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카네맙 성공에 실린 무게추, 일선 교수들 "성공 근거 충분"
레카네맙 성공에 실린 무게추, 일선 교수들 "성공 근거 충분"
  • 조재민 기자
  • 승인 2022.10.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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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두헬름 대비 효과 및 부작용 개선, 아밀로이드 가설 부활 신호탄

'레카네맙의 성공 가능성은?' '레카네맙이 아두헬름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을까?' 해당 질문에 일선 대학병원 교수와 임상 전문가들은 어떤 답변을 할까.

관련 업계와 전문가,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장밋빛 전망처럼 레카네맙이 치매환자와 가족에게 희망을 줄 정도의 효과적인 약인지에 대한 여부가 판단의 중심에 섰다.

26일 디멘시아뉴스가 바이오젠(Biogen)과 에자이(Esai)의 레카네맙에 대한 일선 대학병원 교수와 임상의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효과와 성공 가능성 모두에서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취된 의견을 요약하자면 최근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발표한 레카네맙의 임상 데이터가 앞선 아두헬름의 실패를 만회할 정도의 근거는 충분하며 치매약 시장의 판도 변화는 물론 성공 가능성까지 크게 평가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세부 데이터의 발표를 앞뒀다는 점과 아두헬름의 실패로 발생한 매몰 비용까지 고려하면 약가 책정 등 추가 변수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시됐다.

앞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치매 치료제 아두헬름이 사실상 시장 퇴출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으면서 후속작인 레카네맙의 기대감도 함께 위축됐다.

하지만 위축된 기대감과 달리 바이오젠은 긍정적인 데이터로 상황을 반전시켰다. 레카네맙의 임상 데이터가 아두헬름에 비해 다수 영역에서 개선된 지표를 도출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공개된 레카네맙의 데이터를 보면 치료 18개월 후 임상치매척도(CDR-SB)에서 위약 대비 인지기능 저하를 27% 개선해 주요 효능평가 기준을 충족했다. 아두헬름 22%,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 23%의 개선 수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3상 임상 결과의 세부 데이터를 오는 11월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컨퍼런스(Clinical Trials on Alzheimer's Disease, CTAD)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3월까지 승인을 위한 시험 자료를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레카네맙, 치매 치료 게임 체인저 될 것"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현국 교수(노인정신의학회 총무이사)는 레카네맙을 치매 치료제의 게임 체인저 수준으로 고평가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힘을 잃어가던 아밀로이드 가설의 신빙성을 다시 입증함과 동시에 치매 치료제 개발의 이정표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또 인지기능 저하를 27% 가량 지연시키는 수치는 효과적인 치매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고무적인 요인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임 교수는 레카네맙이 치매 치료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향후 바이오마커를 토대로 치료제가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환자를 특정한다면 새로운 치료제 개발도 힘을 얻게 된다는 의미다. 

더불어 뇌 영상 비정상소견(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ARIA)에 대한 부작용도 크지 않은 문제로 평가했다. 

아두헬름과 달리 현재 수준의 데이터가 유지된다면 레카네맙의 비정상소견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해석이다. 

임현국 교수는 "레카네맙은 약 자체로도 긍정 요인이 많지만, 기존에 힘을 잃던 아밀로이드 가설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 게임 체인저 수준의 치료제"라며 "아밀로이드 타깃이 인지기능 감소를 지연시켰다는 사실은 향후 개발될 치료제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발표된 수치, 활용 가능성 충분…후속 레카네맙 기대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최호진 교수(치매학회 정책이사)는 이미 제시된 데이터만으로도 레카네맙의 임상 활용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치매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제(disease-modifying drug)가 없는 제한적 상황에서 레카네맙의 수치는 임상현장에서도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는 해석이다.

이어 최 교수는 레카네맙이 의미 있는 데이터를 입증함에 따라 결국 성공 가능성은 약가 책정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제약 바이오업계의 관측에 따르면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아두헬름의 실패에 따라 레카네맙은 지나친 고가 정책을 고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최 교수는 레카네맙이 치매의 경과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는 없지만, 경도인지장애와 같은 치매 이전 단계에서 치료의 선택지로 활용될 가능성에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호진 교수는 "최근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의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치매 이전 단계에서 레카네맙을 활용한 치료 여부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며 "레카네맙의 선전에 따라 제2, 제3의 안티(Anti) 아밀로이드 치료제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작용 감소 고무적 "아무리 좋은 약도 부작용 많으면 무효"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훈 교수(경기도광역치매센터장)는 레카네맙의 데이터에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뇌 영상 비정상 소견 감소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아두헬름의 경우 10명 중 4명에서 뇌 영상 비정상소견이 발견된 데 반해 레카네맙은 치매 증상의 지연 개선은 물론 비정상 소견도 10명 중 2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부작용이 심하면 임상현장에서 기피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레카네맙이 아두헬름과 같이 고가로 책정된다면 처방의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훈 교수는 "레카네맙은 임상 데이터 수치로 충분히 효과적인 근거를 제시했다"며 "많은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적정한 가격을 책정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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