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트렌드 변화 대비 필요…“예방 등 스펙트럼 확대 전망”
치매 트렌드 변화 대비 필요…“예방 등 스펙트럼 확대 전망”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2.03.08 17: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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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바스기념병원 신경과 나해리 병원장
▲보바스병원 나해리 병원장

“치매 환자군 변화 등 치료-관리-예방 전반적인 부분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감지되는 만큼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근원적인 치매치료제 개발의 연이은 실패 속에서 전세계는 유례없는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며 치매 예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또 의료기술 발달은 평균 수명을 대폭 늘렸고, 고령자들은 높아지는 치매 발병률에 따라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 중이다. 

결국 치매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인 예방을 위해서는 의료 전문가뿐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으로 함께 찾아야 하는 게 현재 우리가 맞이한 상황이다. 

디멘시아뉴스는 최근 보바스기념병원장에 취임한 신경과 전문의인 나해리 병원장을 만나 앞으로 변화할 치매 예방과 관리 경향과 주요 대응 방안 등에 대해서 들어봤다. 

나 병원장은 현재의 치매 발생 양상과 미래의 치매 양상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하고, 사회 시스템이 치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 최근 치매관리 경향이 많이 바뀐듯하다. 개인적인 생각은?

가장 중요한 점은 앞으로 치매 환자 군이나 발생 및 관리 트렌드가 크게 변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과거 치매 환자들의 양상을 보면 평균 교육 수준이 낮거나 디지털 기기 등에 익숙치 않은 세대지만, 현재 세대는 교육 수준이 높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더 늘어나는 등 여러 요인이 달라지면서 치매 발생 양상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아프리카계와 아메리카계의 치매 발생률이 상당 부분 차이가 있다. 국내의 경우도 교육 수준 차이 등으로 이 같은 경향이 관측될 수 있다. 세대에 따른 지식습득 방법이나 흥미나 관심은 물론 학습의 범위까지 달라 치매 영역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 보면 치매 발병 연령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치매 발병이 평균 10년 정도 늦춰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평균 수명의 증가, 인구 성향 등 다양한 요인에서 짐작할 수 있듯 결국 치매 예방의 일상화가 필수적인 셈이다. 예방의 스펙트럼 확대, 다각적 중재, 뇌를 세이빙(saving) 하는 생활양식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 그렇다면 이 같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단적인 문제는 인구구조의 변화를 정책이 쉽사리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의료적인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결국 치매 관리나 예방 등을 사회 시스템에 녹여 사회-문화-생활-체육 등 다방면에 자연스럽게 활용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점은 치매와 관련된 장기 과제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10년 길게는 20년 이상의 장기 과제도 필요하지만, 현재는 단기 과제가 대부분이고 장기 과제를 지원할 컨트롤 타워도 계속 바뀌면서 연구가 이어지지 않는다. 결국 연구는 연속성을 가지지 못하고 제대로 된 성과는 낼 수 없게 된다. 치매 연구에 대한 관리를 통폐합하고, 유사한 과제 등은 R&D를 지원해주는 등 국가의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 보바스병원에서 다양한 치매예방 훈련이 이뤄진다고 알고 있다. 인지중재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인지중재 치료 등 치매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자가 얼마나 열의를 갖고 참여하는 지 여부다. 병원에서는 이를 위해 동기부여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교육이 어떤 효과로 다가올 것인지, 또 어떤 근거로 실행되는지 등을 알리고 시작하는 치료 오리엔테이션을 치료지침에 포함하고 있다.

특히 보바스병원의 경우 오랜 기간 운영된 뇌 건강 센터의 노하우와 숙련된 의사와 작업치료사 등이 대거 포진해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순응도가 떨어질 경우 억지로 교육을 이어가지 않고 맞춤형 교육 제공에 집중하는 게 특징이다. 또 운동 재활에 있어서도 치매환자의 경우 일상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개선할 수 있는 맞춤형 운동을 제공하는 것도 강점이다. 

치매 환자와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치매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의사로서 치매를 즐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남녀,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치매가 올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관심을 갖고 예방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다만 치매를 꼭 비극이라고 생각해 절망하지 말고, 삶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마음을 달리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극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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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용태 2022-07-24 12:35:58
즐거운 마음으로 극복하기는 좀 어려운 병이지요. 다만 힘든 시간이 다 트라우마로 되지는 않습니다. 힘든 과정을 누군가 같이 갈때 삶의 의미를 한 단계 올릴 수도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