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노인종합복지관 ‘100세 마당’… 싱가포르서 벤치마킹
송파노인종합복지관 ‘100세 마당’… 싱가포르서 벤치마킹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04.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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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친화적 환경’ 조성 … 어르신이 쉽게 이용, 치매 예방하는 공간

광주다움 통합돌봄, 의성 치매보름마을, 양평 치매관리사업 … "대한민국 표준"
복지관 100세 마당에서 한체대 노인체육복지학과와 연계하여 어르신들을 위한 뉴스포츠 운동을 배울 수 있는 100세 마당 운동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복지관 100세 마당에서 한체대 노인체육복지학과와 연계하여 어르신들을 위한 뉴스포츠 운동을 배울 수 있는 100세 마당 운동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치매 관련 프로그램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벤치마킹에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 송파구 삼전동 송파노인종합복지관에는 어르신들에게 최적화된 공간이 있다. 복지관 담벼락을 허물어서 만든 200㎡ 남짓한 이 공간에는 손가락 운동, 바른 자세 등 다른 곳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운동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른바 ‘100세 마당’이다. 

‘100세 마당’은 어르신들이 매일 방문하는 복지관 앞마당이나 동네공원 같은 생활권 안에 생활 근육을 키우는 운동기구, 인지건강 프로그램 등을 적절히 배치해 어르신들이 매일, 쉽게 이용하며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어르신들이 요양시설·요양병원 입소를 늦추고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고령친화적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특히, 생활권 내 작은 공간에도 설치될 수 있도록 ‘보급형’ 디자인으로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는 어르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치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14년부터 ‘인지건강 디자인 사업’을 추진해왔다. 

어르신의 일상에 필요한 세 가지 필수자극인 신체적·정서적·사회적 자극 중 한 가지라도 없으면 치매가 빨리 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근거했다. 어르신이 학습 및 적응 능력이 남아 있을 때 외부활동을 통해 이러한 감각을 유지하고 습관화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다.    

‘100세 마당’은 건강 테마에 따라 신체강화, 정서힐링, 사회교류 등 3개 코스 총 14가지 디자인 아이템으로 구성됐다. 신체강화를 위한 코스는 운동을 통해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근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어깨근력 강화 운동, 손가락 운동, 바른자세 운동, 맨손체조 등 4종의 운동기구로 구성돼 있다. 

정서힐링을 위한 디자인으로는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원예프로그램과 연계한 화단, 어르신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 24절기의 추억을 소환하고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24절기 기억안내사인, 날짜와 시간을 알려주는 인지시계 등이 설치됐다.

사회교류를 위한 디자인으로는 어르신들이 공연할 수 있는 작은 무대와 의자, 윷놀이·사방치기 같은 추억의 놀이를 할 수 있는 바닥그림 등이 있다. 특히, 무대는 설치되자마자 복지관 어르신들의 공연 신청이 쇄도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송파노인종합복지관은 ‘100세 마당’의 설치·운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어르신이 어르신을 돌보는 개념의 ‘인지건강 리더’ 1기 13명을 양성했다. 어르신 눈높이에 맞게 사용방법을 안내해 운동효과를 높이고, 상호공감을 통해 어르신들의 우울감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지건강 리더’에 참여 중인 한 어르신은 “처음에는 나를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남을 위해서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다. 리더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100세마당에 대한 기대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난 5일에는 싱가포르 공무원들이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싱가포르는 그동안 서울시가 진행한 인지건강 디자인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경북 의성군 삼산1리 치매보듬마을의 차별화된 운영방식과 추진현황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인근 지자체들의 방문이 쇄도하고 있다. 의성군은 ‘치매가 있어도 행복한 의성’을 만들기 위해 2016년 치선1리 치매보듬마을을 시작으로 2022년 신규 선정된 비안면 서부1리를 포함한 총 4개 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의성군 치매보듬마을은 주민 참여형 사업 추진과 유휴시설을 활용한 치매 친화적 인지환경 개선으로 치매보듬마을 업무추진의 모범사례가 되면서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이 늘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 치매관리사업에 대한 우수사례 견학을 위해 전국 보건소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양평군은 지난 2010년 타시군보다 먼저 ‘양평군 치매지원센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양평군 치매지원센터 및 치매주간보호시설을 설치하는 등 지역 내 치매환자와 가족들의 부양부담감을 완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운영해 왔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광주다움 통합돌봄’ 서비스에 대한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방문도 쇄도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광주다움 통합돌봄’ 서비스 운영을 위한 시스템 구축 과정과 조례 제정, 운영 지침 등이다.

‘광주다움 통합돌봄 체계’는 시민 누구나 질병과 사고, 노쇠, 장애 등으로 돌봄이 필요할 때 소득, 재산, 나이,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전국 최초 통합돌봄 서비스다. 사고를 당하는 등 갑자기 돌봄이 필요할 경우에는 ‘긴급 돌봄’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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