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이어 세 번째...주요 임원진 사임 등 구조조정
미국 바이오텍인 세이지 테라퓨틱스(Sage Therapeutics, 이하 세이지)의 ‘달자넴도르(Dalzanemdor, SAGE-718)’가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헌팅턴병 관련 인지 장애 치료 후보물질의 임상에도 실패해 결국 개발을 중단하기로 했다.
세이지는 지난 20일(현지 시간) 달자넴도르의 임상 2상 ‘DIMENSION’ 연구 결과를 분석한 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헌팅턴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안전성 평가 공개 임상 오픈 라벨 연구인 ‘PURVIEW’도 종료할 예정이다.
세이지의 발표에 따르면, 달자넴도르는 1차 평가변수인 ‘기호숫자모달리티검사(Symbol Digit Modalities Test, SDMT)’에서 84일 차에 위약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차 평가 변수에서도 치료군과 위약군 사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거나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치료로 발생한 부작용 대부분은 경증이거나 중등도 정도였다.
배리 그린(Barry Greene) 세이지 CEO는 “헌팅턴병 환자와 그 가족들이 새로운 치료 옵션을 오랫동안 기다려 온 만큼 이번 연구 결과에 실망했다”고 전했다.
달자넴도르의 임상 실패는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세이지는 올해 4월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발표에 이어, 지난달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임상 2상인 ‘LIGHTWAVE’ 연구에서도 연이어 실패했다.
달자넴도르는 NMDA 수용체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Positive Allosteric Modulator, PAM)다. NMDA 수용체는 신경 세포의 시냅스 가소성과 학습,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세이지는 달자넴도르의 실패로 신경퇴행성 질환 파이프라인에 큰 타격을 입었다.
2010년에 설립된 세이지는 GABA 수용체 조절제를 중심으로 한 신경정신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다 2020년 NMDA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달자넴도르 개발에 착수했다.
초기 전임상과 1상 임상시험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24년 10월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LIGHTWAVE 연구에서 인지기능 개선에 실패하며 첫 번째 좌절을 맛보았다. 이어 파킨슨병과 헌팅턴병 임상에서도 연거푸 고배를 들면서 회사의 신경퇴행성 질환 파이프라인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한편, 세이지는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주요 임원진이 사임하고 전체 인력 중 약 1/3에 달하는 165명의 직원을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향후 바이오젠(Biogen)과 공동 개발한 산후 우울증 치료제 ‘주르주베(Zurzuvae)’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