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개 약 사용"...치매 노인 다약제 복용 실태 심각
"하루 8개 약 사용"...치매 노인 다약제 복용 실태 심각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0.2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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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외래진료통계 조사 연구 "부적절 약물 사용 사례, 다학제 접근 필요" 

치매 노인에서의 다약제 복용 실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신 조사 결과, 치매 노인에서는 평균 5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비치매 노인 대비 세 배 이상 높았다.

특히, 해당 연령층에는 오랜기간 만성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은 가운데 중추신경계 및 심혈관계통 치료제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외래진료를 받는 치매 노인에서의 다약제 복용(Polypharmacy) 상황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미국노인의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2021년 9월호에 게재됐다.

여기서 연구팀은 치매 노인에서 필요 이상으로 광범위한 약물 사용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여러 약을 한꺼번에 투약하는 것을 다약제 복용으로 지칭하는데, 통상 동시에 투약하는 약물 개수가 5~10개 이상인 경우가 해당된다.

실제, 다약제 복용에 따른 문제점은 다양하게 언급된다. 잠재적으로 부적절한 약물(potentially inappropriate medications, 이하 PIMs) 사용도 이를 대변하는 대표적 용어다. 때로는 약물의 복용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편익보다 다약제 복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치매 노인에서는 다약제 복용에 따른 약물 이상반응을 비롯한 낙상 및 인지저하, 사망률 등 수많은 부작용 문제가 야기된다.

치매 노인들의 경우 기저질환 및 만성질환을 동반한 경우가 많고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처방이 이뤄지고 있으나, 일부 약물은 치료적 가치가 제한적이고 치료 목표와 부합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였다. 

책임저자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노인의학과 Matthew E. Growdon 교수는 논문을 통해 "불필요한 다약제 복용은 치료 취지와 달리 혜택보다는 손해가 클 수 있다"며 "연구의 목적은 외래 방문 치매 노인을 대상으로 다약제 복용 상황과 사용 중인 약물 구성을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특정 시점의 집단 상태를 평가하는 횡단연구(cross sectional analysis)를 통해 분석을 진행했다.

#동반질환 가진 치매 노인 8개 약물 복용…"진정제‧항콜린제 사용 비중 2배 이상 높아"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65세 이상의 치매 노인과 치매를 진단받지 않은 노인을 대상으로 비교가 시행됐다. 

이들의 데이터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미국 국가외래진료통계조사(National Ambulatory Medical Care Survey, 이하 NAMCS) 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다.

치매 노인의 경우 진단 이후 치매 치료제를 복용 중이었으며, 다약제 복용은 해당 기간 평균 5개 이상의 약제를 투약하는 것으로 정의내렸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치매 노인 918명과 비치매 노인 2만 6,543명의 샘플을 추출해 비교했다. 

치매 노인의 연령 중간값은 81세였으며, 치매 이외 평균 2.8개의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이 중 여성 비율은 63%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치매 노인에서 다약제 복용 문제가 두드러졌다는 대목이다. 치매 노인은 복용하는 약물 개수가 8개(중간값), 치매를 진단받지 않은 노인은 3개의 약물을 복용 중이었다.

더욱이 여러 혼란변수를 보정한 분석 결과에서도 치매 노인은 비치매 노인 대비 다약제를 복용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 5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할 가능성(AOR)은 3.0배, 10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할 가능성은 2.8배로 높게 보고된 것이다.

약물 사용과 관련해서는 중추신경계 약물 및 심혈관 치료제의 사용 비중이 높았다. 치매 노인에서는 비치매 노인 대비 진정제 및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작용하는 항콜린제 사용이 2.5배 높게 관찰됐다. 

연구팀은 "외래 방문 치료를 받는 치매 노인에서의 다약제 복용은 매우 흔하게 보고됐다"며 "해당 인원에서의 다약제 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학제적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 Growdon ME, Gan S, Yaffe K, Steinman MA. Polypharmacy among older adults with dementia compared with those without dementia in the United States. J Am Geriatr Soc. 2021 Sep;69(9):2464-2475. doi: 10.1111/jgs.17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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