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치매환자일수록 코로나19 감염 가능성 증가
고령 치매환자일수록 코로나19 감염 가능성 증가
  • 최봉영 기자
  • 승인 2020.07.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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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뇌연구원 주재열 박사팀 연구 결과 공개
우측부터 주재열 선임연구원, 김성현, 임기환, 양수민 연구원(제공: 뇌연구원)
우측부터 주재열 선임연구원, 김성현, 임기환, 양수민 연구원(제공: 뇌연구원)

고령의 치매 환자일수록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뇌연구원(KBRI) 주재열·임기환 박사 연구팀은 고령의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을 앓는 환자에게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수용체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2)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ACE2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에 침입할 때 이용하는 세포막 수용체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고령 환자의 뇌 조직, 혈액 유전체(DNA) 정보가 담긴 빅데이터, 전사체 분석기법(RNA 시퀀싱) 등을 통해 ACE2 유전자 발현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 노년층보다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노년층에서 ACE2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실험 쥐를 대상으로 한 뇌조직 실험에서도 같은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치매 초기, 중등도, 중증 환자그룹으로 나눠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치매가 진행될수록 ACE2 유전자 발현이 점진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주재열 박사는 “ACE2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결합해 세포 내 침입을 돕기 때문에 ACE2가 많이 발현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큰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고령의 치매 환자가 일반 노인보다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퇴행성 뇌질환을 기저질환으로 가지고 있는 노년층에 대한 새로운 진단 접근법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감염저널(Journal of Infection)’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 Lim KH, Yang S, Kim SH, Joo JY. Elevation of ACE2 as a SARS-CoV-2 entry receptor gene expression in Alzheimer's disease [published online ahead of print, 2020 Jun 30]. J Infect. 2020;S0163-4453(20)30453-9. doi:10.1016/j.jinf.2020.06.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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