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파킨슨병 환자 운동예비능 차이 "결과 갈린다"
초기 파킨슨병 환자 운동예비능 차이 "결과 갈린다"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0.05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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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KDA 2021| 163명 환자 분석 "운동예비능-인지수행력 차이 확인"

초기 파킨슨병 환자에서 '운동예비능(motor reserve)'의 연결고리가 속속 밝혀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알츠하이머 치매 분야 인지예비능(cognitive reserve) 개념이 연관성을 인정받는 가운데, 파킨슨병과 운동예비능 또한 그 상관관계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진행한 최신 분석 결과, 운동예비능이 낮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들의 경우 언어기억 기능 영역에서의 인지수행력도 상대적으로 낮게 관찰됐다.

올해 대한치매학회가 주관한 국제컨퍼런스 IC-KDA 2021 (International Conference of Korea Dementia Association) 정기학술대회서는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가 공유됐다.

연세의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정석종 교수팀이 진행한 연구는, 초기 파킨슨병 환자 163명에서 뇌 양전자 단층촬영(FP-CIT PET) 정량 분석을 통해 운동예비능을 측정하고, 추정치에 따른 인지수행력 차이를 비교한 것이 핵심이었다.

#운동예비능 낮은 파킨슨병 환자 "언어기억 기능 영역, 인지수행력 낮아"

여기서 운동예비능은 뇌에 신경퇴행성 변화가 생겼을 때, 운동기능 저하없이 발병을 늦추는 능력치를 의미한다.

정 교수팀은 논문을 통해 "파킨슨병 환자에서 운동예비능의 연관성을 평가하는 연구는 지속되고 있다"며 "도파민 고갈에 대처하는 개인별 능력치가 다를 수 있다는 개념인데, 운동예비능과 관련해서는 도파민의 흑질-선조체 경로 손상(nigrostriatal dopamine depletion)에 따라 운동기능이 저하되고 파킨슨병 발병에도 관여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총 163명의 초기 파킨슨병 환자들이 분석 대상으로 잡혔다. 이들 모두는 약물치료 경험이 없었으며, PET 영상 검사(18F-FP-CIT PET)를 통해 파킨슨병을 확인했다. 연구 시작시 다양한 신경정신학적검사를 진행해 대상 환자들을 걸러냈다.

또 연구팀은 환자들의 개별 운동예비능 평가를 위해 운동증상 중증도 분석에 사용되는 파킨슨병 계측척도(Unified Parkinson's Disease Rating Scale-Part III, 이하 UPDRS-III) 점수를 비교하는 한편, 뇌 기저핵의 일부인 조가비핵(putamen) 후측 부위에서 도파민 수송체(dopamine transporter, 이하 DAT)의 가용성을 분석했다.

통상 PET 등 영상검사를 통해 해당 조가비핵 부위에서 도파민 지표가 감소된 소견을 확인하는 것이 파킨슨병 진단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

환자들은 두 개 그룹으로 분류됐다. 높은 운동예비능을 가진 그룹(표준화 잔차(standardized residual) -0.5 미만) 58명과, 낮은 운동예비능을 가진 그룹(표준화 잔차 0.5 초과) 33명이었다. 이후 두 개 환자군 사이에 인지수행력을 비교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운동예비능이 낮은 환자군의 경우는, 높은 환자 그룹과 비교해 조가비핵 후측 부위에서 비슷한 수준의 DAT 가용성이 관찰됐음에도 불구하고 더 큰 운동 결손이 관찰됐다.

더불어 운동예비능이 낮은 환자군에서는 높은 환자군 대비 교육 수준이 낮고, 언어기억 기능 영역에서의 인지수행력도 낮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초기 파킨슨병 환자에서의 운동예비능은 언어기억 기능 영역에서의 복합적인 평가점수와도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고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 결과는 파킨슨병 환자의 인지수행력과 운동예비능 사이의 잠재적 연관성을 제시해준다"고 밝혔다.

한편 정 교수팀의 파킨슨병 연구는 작년 4월에도 운동예비능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세브란스병원 손영호 교수 및 카이스트 정용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초기 파킨슨병에서 운동예비능과 관련된 뇌의 기능적 네트워크 분석(Identifying the Functional Brain Network of Motor Reserve in Early Parkinson's Disease)' 결과를 발표한 것.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운동예비능과 연관된 뇌의 구조물(neural substrate)을 확인해 질환의 예후와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초기 파킨슨병 환자 134명을 분석한 결과, 휴지기 기능성자기공명영상(resting-state functional MRI)을 촬영해 운동예비능과 연관된 뇌의 기능적 네트워크를 찾아냈다. 또 운동예비능이 높을수록 파킨슨병의 진행속도가 느리다는 점을 확인했다.

정 교수팀은 당시 "인지예비능이 높을수록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을 늦춘다는 연구 결과에 착안해 파킨슨병과 운동예비능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것"이라며 "비슷한 정도의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에도 운동예비능이 높으면 운동장애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고 더 나은 예후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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