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만틴 시장 노린 NMDA 수용체 표적 신약 임상 '파란불'
메만틴 시장 노린 NMDA 수용체 표적 신약 임상 '파란불'
  • 원종혁 기자
  • 승인 2022.04.0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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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지 개발 SAGE-718, AAN 연례학술대회 결과 공개 예정
출처: 세이지 테라퓨틱스 홈페이지.

NMDA 수용체를 표적으로 잡은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후보물질의 중간 임상평가 결과가 합격점을 받았다.

해당 계열약으로는 '메만틴'이 유일한 선택지인 상황에서, 경구용 혁신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이 진행된다는 데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소재 중추신경계 치료제 전문개발사인 세이지 테라퓨틱스(Sage Therapeutics)가 알츠하이머병 치매약으로 개발 중인 'SAGE-718(실험물질명)'의 임상분석 결과 안전성과 유효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결과는 오는 5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신경과학회(AAN) 연례학술대회에서 세부 데이터가 공개될 예정이다.

주요 결과를 짚어보면, SAGE-718을 투약한 경도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병과 관련한 경증 치매 환자에서는 집행기능(executive function) 개선에 유의미한 혜택이 관찰됐다. 특히, SAGE-718 치료 2주차부터는 집행기능 개선과 관련해 컴퓨터 사용을 비롯한 가사활동, 약물 복용 등의 복잡한 일상활동을 수행하는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분석했다.

세이지 테라퓨틱스 임상개발 총괄책임자인 Aaron Koenig 박사는 "2주 정도의 치료기간 동안 실험약물을 투약한 환자군에서 개선 혜택이 보고됐다는 점은 매우 놀라운 결과"라면서 "본 임상평가는 객관적인 수치 개선에 더해 환자들이 보고하는 주관적인 혜택에 대해서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SAGE-718은 작년 9월말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헌팅턴병을 적응증으로 신속심사지정(fast track designation)을 받은 바 있다. 현재 회사 측은 1차 치료 적응증인 헌팅턴병과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경도인지장애의 개선효과를 파악하는 임상연구를 병행 중인 상황이다.

◆안전성 분석 '이상반응 발생 26% 수준'…세이지 "환자 집행기능 개선 주목"

통상 치매의 인지증상을 완화시키는 현행 약물 옵션은 두 가지 계열 치료제로 분류된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와 'NMDA (N-methyl-D-aspartate) 수용체 길항제'가 대표적인 선택지.

아세틸콜린분해효소억제제의 경우, 인지기능과 연관된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담당하는 효소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작용기전을 가진다. 도네페질 및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등이 이에 속한다.

더불어 NMDA 수용체 길항제는 기억력 유지 및 학습에 관여하는 해당 수용체를 타깃으로 잡는다. 뇌신경세포의 파괴를 줄여 기억력 증진과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작용을 하는데, 중등도~중증의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에 처방되는 메만틴 계열약이 해당된다. 

세이지 테라퓨틱스가 준비 중인 SAGE-718은 NMDA 수용체에 작용하는 이중자리조정제 즉,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positive allosteric modulator, 이하 PAM)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알로스테릭 효과는 활성인자가 단백질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는 활성부위(active site)가 아닌 다른 특정 부위에 결합해 활성부위의 구조를 바꾸는 효과를 지칭한다. 차별점은 SAGE-718이 해당 계열 혁신신약으로서 NMDA 수용체 기능장애와 관련한 경구용 신약으로 임상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작년 9월 21일 임상평가가 종료된 SAGE-718의 2a상임상인 'LUMINARY 연구(NCT04602624)'는 분석작업을 이제 막 끝마쳤다. 오픈라벨 방식으로 진행된 해당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증 치매 또는 경도인지장애가 발생한 50세~80세 환자 26명이 분석 대상이었다.

임상참가자들은 2주 동안 매일 SAGE-718을 투약받았으며, 추가로 2주간 추적관찰이 진행됐다. 또한 연구 시작시점 및 치료 종료시점, 종료 28일 후에 각각 인지검사를 시행했다. 주요 평가변수는 치료에 따른 응급 이상반응 발생률이었으며, 연구는 일단 SAGE-718의 안전성과 내약성 평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전체 26명의 환자 중 7명(26.9%)이 치료와 관련한 경증 또는 중등도 부작용을 보고했으며, 심각한 이상반응 및 사망 사례는 없었다.

관전 포인트는 실험약물에서 나타난 부가적인 혜택이었다. 치료 14일 후 연구 시작시점과 비교해 집행기능 및 학습, 기억력 등 평가 결과가 개선된 것이다. 실제로 치료 4주차에 임상참가자들은 몬트리올 인지평가(Montreal Cognitive Assessment) 결과, 연구 시작시점 대비 2.3점이 유의하게 개선되며 전반적인 인지능력의 향상을 시사했다.

회사 측은 "임상을 통해 인지 사고능력의 개선을 평가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는 집행기능의 개선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이지 테라퓨틱스는 임상참가자와 기간을 늘린 2b상 위약대조군임상연구를 올해 4분기 착수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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