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파킨슨병 연결고리 "오버래핑 영향권"
제2형 당뇨병·파킨슨병 연결고리 "오버래핑 영향권"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1.12.1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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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메타분석 공개 "인슐린 저항성 등 여러 메커니즘 중첩 가능성"

대표적 내분비 대사질환인 제2형 당뇨병과 퇴행성 뇌신경질환인 파킨슨병 사이의 연결고리가 포착돼 이목이 쏠린다.

최신 메타분석 결과, 제2형 당뇨병을 가진 인원들의 경우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도가 더욱 증가하는 동시에 보다 심각한 관련 증세들이 보고됐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이다.

특히 파킨슨병 발병 위험도는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인원들에 비해 34%가 높았으며, 통합파킨슨병등급척도(Unified Parkinson's Disease Rating Scale, 이하 UPDRS) 및 인지 기능 평가 결과도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 따르면, 파킨슨병과 제2형 당뇨병 사이의 상관관계를 파악한 해당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 결과는 국제학술지 '파킨슨병저널(Journal of Parkinson's Disease)' 최근호에 게재됐다.

책임저자인 Gennaro Pagano 박사는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둔 다국적제약기업 로슈의 연구개발사업부 소속으로 "당뇨병은 신경퇴행을 촉진시키는 주요 요인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인슐린 저항성·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산화 스트레스·알파-시뉴클레인 발현 중첩된 결과"

당뇨병과 파킨슨병의 연관성을 파악하려는 시도들은 오랜기간 지속돼 왔다. 그런데, 당초 기대와 달리 환자증례 및 대조군 연구, 체계적 문헌고찰 결과들에서는 두 질환의 상관관계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게 사실.

현행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연구들의 경우, MEDLINE을 비롯한 PubMed, Cochrane CENTRAL, Scopus 등과 같은 문헌검색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연구를 시행했다. 이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에서 당뇨병의 유병률을 조사하거나, 당뇨병 여부에 따른 파킨슨병 발생률 차이 및 파킨슨병의 표현형(phenotype)과 진행 정도를 분석한 것이다.

이번 체계적 문헌고찰에는 방대한 양의 논문이 검색됐다. 초기 검색 당시 3,829개의 논문을 선별해 관련성이 높은 90개의 논문을 세부적으로 검토한 뒤, 최종 43건의 연구를 분석에 포함시켰다. 

이어 1만 1,396명의 환자를 포함하는 21건의 연구를 근거로, 파킨슨병 환자에서 당뇨병의 유병률을 조사했다. 이때 유병률은 2019년 당시 보고된 전 세계 유병률 9.3%와 비슷한 수준인 10.02%로 분석됐다.

더불어 1,779만 7,221명의 환자가 등록된 12개의 코호트 연구도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여기서 해당 당뇨병 환자의 파킨슨병 발병 위험도를 계산한 결과,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파킨슨병 발병 위험도(odds ratio, 이하 OR)는 1.34로 나타났다. 해당 당뇨병 환자에서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34% 높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당뇨병이 파킨슨병 중증도(severity)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해, 파킨슨병과 제2형 당뇨병을 모두 가진 603명의 환자가 등록된 10건의 연구도 분석에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모든 연구에서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motor symptoms)에 대한 세부 데이터를 사용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파킨슨병의 증상 정도를 나타내는 '혼과 야의 스케일(The Hoehn and Yahr)' 및 UPDRS 점수, 인지장애 수준을 고려사항에 넣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제2형 당뇨병과 파킨슨병을 모두 동반한 환자의 경우 혼과 야의 스케일 병기가 더 나빴고(standardized mean difference, 이하 SMD 0.36; P < 0.001), UPDRS 점수가 더 높았다(SMD, 0.60; P < 0.001). 10개 연구 가운데 7개 연구에서는 당뇨병이 파킨슨병 환자의 인지저하와도 밀접한 관련성을 보고한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파킨슨병의 발병과 중증도에 미치는 당뇨병의 영향력을 놓고 하나의 가설을 제시했다. "인슐린 저항성을 비롯한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 산화 스트레스 및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 발현 사이의 중첩된 메커니즘(overlapping mechanism)이 신경퇴행 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Pagano 박사는 "분석 결과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가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여줬다"면서 "해당 질환을 가진 환자의 운동 및 인지 증상의 진행에는 보다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킨슨병-당뇨병 환자의 임상적 표현형을 확실히 정의내리고, 파킨슨병 환자에서 당뇨병 치료제들의 역할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더욱이 이러한 당뇨약이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연구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문> Komici, Klara et al. ‘Diabetes Mellitus and Parkinson’s Diseas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es’. 1 Jan. 2021 : 1585 – 1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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