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 PET이나 혈장 바이오마커 검사에서 유의한 결과 나와
고개를 돌리는 행동이나 간단한 질문만으로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을 위한 선별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본 게이오대 연구팀은 ‘고개 돌림 징후(Head Turning Sign, HTS)’와 ‘뉴콥(Neucop)-Q’ 설문지를 이용한 검사가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HTS는 환자가 문진 중 검사관의 질문에 동행한 가족이나 간병인 등 동반자 쪽으로 고개를 한 번 이상 돌려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로, 진료 시 인지 장애를 앓는 이들에게 쉽게 관찰되는 임상 징후를 말한다.
뉴콥-Q는 ▲‘이전보다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더 많이 느끼나요?’ ▲ ‘일상적 쾌락이나 취미를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요?’ ▲‘현재 가장 주목할 만한 최신 뉴스나 이슈는 무엇인가요?’와 같은 세 가지 문항으로 간단하게 구성된 치매 간이 선별 설문지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자신의 실수를 감추거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정상적인 외형과 표면적 모습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연구팀은 지난 2018년 9월부터 작년 7월까지 게이오대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치매 진단 평가를 받은 참가자 총 155명(▲인지기능 정상 47명 ▲경도인지장애(MCI) 36명 ▲치매 64명 ▲정신질환 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내원 시 참가자들의 나이는 40~85세로, 교육 기간이 12년 이상이면서 노인 우울증 척도(Geriatric Depression Scale, GDS)가 6점 미만이었다.
모든 참가자는 뉴콥-Q와 아밀로이드 및 타우 PET 검사, ApoE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 또한 혈장 바이오마커 검사를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Aβ) 42/40 비율 ▲인산화 타우(pTau181) ▲신경교섬유질산성단백질(GFAP) ▲미세신경섬유경쇄(NfL) 수치를 측정했다.
HTS는 참가자가 내원하는 동안 일주일에 최소 10시간 이상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반자들과 함께 평가했다. 동반자는 45도 각도 내에서 환자의 옆이나 뒤에 앉도록 했고, 환자가 진료 중 동반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동안 한 번 이상 고개를 돌리면 HTS 양성으로 기록했다.
뉴콥-Q 검사에서는 첫 번째 질문인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하면 정상, ‘아니다’라고 답하면 지각 장애로 분류했다. 두 번째 질문으로 일상적 쾌락이나 취미를 물었을 때 구체적 답변을 하면 정상, 응답이 없거나 추상적인 경우 쾌락 장애로 판정했다. 세 번째 질문인 최신 뉴스나 이슈에 대해서는 환자가 최근 3개월 내 내용을 언급하면 정상, 아무 대답도 없거나 두루뭉술하게 답변하면 뉴스 인지 장애로 봤다.
연구 결과, HTS 양성은 아밀로이드 PET 양성을 예측하는 데 특이도 93.0%, 양성예측도 87.0%로 나타났다. 타우 PET 양성 예측에서도 특이도 94.4%, 양성예측도 95.7%로 조사됐다.
혈장 바이오마커 검사에서는 HTS 양성인 경우 지각 장애, 뉴스 인지 장애가 Aβ42/40 비율, p-tau181, GFAP 수치와 유의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점도 확인했다. 뉴콥-Q 검사에서는 의식 장애나 뉴스 인지 장애가 Aβ 병리의 바이오마커와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단 쾌락 장애는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HTS와 뉴콥-Q가 기억력 클리닉에서 알츠하이머병이나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하는 강력한 1차 선별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단일 기관에서 진행된 소규모 연구로 참가자 수가 제한적이고 일본인만을 대상으로 해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됐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알츠하이머병협회(AA)가 발행하는 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 Dementia)’ 온라인판에 실렸다.
Primary Source
Daté, Y., Bun, S., Takahata, K. et al. Can the clinical sign “head-turning sign” and simple questions in “Neucop-Q” predict amyloid β pathology?. Alz Res Therapy 16, 250 (2024). https://doi.org/10.1186/s13195-024-01605-6
- ‘축복’인가 ‘재앙’인가...알츠하이머병 혈액 검사 상용화의 딜레마
- IWG “인지 정상이면 일상적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 진단 검사 말아야”
- 한-일 치매 조기진단·치료제 연구 공동 심포지엄 개최
- 국내 연구진 “백질 패턴 바이오마커로 알츠하이머치매 조기 진단 기술 개발”
- 日 연구팀 “‘혈장 Aβ’·‘p-타우217’ 조합으로 알츠하이머병 조기 발견 확률↑”
-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음성 디지털 바이오마커’ 분석...KERI도 도전장
- 국내 연구팀, 초기 알츠하이머병 진단 '다중 단백질체 바이오마커' 발굴
-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 위한 20년 걸친 연구, 뇌척수액으로 진단
- 15년 전에 치매 조기 진단, 혈액 검사로 가능해져
- AI가 MCI에서 알츠하이머치매 진행을 예측한다
- 국내 연구진, 알츠하이머병 핵심 원인인 타우단백질 제거 기전 규명