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켐비 임상시험 과정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 치료 중단의 위험성 등 설명
효과 대비 위험성과 해외 승인 보류에 대한 논의는 없어...

 

2024 KIC 현장 / 국가임사시험지원재단
2024 KIC 현장 / 국가임사시험지원재단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과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동 주최한 ‘2024 코넥트 임상시험 국제콘퍼런스(10th KoNECT International Conference, KIC)’가 10월 29일(화) 개막했다. 31일(목)까지 3일간 ‘용산 드래곤 시티’에서 열린다.

올해 10회째인 ‘2024 KIC’는 국내외 바이오 전문가, 제약기업 개발자, 임상 연구자, 규제기관,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임상 전문가 등 약 350개 기업 및 기관의 신약개발 전문가 1,300여 명이 참석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 콘퍼런스다.

이번 행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통합: 혁신을 통한 신약개발의 진일보’를 주제로 콘퍼런스, 임상시험 정책 간담회, 전시 및 파트너링, 임상시험 채용박람회(잡페어), 아시아 및 중동의 임상시험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개회식에서 박인석 국가임상시험재단 이사장의 개회사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의 환영사에 이어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영상으로 대신함),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의 축사가 있었다. 차세대 혁신 임상 기술을 보유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는 콘퍼런스이자 임상시험의 글로벌 역량 강화와 연구 협력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의 장이 되기를 염원하며, 정부는 혁신 신약 개발에 아낌없이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기조 강연하는 스튜어드 기어리(Stewart Geary) 에자이 부회장 / 황교진 기자
기조 강연하는 스튜어드 기어리(Stewart Geary) 에자이 부회장 / 황교진 기자

첫날 기조 강연자로 스튜어드 기어리(Stewart Geary) 에자이 부회장이 나섰다.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희망을 전하는 혁신적인 임상 개발’이라는 제목으로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의 임상시험 과정을 소개하면서 조기 치료의 중요성, 치료 중단의 위험성 등을 설명했다.

기어리 부회장의 이 강연은 에자이의 임상시험 성공 요인에 맞춰져 있었다. 그는 강연 서두에서 자신은 에자이의 임원이자 주주임을 밝히며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했다. 발표 목적은 최신 질병 조절 치료제를 논의하는 것이며 최초 증상 치료제 개발을 돌아보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기어리 부회장은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 개발 성공에 성과 측정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임상시험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레카네맙 임상시험은 치매 치료제의 기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됐고, 에자이가 레카네맙 임상에 가진 목표는 수용성과 불용성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를 타깃으로 하며 신중하게 환자를 선정하는 것이 임상 개발 단계에서 중요하다고 전했다.

알츠하이머로 인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치매를 앓는 환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질병 초기에 병증 진행을 막는 데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강조했다. 알츠하이머병 초기 환자일수록 레카네맙의 효과가 크며, 인지 저하가 전혀 없지만 아밀로이드 베타가 누적되는 환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일정 기간 치료를 중단했을 때의 영향도 함께 측정했는데 치료 효과를 보이던 환자의 치료를 중단하면 해로운 결과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임상치매척도(CDR-SB) 점수를 보면 18개월 정도 치료가 늦은 환자는 초기 치료 환자와 비교해서 36개월 후 0.5점의 차이가 나는데 이는 혼자 활동할 수 없는 변화이기 때문에 이 척도는 환자에게 매우 큰 차이라고 했다.

레카네맙 복용을 중단하면 임상치매척도는 다시 악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효능을 본 환자가 치료를 중단했을 때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가 증가했고, 치료 중단은 위약군의 악화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고 경고했다.

레카네맙의 부작용 중 하나인 ‘뇌부종’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임상 3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투약 환자의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27% 늦췄지만, 13%가 뇌가 붓는 부종, 17%가 뇌출혈 등 부작용을 겪었다.

기어리 부회장은 이러한 출혈성 소견이 있었으며 주사 주입 시 발생한 약 23% 정도의 이상 반응은 질병 치료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일부이자 일반적인 보고로 대부분 경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환자 본인은 무증상으로 느끼지만, MRI에서 감지되므로 지속적인 관리와 추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에자이가 알츠하이머병 조기 치료 연구와 함께 피하주사(SC) 제형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우를 타깃으로 레카네맙 활용 가능성을 연구해 심각한 알츠하이머 환자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효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조 강연하는 스튜어드 기어리(Stewart Geary) 에자이 부회장 /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기조 강연이 끝나자, 좌장을 맡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장대영 회장은 말기 환자를 연구하는 종양학과 달리 알츠하이머병 연구는 초기 환자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 질의했다. 기어리 회장은 “아밀로이드 가설은 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시작해 중등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데 있으며 알츠하이머병은 수년에서 수십 년간 진행되는 질환이어서 초기일수록 큰 효과를 보이는 특징이 있다. 우리는 심각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법을 얻을 것으로 전망한다. 레카네맙의 승인은 초기 환자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레카네맙은 12월 말 비급여로 국내 출시가 확정돼 있다. 약가는 12개월 기준으로 미국은 약 3,500만 원, 일본은 약 2,700만 원에 공급되고 있는데, 미국은 보험 적용이 안 된 비급여 기준 가격이고 일본은 건강 보험 급여를 산정해 공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국내 가격은 연간 2,000만 원대로 알려져 있으나 여기에 진료비와 MRI 및 PET 검사비 등이 추가로 드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현재 유럽과 호주는 레카네맙이 효과에 비해 위험성이 크다는 이유로 승인을 보류했다. 스위스의 경우 에자이가 2023년 5월 스위스메딕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1년이 넘도록 레카네맙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연구자들은 레카네맙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분수령으로 기념했지만, 이 약이 환자에게 의미하는 바는 해석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일부 전문가에 따르면, 치매를 단 5개월 동안 억제하는 효과는 미미해서 환자나 의사가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

알츠하이머 스위스협회(Alzheimer Suisse Association)의 대변인 재클린 웨트스타인(Jacqueline Wettstein)은 “레카네맙은 질병의 초기 단계에서 뇌의 독성 단백질 침전물을 줄여 질병의 진행을 지연시킨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거나 멈추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레카네맙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3억 6,100만 달러(한화 약 4,973억 5천만 원)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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