지 확대

치매환자 중 일부인 중증치매환자만 혜택을 줘 깡통보험이라 불렸던 치매보험이 똑똑하게 재탄생하고 있다.

2년전만 하더라도 치매보험의 혜택을 받는 환자는 100명 중 1명에 불과했던 적도 있어 보장성이 확대된 치매보험의 등장에 따라 실질적인 혜택을 받는 치매환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장성을 기존보다 획기적으로 개선한 치매보험을 업체들이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2002년 첫 출시된 치매보험은 2016년 6월까지 총 616만건이 계약됐다. 2016년 7월 기준 시판 중인 치매보험상품 103개 조사 결과 보험금 지급 사유를 경증치매 상태로 설정한 상품은 1개(1.0%), 중증+경증치매 4개(3.9%), 중증치매 98개(95.1%)로 보장 범위가 매우 좁게 설계됐다.

실제 보험사에서 적용하는 기준이 치매임상평가척도인 CDR 3인데, 의학적으로 이 기준을 만족하는 치매 환자가 많지 않아 혜택을 못 받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 보험금을 받은 수령자는 전체 가입자의 1.2% 수준으로 형편없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을 받은 바 있으며, 보험사들은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재설계된 치매보험을 내놓고 있다.

현대해상은 1일 유병자도 가입 가능한 치매보험을 출시했다. 치매, 심근경색, 뇌졸중,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에 해당되지 않으면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도 간편심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경도·중등도 치매까지 보장범위을 확대했으며, 뇌손상, 운동기능 장애와 관련된 알츠하이머 치매와 파킨슨병도 보장한다.

흥국생명은 보장내역을 강화한 치매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은 기존 중증치매 진단 시점 이후 최대 15년까지 지급하던 생활자금을 종신토록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40세부터 70세까지였던 가입나이는 30세부터 75세까지로 늘렸다. 보험기간엔 95세만기형을 추가했다.

DB생명이 내놓은 치매보험은 CDR 척도에 따라 경도치매진단금 300만원, 중등도치매진단금 500만원, 중증치매진단금 2,000만원을 보장한다. 중증치매 진단시 최대 종신까지 매월 100만원의 간병생활자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각 치매단계별로 체계적인 보장을 가능하게 한다.

미래에셋생명 치매보험은 치매 진단 시 최대 2,000만원까지 치료자금을 지급하고, ‘중증 치매 생활비보장 특약’을 활용하면 중증 치매에 걸렸을 경우 최대 10년간 1억원까지 생활자금을 보장해 최대 1억2,000만원을 보장한다.

KB생명보험은 치매보험과 치매종신보험 2가지를 내놨으며, 가벼운 치매증상부터 보험금을 지급해 보험 기능을 높였다. 치매증상이 심화되면 단계별로 보험금을 증가시켜 치료비에 충당되도록 설계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30세부터 75세까지 가입 가능한 상품을 출시했으며, 중증치매는 물론 경증치매도 보장한다.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스병으로 중증치매 진단 시 최대 1억원을 보장한다.

과거와 달리 보장성이 확대된 치매보험을 선보임에 따라 가입률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보험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캐시카우가 되고 있다.

특히 치매보험 가입이 늘어남에 따라 보험비교사이트 등에서는 치매보험을 신규 카테고리로 추가해 소비자들이 쉽게 보장 내용을 비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치매보험은 그동안 가입해 놓고도 극소수만 혜택을 받는 깡통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보장성이 확대된 보험이 잇따라 출시됨에 따라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탈바꿈 중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치매보험 가입시 유의사항으로 ▲경증치매도 보장가능한 상품 ▲80세 이후까지 보장가능한 상품 ▲보험금 대리청구인 지정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보험 가입자들은 해당사항에 대해서만큼은 꼼꼼한 체크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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